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로, 에디터로, 디자이너로, 프리랜서 작가로. 일을 통해 돈을 벌어 일상을 꾸리고, 일을 통해 성취감을 얻는 한 사람의 직업인으로 살아가던 어느 날, 우리 안에 하나의 물음표가 떠올랐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아니 5년 후에도 나는 이 일을 하고 있을까? 한 번 떠오른 물음표는 다시는 가라앉지 않았고 오히려 더 많은 물음표를 불러왔다.

지금처럼 계속
일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삶의 고비마다 지금의 경력을 단절시키지 않고 이어갈 수 있을까?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일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영역에 나와 또 후배들이 앞으로 따라갈 길을 만든 사람이 있나? 세상에는 너무 많은 인생의 선배가 있는데, 왜 그들은 다 남자일까? 지금도 일하고 있을 다른 여성의 목소리를 들으면 좀 안심이 될 것도 같은데, 그들의 목소리는 어디에서 들어야 할까?

 

우리는 각자 일했거나 관심이 있는 분야에서 꾸준히 일해 온 여성을 찾아, 그들과 이 물음표를 나누기로 마음먹었다. 

 

프리랜서 작가, 영화 칼럼니스트로 일해 온 윤이나는 영화와 관련된 인물을 찾았다. 20년 경력의 영화전문기자 백은하는 첫 번째로 떠올린 이름이다. 그리고 창작자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에 〈우리들〉로 2016년 가장 인상적인 데뷔를 한 영화감독 윤가은을 만났다.

 

정명희 디자이너는 독립출판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려가고 있는 임진아 일러스트레이터와 꾸준히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이어오고 있는 양자주 작가를 인터뷰했다.

여성으로서, 남성패션잡지 〈GQ〉의 푸드/드링크 섹션을 약 10년 동안 책임져 온 손기은 에디터와 꾸준히 TV 엔터테인먼트와 문화 산업과 관련해 인상 깊은 기사를 남겨온 전 〈ize〉의 최지은 기자는 6년 차 에디터 황효진이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공연 전문 기자로 연극·뮤지컬 업계의 다양한 사람을 만나온 장경진은 여성 공연 연출가로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인 이지나 연출가와 창작과 각색 모두에서 소외된 인물들을 보듬으며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고 있는 지이선 작가의 목소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