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지는 어쩌다 비정규직이 되었나

PM's Comment

본 콘텐츠는 저자의 주관이 특히 많이 들어간 글로, 다수의 생각과 다른 부분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읽는 사람에 따라 공감 가는 부분도, 이해되지 않는 것도, 때로는 불편한 내용도 있을 수 있습니다. 참고하여 읽어주세요. [PM의 기획의도 읽기]

비정규직으로 일한 지 6개월 정도 됐다. 옛날 옛적 친구들과 미디어 스타트업을 꾸릴 적에, 어차피 앞으로 비정규직은 더 많아질 거라며 멋있는 디지털 노마드*가 되자고 떠들어댔다. 어차피 우리 세대에게 비정규직이 디폴트라면 인생의 낙오자가 아닌 멋진 디지털 노마드가 되자고 이야기했다. 비정규직의 장점만 취하면서, 노트북 하나 옆에 끼고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일하는 그런 디지털 특화된 노마드를. 그러나 별다른 특기 없는 문과생에게 이 꿈은 오히려 망상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 시간과 장소 구애 없이 일하는 디지털 유목민

 

내게 꿈과 직업은 분리되어 있다. 꿈은, 직업이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사람, 내가 꿈꾸는 미래다. 나에게 직업은 꿈을 이룰 수 있게 하는 수단이다. 덕업일치*로 자아실현하며 하루하루 뿌듯하게 살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다. 나이가 들며 깨달은 건 타협하는 능력의 중요함이다. 꿈과 직업 사이에서 잘 타협하기. 어떤 삶을 꿈꾸면서 동시에 어떤 직업을 가지는지는 결국 타협의 결론이다. 

* 덕질과 직업이 일치했다는 의미. 덕후 중에서도 관심사를 자신의 직업으로 삼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