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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혼자 사는 삶

혼자 사는 삶

요즘 뭐해? 나, 혼자 살아

내가 요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카페다. 동네에 있는 카페란 카페를 다 뒤져가며 글 쓸 공간을 찾는다. 언론사에 기고할 글과 대학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보고서, 퍼블리 글을 쓰기 위해 김삿갓이 된 것처럼 카페를 방랑한다. 혼자 참 잘 돌아다닌다. 산책이 필요하면 산책을 나가고, 심심하면 훌쩍 나간다. 누구와 함께 다니는 건 아니다. 혼자 동네를 유랑하기도 하고, 정처 없이 버스 맨 뒤에서 서울 시내를 돌아다닐 때도 있다. 

 

자취를 하진 않지만 인생 진짜 혼자 산다. 이병헌과 정우성 그리고 조인성처럼 세상 혼자 살듯 멋지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건 아니다. 그들처럼 제 멋에 취할 정도로 아름다운 존재는 아니지만 혼자를 즐긴다. 

 

혼자 카페 가는 것이 재미있다. 혼자 카페에 가면 좋든싫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내 귀에 꽂힌다. 혼자 피식 웃기도 하고, 나처럼 혼자 온 사람들이 카페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완전한 타인을 관찰하면 요즘 사람들이 대체 뭘 하면서 사는지 알 수 있다. 남들을 관찰하다 나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책을 읽기도 하고, 영화를 보기도 하고 오랜만에 친구한테 전화를 걸기도 한다. 

 

혼자 영화 보는 것이 좋다. 누구와 영화를 같이 본다면 당연히 동행의 취향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내 목적은 순수히 내가 좋아하는 영화의 감상에 있다. 목적 지향형 인간인 나는 보고 싶은 영화는 꼭 보고 마는데, 굳이 동료를 찾아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한다. 영화에 집중하고 빠져드는 것에 동료는 사치다. 혼영(혼자 영화보기)의 장점은 가격에도 있다. 비루한 통장 잔고는 그대로지만 영화 티켓 값은 날로 높아진다. 남은 건 조조와 심야다. 조조와 심야영화에 동료를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혼자 밥 먹는 것도 가뿐하다. 혼밥(혼자 밥 먹기)은 혼자 하는 활동 중에 가장 좋아하는 행위다. 한국 사회에서 식사란 순수하게 음식물을 혀로 맛보고 목구멍에 집어넣어 영양을 채우는 일이 아니다. 같이 밥을 먹으며 사회적 유대감을 쌓는 행위로 여겨진다. 그런데, 이거 진짜 피곤한 일이다. 내가 먹고 싶은 걸 먹을 수도 없고, 다른 사람의 먹는 속도에도 맞춰야 하고, 그 와중에 대화도 이어가야 한다. 내 코가 석자인데, 남의 코도 닦아줘야 한다.

 

혼밥은 이 모든 것에서 자유롭다. 남에게 맞출 필요도 없고, 음식에만 집중할 수 있다. 학교 앞 경양식 돈까스 집, 돼지국밥집과 닭곰탕 집은 내 최애*다. 순수하게 밥만 먹을 수 있다. 밥을 먹으면서 쉴 수도 있다. 같이 먹는 밥이 삼중 추돌이면 이건 일석이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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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리뷰

현재까지 594명이 읽은 콘텐츠입니다

  • 정**

    요즘 애들이 아니라서 관심이 없었는데(없다기보다는 무서웠는데) 읽어보니깐 정말 요즘 애들이 멋있네요!!! 이 시대의 희망은 요즘 애들에게 있는 게 아닐까. 살롱 때 '요즘애들'과 '요즘애들이 아닌 사람들'이 나눈 대화도 궁금하네요.
    서로 다른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있으면 좋겠어요.

  • 정**

    내가 모르는 세대의 생각을 훔쳐보는 것...
    흥미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