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어쩌려고 그러니

오랜만에 대구에 갔을 때였다. 얼마 전 구입한 홑겹 브라를 자랑하기 위해 엄마에게 달려갔다. "엄마, 와이어도 없고 패드도 없고 조이지도 않고 엄청 편한 브라가 있어! 이건 혁명이야!" 하며 입고 있던 티셔츠의 아래를 신나게 잡아 올렸다. 티셔츠 아래의 이 혁명을 봐줘! 기대에 차 엄마 얼굴을 쳐다본 그 순간, 엄마의 손바닥이 찰싹! 하고 내 팔뚝을 때렸다. 등짝도 때렸다. 

야!!!!! 이게 또 뭐야!!!!!

서울에서 혼자 산 지 햇수로 7년이 되니 이제 내 몸 어디에 뭐가 있는지 따윈 신경 쓰지 않고 살게 됐다. 내 몸 어디에 타투가 있는지 딱히 신경 쓰지 않다 보니 집에서 옷도 편하게 입고 다닌다. 7년 전 난생처음 타투를 몸에 새기기 시작한 나는 지금도 타투를 후회하지 않는다. 더 하면 더 했지.

 

심심하면 예쁜 타투 샘플들을 찾아본다. 타투에 대해 별 생각이 없으니 방심했고, 얼마 전 배에 한 타투를 엄마에게 딱 걸려버렸다. 대구에 오기 전만 해도 발가벗고 집에서 뛰어다니지 않는 이상 안 보일 타투라고 생각했는데. 방심했다! 홑겹 브라를 자랑하려다 걸려버리다니! 엄마는 너 대체 왜 그러냐고 물어봤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몸에 자꾸 뭔가를 적어재끼냐고, 대체 어떡하려고 그러냐고. 어떡하긴 뭘 어떡해
그냥 사는 거지

사실 나는 몸에 타투가 많은 편도 아니라 이런 글을 쓰기 민망하다. 이런 글은 적어도 이효리만큼 몸 구석구석 타투가 많아야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다음 달에 또 타투를 받을 예정이니 뭐. 아빠는 아직 내 몸에 타투가 있는지도 모른다.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면 딱히 이야기할 생각도 없다. 부모님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성세대들이 타투에 얼마나 부정적인지 잘 아니까. 그 사람들이 나고 자라온 시대가 그랬으니까. 그들에게 타투를 한 젊은 이들은 정말 좋게 말해도 일탈이고 나쁘게 말하면 불량한 양아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