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많~이도 본다

자기 전에 TV를 꺼야 한다는데, 무언가 켜져 있지 않으면 잠이 안 온다. 어릴 땐 라디오 없이 잠들지 못했다. 라디오에 대한 사랑이 시들해진 고등학교 때는 음악을 틀어놓고 잤다. 충전기에 스마트폰을 꼽고 스마트폰에서 앱을 켠다. 그때그때 다르지만, 대개 방송을 본다. 엊그제는 <미생>, 어제는 게임방송, 오늘은 <삼시세끼>를 본다. 참, 골고루 본다. 스마트폰 없는 생활은커녕 잠도 못 자는 상황이다. 뭘 보냐고? 

가장 선호하는 건 트위치다. 트위치는 글로벌 플랫폼이라서 한국 사람들이 자는 시간대에 해외 대회의 방송을 할 때가 많다. 유럽이나 미국의 게임 대회는 한국 시각으로 새벽에 하니, 방송을 켜두면 좋은 자장가가 된다. 좋아하는 게임에 영어 해설을 곁들이니 이것보다 좋은 ASMR*이 없다. 좋아하는 스트리머가 새벽 방송을 하면 그걸 켜둔다. 인터넷 방송의 피크타임도 새벽이다.
*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의 줄임말. 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으로 바람이 부는 소리, 연필로 글씨를 쓰는 소리, 바스락거리는 소리 등을 제공

스트리머와 시청자가
조곤조곤 나누는 대화가
우리 시대의 라디오다
아프리카TV의 몇몇 스트리머는 '들리는 방송' 혹은 '라디오 방송'을 컨셉으로 할 때도 있고, 트위치에는 아예 '라디오 모드'가 있다. 화면을 끄고 음성이 나오게 하는 설정이다. 대중교통에서 트위치를 쓰는 사용자를 겨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