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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보는 게 재미있어?

구현모 구현모 외 1명
게임을 보는 게 재미있어?
모든 보는 게임의 역사

스타크래프트가 리마스터됐다. 코찔찔이였던 11살 때 처음 만난 놈인데, 27살에 꽃단장을 하고 다시 만났다. 초등학교 때부터 내 유일한 취미는 게임 방송 시청이었다. 어디 가서 당당하게 월드컵보다 스타리그가 좋고, 지상파는 없이 살아도, 온게임넷 없이는 못 산다고 말해왔다. TV 앞에 앉아 임요환의 경기를 보다 보면 어른들은 항상 내게 그랬다. 직접 하지도 않는 게임을 보는 게 뭐가 재밌냐고. 나는 날 바라보는 부모님과 어른들에게 역으로 이상한 눈초리를 보냈다. 

 

비단 컴퓨터 게임이 나오기 전부터, 인류가 즐기던 모든 게임은 원래 보는 문화가 주류였다. 보는 게임의 역사는 개개인이 직접 게임을 하기 시작한 것만큼이나 오래됐다. 허구가 아니다. 기껏 20년 된 스타크래프트가 보는 게임의 시초는 아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소재인 검투사 시합은 장례의식에서 시작됐지만 기원전 2세기부터 로마의 대중스포츠가 됐다.* 굳이 고대 로마로 건너갈 이유가 없다. 18세기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 단원 김홍도의 '씨름' 역시 보는 게임이지 않은가.

* 출처: 하웅용,「로마 검투사 경기의 사회사적 해석」, 한국체육학회지 (2004)
씨름, 「단원 풍속도첩」 ©국립중앙박물관

게임을 보는 것이 게임에 대한 이해도와 숙련도를 높이기 위한 행동이라는 연구*가 있다. 초등학교 때 학교가 끝나면 집이 아니라 학교 앞 문방구로 갔다. 100원짜리 오락기엔 항상 열댓 명의 아이들이 모여있었다. 게임을 하는 건 2명이고, 나머지는 컵떡볶이와 슬러쉬를 들고 그들의 게임을 지켜봤다. 종로 3가 할아버지들이 서로의 바둑에 훈수를 두듯이, 우리는 친구의 게임에 한두 마디를 보탰다. 아무리 봐도 따라 하기 힘든 축구, 농구와 달리 게임은 플레이를 따라 하는 데에 부담도 덜하다. 몇 개월 동안 단련해야 만들 수 있는 장딴지 근육도 필요 없고, 이두근와 삼두근도 필요 없다. 스타크래프트의 빌드**는 복사-붙여 넣기 하듯 그대로 따라 할 수 있고, 철권의 콤보는 완벽하진 않을지언정 어영부영 따라 할 수 있다. 쉽게 따라 할 수 있으니 더 관심이 생기고 더 본다.  

* 관련 기사: 'Are esports the next major league sport?' (THE CONVERSATION, 2017.5.31)

** 전략 컴퓨터 게임에서 전술을 구사하기 위한 건물 짓는 순서를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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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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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젊은 세대들이 털어놓고 싶었지만 차마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대신 해주어서 속이 시원했습니다. 혼자서 몇 번을 '맞아 맞아.' 이런 말을 중얼거리면서 읽었네요. 감사합니다!

  • 정**

    내가 모르는 세대의 생각을 훔쳐보는 것...
    흥미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