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과 인권: 그들이 보는 세상

오전 여덟 시 이십 분. 톰슨 스퀘어 옆에서 14번 버스를 잡아타고 학회장으로 향했다. 다소 이른 시각이었지만 로워 맨해튼의 아침 교통 사정을 생각하면 잘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놓칠 수 없는 키노트였다.

테크놀로지는 사람들이 생식건강(reproductive health) 관리 및 지식에 접근하는 방법을 변화시킵니다.

- 던 라구엔, 계획된 부모 되기(PPFA) 부회장

VR이 이런 분야에도 기여한다고? 과연 어떻게?

연사 던 라구엔스의 키노트 오프닝 ©김서경

국제보건기구(WHO)의 정의에 따르면, 생식건강(혹은 출산건강)이란 생식 및 출산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완전한 수준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웰빙을 유지하는 것이다.* 책임감 있고 건강한 성생활과 출산에 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 역시 여기에 포함된다.

* 원문은 여기서 볼 수 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새로이 개발된 다양한 도구들은 여성들이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갖도록 도와주었다. 피임약과 수많은 여성들이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할 수 있게 되었으며, 병원시설 및 위생환경이 개선되면서 안전한 낙태시술이 가능해졌다. 산욕열로 죽는 산모의 수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이 스스로의 몸에 대해 결정을 내린다'는 행위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그리 좋지 못하다. 생식건강 클리닉은 덮어놓고 "낙태 클리닉"으로 취급되며, 클리닉에서 근무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이들은 비난이나 모욕을 당한다. 연사인 던은 말했다.

그러나 지난 5년에 걸쳐 282개의 낙태 금지 법안이 통과되었으며, 심지어 2015년에는 여성이 생식건강에 관련된 케어를 받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법안이 18회나 투표에 부쳐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