이치훈 삼성SDS 인공지능개발팀장

막 태동한 인공지능(AI)의 시대를 이끌 엘리트는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다소 거친 이분법이지만, AI를 만드는 사람과 AI를 잘 활용해 가치를 만드는 사람으로 나누어도 큰 비약은 아니다. 신선한 식재료를 키우는 농부와 그 식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AI 시대에 농부가 사는 비옥한 땅이다. 농업 혁명이 일어난 메소포타미아·황하 지방처럼 AI에 눈뜬 '뉴칼라'들은 실리콘밸리에 모인다. AI 원천 기술에 도전한 실리콘밸리의 개발자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들이 보는 이 시대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삼성이 개발한 기업용 AI 솔루션 '브리티' 기술을 공개하기 위해 한국에 들어온 이치훈 삼성SDS AI개발팀장(상무)을 인터뷰한 것은 이런 의문 때문이었다. 그는 애플의 AI 솔루션 시리(siri)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삼성으로 이직한 후에도 여전히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고 있다. 햇수로는 11년째다.

실리콘밸리에서의 일과 생활

김도년(이하 생략): 우선, 실리콘밸리에서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이치훈(이하 생략): 제 일과요? 보통 사람들과 비슷합니다. 아침에는 고등학교 3학년인 제 아이를 차에 태워 학교에 데려다주고, 회사로 출근해 커피 한 잔을 들고 이메일을 확인합니다.

 

오전에는 가능하면 기술에 관련한 부분에 집중합니다. 최신 논문이나 지금 수행 중인 프로젝트들의 기술적인 부분과 진행 방향을 점검하죠. 오후로 넘어가면 대부분 미팅으로 시간을 보내고 저녁 식사 후에는 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일에 집중합니다.

아침부터 잠들기까지 일의 연속인데, 바쁜 일과 중에 어떻게 시간을 내어 자기계발을 하는지 궁금해요. 세상이 빠르게 변하니 새로운 지식과 정보도 습득해야 할 텐데요.
결국 시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밖에는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디든 늘 가방을 들고 다니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 안에 노트북과 논문, 기술 자료들이 들어 있거든요. 틈이 날 때마다 가방 속 자료를 챙겨보는 식이지요.

혹시 취미까지 일과 연관된 건 아니겠지요?
하하하. 제 아내가 보기에는 제 취미도 결국 일과 연관이 돼 있어요. 취미 생활로 시작한 게 로봇을 만드는 일입니다. 집에 여러 가지 하드웨어들을 사서 여기에 AI를 심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