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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 VR 포 체인지 3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  VR 포 체인지 3

게임 디자이너의 시각: 물리적 거리 vs. 심리적 거리

애프터 파티 장소인 VR 월드 앞에는 빨리 도착한 학회 참석자들이 긴 줄을 이루고 있었다. 듣기로는 최초이자 최대인 VR 시설이라는데, 일단 외견만 놓고 보면 여타의 게임장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겼다. 내 뒤에서는 두 사람이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한 명은 한눈에도 미국인 특유의 분위기를 풍기는 금발의 중년 여성이었고, 다른 한 명은 어두운 피부색에 귀걸이를 한 젊은 남성이었다.

밖에서 본 VR 월드와 그 앞에 줄지어 늘어선 참가자들 ©김서경VR의 매력에 완전히 압도당했다며 끊임없이 설명을 늘어놓는 중년 여성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건성으로 응대하는 그의 손에는 작은 케이스가 들려 있었다.

 

케이스를 쳐다보던 내게 중년 여성이 활달하게 말을 걸어왔다. "이게 이번 쇼케이스에서 발표한 게임이야! 정말 굉장하지! 제드, 설명 좀 해 봐요."

 

제드라고 불린 친구는 무표정하게 케이스를 열었다. 안에 든 건 보드게임이었다. 설명서를 집어 들어 읽어 내려갔다. 게임의 무대는 필리핀으로, 플레이어는 마피아와 NGO 중 한쪽을 선택하여 민간인을 사살하거나 보호할 수 있었다.

 

"필리핀에서 왔어?" "부모님은 필리핀 출신이야. 나는 유학을 왔고. 이건 파슨스 졸업 작품."

 

마르코스와 막사이사이의 이름을 입에 올리자 그의 눈이 이채를 띠었다. 그의 외조부가 막사이사이가 집권하던 시절 대통령궁에서 일했다는 얘기를 시작으로 대화의 물꼬가 트였다.

 

학회장에서 스치듯 이야기를 나눴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그 역시 비디오 게임을 무척 좋아한다고 했다. 게임업계 및 미디어 쪽에서 일하던 제드는 이윽고 파슨스에 입학하여 본격적으로 게임 디자인을 공부하게 된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VR 쪽으로도 쉽게 넘어오던데. 3D 환경에 익숙하기도 하고. 어떻게 생각해?"

 

"글쎄. 나로서는 VR이 제공하는 환경이 아주 기이하게 느껴져. 이번 서밋에 참석하긴 했지만 사실 난… VR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직접 해본 적도 없고."

 

호기심이 동했다. "그건 왜? 특별한 이유라도?"

 

"거리감(feeling of distance). 거리감이 사라질 것 같아." 그는 잠시 말을 고르다 다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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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리뷰

현재까지 144명이 읽은 콘텐츠입니다

  • 전**

    VR관련된 깊이있는 지식이나 최근 동향에 대한 내용이 쉽게 설명되어있어서 좋았습니다. 뉴스기사는 너무 단편적이고 친절하지 않은데, 현직에서 일하는 사람이 글을 쓰니 좋은 정보가 많네요. 이 콘텐츠 때문에 월정액 결제했어요. 만족스럽습니다. AR과 VR관련 콘텐츠 더 제작되길 기대해봅니다 :)

  • 고**

    VR과 인지심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바로 읽어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쉽고 가볍게 읽기 좋았습니다. 서밋에 대한 이야기와 여러 사례들을 통해 요즘 게임 산업에서의 VR에 대해, 혹은 그 외 범주에 있는 VR 연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필자가 서밋에서 느낀 아쉬운 점과 비슷하게 글에서 약간 산만함이 느껴졌습니다. 직접 만난 제작자들의 고충이나 어떤 아이디어의 충돌로 진행되고 있는지 등이 조금 빈약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사고의 충돌로 끊임없이 새로운 연구를 확장해나가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 같기도 합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