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상하이로 갑작스럽게 떠나게 된 출장자를 위해 준비했습니다. 사소하지만 미리 준비해두면 든든한 것들, 출장 중에도 찾아오는 퇴근 후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이 글을 읽고 미리 상상해본다면 출장이 훨씬 더 풍부해지지 않을까요? '호텔 밖 진짜 상하이를 권하다 - 출장도 여행도 괜찮아요' 리포트의 첫 번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전문이 실린 리포트는 2018년 1월 25일(목) 오후 5시까지 예약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 가기]
* 상단 이미지 ©김송은

2015년, 뜻밖에 상하이로 장기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준비 시간이 충분할 줄 알았는데, 출장 확정부터 상하이행 비행기 탑승까지 주어진 시간은 단 열흘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급하게 출장을 가지? 그런데 상하이에 도착해서 알았습니다. 저 같은 출장자가 적지 않다는 것을요. 그러고 보니 상하이행 아침 비행기에는 잠을 못 잔 채 서류를 뒤적이며 업무를 준비하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출장을 떠나기 전에는 엄청난 것이 궁금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떠나야 할 날이 코앞으로 다가오니 굉장히 사소한 것들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중국어도 못하는데 택시는 어떻게 타지? 밥은 입에 맞을까? 밤에 돌아다니기에 무섭지는 않을까? 하지만 이런 정보는 찾기도 참 어려웠습니다. 사실 정보라고 하기에는 너무 별것 아니지요. 하지만 상하이에서는 별것 아닌 일도 별일이었습니다.

 

도착해서야 깨달았습니다. 상하이에서도 일상은 계속된다는 것을요.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을 해야 하고, 삼시 세 끼를 챙겨 먹어야 하고, 주말에는 쉬기도 해야 하지요. 이 당연한 사실을 출장 전에는 가늠하지 못했습니다. 출장지에서는 24시간 업무만 이어질 것이라 착각했으니까요. 어떻게 일상을 살아야 할지
회사에서는 일러주지 않았습니다

떠나기 전, 나름대로 착실하게 준비를 하기는 했습니다. 서점에 가서 중국 시장을 분석한 책을 몇 권 골랐고, 상하이 여행 가이드북도 한두 권 챙겼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거대 담론을 이야기하는 책을 퇴근 후에 읽자니 너무 벅찼고, 여행 가이드북을 보고 있자니 '놀려고 가는 것도 아닌데' 하며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나에게 딱 맞는 정보는 도대체 어디 있는지, 시간이 나면 인터넷을 뒤져보았지만 꼭 맞는 정보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위위엔루(愚园路)의 골목 산책 중 만난 우편함 ©김송은

그렇게 3개월이 지났습니다. 복귀 후, 상하이로 출장을 간다는 동료들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역시, 참 사소한 내용이었지요. 영어는 통하는지? 혼자서도 거리는 다닐 만 한지? 주말에 가볼 만한 곳은 어딘지 슬쩍 물어오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제가 겪은 온갖 경험을 떠올리며 참 열심히 설명했습니다. 부디, 업무 시간 외에도 출장 기간이 평안하고 외롭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상하이 출장 중 당신의 일상이
더 풍부해지기를 바랍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왜 그렇게 상하이 출장 생활을 소재로 열심히 썼는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렇게 잘 살았다' 하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3개월 동안 스스로 잘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글을 쓰고 보니 말도 안 통하고 아는 사람도 없는 상하이에서 참 '짠내' 나게 살았더군요.

 

학교 다닐 때 상상했던, '해외 출장 다니는 커리어 우먼'과는 굉장히 다른 생활이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한 이야기가 누군가 실생활에서 맞닥뜨릴 시행착오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상하이에 갈 누군가에게 '겁이 많은 저도 이렇게 살아 내었답니다', '퇴근하고 이곳에 가면 그래도 좀 기분이 나아지지 않을까요' 하고 이야기해주고 싶었습니다. 참으로 막막했던 저에게 가장 필요했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제가 상하이에 도착하기 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생활 속 어려움, 한국과 너무 달라서 당황했던 순간, 소중한 주말을 더 행복하게 해 준 '나만의 핫플레이스'를 소개하려 합니다. 상하이 출장을 앞둔, 아니면 상하이에서 출장 중인 독자 분이 고된 하루 중 잠깐이라도 웃거나, 주말에 여길 가보겠다고 메모를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입니다.

중산공원(中山公园)의 주말 아침 풍경 ©김송은

조금 더 욕심을 내어본다면,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출장이 끝날 즈음에는 저처럼 상하이의 매력에 푹 빠지면 좋겠습니다. 착실하게 하루하루 부딪히며 생활하다 보니 저의 고군분투 출장 생활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를 이해하는 첫걸음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너의 상하이 출장 생활은 어땠냐'고요? 언제라도 저의 대답은 '괜찮아요, 상하이'입니다.

 

[호텔 밖 진짜 상하이를 권하다 - 출장도 여행도 괜찮아요]

 

상하이에 단기 출장을 가게 된 회사원, 호텔 밖 상하이가 궁금하지만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막막한 장/단기 출장자 중국어를 몰라서 중국에 가는 것이 걱정되는 예비 출장자 또는 여행자를 위해 준비했습니다. 여러분도 저처럼 상하이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