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문을 닫으며

핀란드는 러시아와 스웨덴 사이에 위치하여 불안한 외교 정세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추위와 어둠이라는 혹독한 자연환경도 극복해야 했죠. 이들이 의지할 것은 오직 '사람'이었고, 교육에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그렇게 앞서 얘기했듯 모두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연대가 있는 나라, 핀란드가 됐습니다.

 

불안한 외교 정세, 인적자원의 중요성이 핀란드와 한국의 닮은 점이지만, 두 나라가 선택한 교육의 모습은 서로 달랐습니다. 한쪽은 정답을 빠르게 제시해야 하는 교육을, 다른 쪽은 그 누구도 뒤처지지 않는 교육을 이야기했지요.

 

저 또한 정답을 좇는 이 중 한 명이었습니다. Dare to Learn 컨퍼런스 행사장을 찾은 첫날 '코딩 교육,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정답을 내심 바라고 있었습니다. 당장 코딩 교육에 어떤 교재를 써야 하는지, 무슨 언어부터 가르쳐야 하는지, 어떤 기계를 교실에 설치해야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핀란드는 그렇지 않았으면', '설마 핀란드도 그렇겠어'라는 마음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코딩을 암기하는 방식으로 배우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16년 시행된 핀란드의 교육 개편에 '코딩 과목'이 없다는 것을 들었고,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했던 참이라 이를 실천하고 있는 교사와 학부모의 목소리 또한 듣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Dare to Learn은 신기했습니다. 컨퍼런스에 모인 교사와 강연자들은 코딩 교육에 필요한 도구와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는 대신 근본적인 교육 철학을 논의하고 있었습니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되, 누구도 뒤처져서는 안 된다'라는 핀란드의 교육 정신이 녹아들어야 제대로 된 코딩 교육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그들은 한 목소리로 코딩은 미래 시대의 소통 도구 중 하나일 뿐, 결코 코딩 그 자체가 목적인 교실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코딩 실력도 중요하겠지만, 교육의 관점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코딩이라는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입니다.


- Dare to Learn 워크숍에 참석한 핀란드 교사

어수선한 컨퍼런스 행사장에서 커피와 함께 잠깐 오간 대화이긴 했지만, 그의 말은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Dare to Learn과 핀란드 교육 기관들을 방문하며 제가 얻은 교훈은 '코딩 교육 완전 정복'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교육에 대한 더욱 근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