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몇 년 전부터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기사에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이하 VR)이라는 단어가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그런 열기를 일부 반영하듯 이번 뉴욕에서는 'VR 포 체인지(VR for Change Summit 2017)'라는 행사가 열렸다. 이는 2004년부터 매해 열리는 '게임 포 체인지(Games for Change Festival, 이하 G4C)'의 독립세션으로, 핵심 주제는 다음과 같다. 

  •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증진하고 지적 능력을 계발하는 수단으로써의 VR
  • VR이 환경, 개발, 인권에 대한 관심을 어떻게 일깨우고 확장하는가
  • VR 콘텐츠가 교실 안팎의 교육환경에 어떠한 혁신을 불러오는가

VR 기술의 개발 동향, 현재 개발된 콘텐츠가 교육, 사회, 건강 등 사회문화적 분야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에 관한 논의를 이 콘텐츠를 통해 풀어보고 싶었다.

 

본 글은 총 일곱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래 이어질 첫 번째 장에서는 이전에 해온 실험심리학/인지신경과학 연구가 VR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2장에서는 VR이 무엇이며 사람들이 특히 궁금해하는 지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3장에서는 VR 체험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심리학적 지식에 대해 설명한다. 그다음 4, 5, 6장은 본격 VR 서밋 취재다. 서밋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내용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의 견해를 소개한다. 마지막인 7장에서는 개인적 소감과 함께, 계속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는 문제들을 논의하며 글을 마무리짓고자 한다.

첫 번째 히치하이킹: 지식의 뷔페에서

인생에서 손에 넣고 싶은 한 가지를 고르라면 '지적(智的) 자유이용권'이라 대답한다. 학문의 어원이 무엇인가. 여가(Schola) 아닌가. 놀이동산에 가득한 탈것처럼 무수하게 펼쳐진 지적 분야는 끊임없이 사람들을 유혹한다.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나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라는 제목은 그러한 심리를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대학에서 전공한 심리학은 신세계였다. 원한다면 인터뷰 기법이나 MBTI 검사에서부터 뇌의 부위별 기능, 심지어 쥐에게 농구를 가르치는 방법까지, 뭐든지 배울 수 있었다. 학부 내내, 지식으로 가득한 뷔페에 살면서 평생 세상 모든 지식을 섭렵하고 싶었다. 

즐거운 갈등을 일으키는 순간. 유대교 경전인 '토라'에 따르면 지식은 꿀처럼 달다고 한다. ©best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