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e to Learn에 간 이유

2016년 가을, 핀란드에서 열리는 스타트업 페스티벌 SLUSH(슬러시)에 참석했습니다. 컨퍼런스, 박람회 그리고 축제를 한 데 모아놓은 것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거대한 규모의 컨퍼런스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가장 놀라웠어요. 허례허식 없이, 20대 초중반 청년들의 패기 넘침과 세련됨이 어우러지고 있었지요.

 

이후 PUBLY를 통해 'SLUSH라는 빙산의 일각' 리포트를 쓰면서 핀란드 혁신 기술 산업의 핵심에는 핀란드 교육, 그리고 그 교육을 받고 자란 학생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과연 이들은 누구인지, 이들의 성장을 함께한 핀란드의 교육은 어떠할지와 같은 생각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테크놀로지의 시대를 어떻게 맞이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Dare to Learn이라는 교육 컨퍼런스가 헬싱키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어로 해석하면 '감히 배우다'라는 발칙한 이름이 눈에 띄었고 Community-made space for rethinking learning이라고 적힌 소개 문구가 마음을 끌었습니다. 여기에 '교육판 SLUSH'라는 지인의 소개를 듣자마자 이거다 싶어 바로 표를 구매했습니다.

뜨거웠던 Dare to Learn 현장 분위기 ©Dare to Learn

그렇게 경험한 Dare to Learn은 기대와 같이 저에게 많은 생각을 던졌고 때로는 혼란을 안겨줬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라는 질문보다 근본적인 '가르쳐서 어떤 미래를 얻고자 하나요'라는 질문을 던져준 듯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보따리를 하나하나 여러분께 풀어보고자 합니다. 리포트는 Dare to Learn을 통해 들여다본 2016 핀란드 교육 개편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나아가 지난 반세기 동안 꾸준히 평등 교육을 실천해온 핀란드의 교실 그리고 그곳 교사들의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Dare to Learn에 간 이유

2016년 가을, 핀란드에서 열리는 스타트업 페스티벌 SLUSH(슬러시)에 참석했습니다. 컨퍼런스, 박람회 그리고 축제를 한 데 모아놓은 것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거대한 규모의 컨퍼런스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가장 놀라웠어요. 허례허식 없이, 20대 초중반 청년들의 패기 넘침과 세련됨이 어우러지고 있었지요.

 

이후 PUBLY를 통해 'SLUSH라는 빙산의 일각' 리포트를 쓰면서 핀란드 혁신 기술 산업의 핵심에는 핀란드 교육, 그리고 그 교육을 받고 자란 학생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과연 이들은 누구인지, 이들의 성장을 함께한 핀란드의 교육은 어떠할지와 같은 생각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테크놀로지의 시대를 어떻게 맞이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Dare to Learn이라는 교육 컨퍼런스가 헬싱키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어로 해석하면 '감히 배우다'라는 발칙한 이름이 눈에 띄었고 Community-made space for rethinking learning이라고 적힌 소개 문구가 마음을 끌었습니다. 여기에 '교육판 SLUSH'라는 지인의 소개를 듣자마자 이거다 싶어 바로 표를 구매했습니다.

뜨거웠던 Dare to Learn 현장 분위기 ©Dare to Learn

그렇게 경험한 Dare to Learn은 기대와 같이 저에게 많은 생각을 던졌고 때로는 혼란을 안겨줬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라는 질문보다 근본적인 '가르쳐서 어떤 미래를 얻고자 하나요'라는 질문을 던져준 듯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보따리를 하나하나 여러분께 풀어보고자 합니다. 리포트는 Dare to Learn을 통해 들여다본 2016 핀란드 교육 개편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나아가 지난 반세기 동안 꾸준히 평등 교육을 실천해온 핀란드의 교실 그리고 그곳 교사들의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더불어 코딩 교육이 의무이지만 코딩 과목은 없는 핀란드의 사례를 살펴봅니다. 독자분들이 코딩 교육을 단순히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아는 아이 키우기'에서 더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하는 주제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힘입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사회. 무수히 많은 교육적 시도가 새롭게 시행되고 있는 이 시기를 핀란드의 공교육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살펴봅시다.

핀란드 교육이 주목하는 것

가지런한 책상과 의자, 교실 앞면에 위치한 칠판과 그 앞에 서 있는 선생님 그리고 교과서. 보통 떠오르는 교실의 모습은 지난 반세기 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공유 경제, 인공지능 등 지식 정보와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교실에 차차 영향을 미치며,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4차 산업 혁명이라 불리는 변화에 대비하여 교육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과제가 늘고 있는 것입니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 근교인 에스포(Espoo)는 고등교육기관과 과학기술연구소가 밀집되어 있으며, 최근 핀란드 창업 붐의 중심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박솔잎

잠시 시야를 지구 반대편으로 옮겨 보겠습니다. 하얀 떡 같이 생긴 무민(moomin)의 나라. 자일리톨 껌과 사우나(Sauna)의 나라. 코딩 교육을 의무 교육에 포함한 나라. 바로 핀란드입니다.

핀란드는 2016년부터
코딩 교육을 의무화했습니다

핀란드는 2016년 가을학기부터 코딩 교육을 의무화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코딩 교육을 실시하는데, 유럽 중에서도 빠르게 코딩을 기초교육으로 포함한 편입니다. 그러나 핀란드 교실에 코딩이라는 별도의 과목은 없습니다. 심지어 코드(code) 또는 코딩(coding)이라는 용어 자체가 커리큘럼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 향상이 읽기, 쓰기, 그림 그리기 그리고 수학(계산)을 보완하는 중요 학습 목표 중 하나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 소프트웨어 개발에 적절한 사고방식을 말한다. 문제 상황의 핵심 원리를 찾아내 이를 재구성하고 순서도를 만들어 해결하는 방식이다. 복잡한 문제를 효율적으로 다루고 해결하는 사고방식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코딩은 컴퓨팅 사고력 증진을 위한 방법의 하나입니다. 컴퓨팅 사고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연계 수업과 프로젝트 활동이 코딩 교육으로 인정되는 것이죠. 수학, 과학 등 이공계 계열의 수업뿐만 아니라 문학, 사회, 역사, 미술, 음악, 체육 등 거의 모든 수업이 코딩 교육에 연계될 수 있으며 그 사례는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코딩 수업 진행 방안 및 구체적 교구 활용은 핀란드 중앙정부의 방향에 맞추어 지자체와 각종 교육 연구단체가 매뉴얼을 제시하며, 이를 토대로 각 학교별, 교사별로 자율적으로 운영합니다.

 

핀란드의 코딩 교육 의무화는 2012년 핀란드 교육청이 발표한 자료*에서 그 근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핀란드 정부가 주도한 이 연구는 앞으로 핀란드에서 생겨날 일자리와 직군의 변화를 분석하고, 그 변화를 주도하는 원인으로 테크놀로지의 발전을 기반으로 한 산업 구조 변화를 지목합니다.

 

이외에도 핀란드 산업군과 교육계는 2010년 전후, '미래 일자리'를 주제로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차세대 핀란드 교육 개편의 목표를 '사회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테크놀로지를 사용할 수 있는 세계 시민 육성'에 맞추었습니다. 코딩 교육 의무화는 이를 가능케 하는 수많은 방법론 중 하나로 논의됩니다.

 

이러한 교육 개편 목표가 제시될 수 있었던 이유를 알기 위해선, 지난 수십 년간 공고히 유지되어온 핀란드의 공교육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핀란드 코딩 교육의 방향성은
핀란드 교육 정신에 연결됩니다

리포트를 시작하며, 핀란드의 코딩 교육 현황을 먼저 짚어보았습니다. 지금부터 나눌 핀란드 이야기는 컨퍼런스와 실제 교육현장을 넘나들며 작성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