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되다

세계 여러 나라가 관광객을 더 많이 모으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 전쟁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관광 산업이 발달한 나라일수록 더 이상 국가를 내세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신 특색 있는 도시와 마을을 홍보하며 전 세계 여행객을 유혹합니다.

 

이는 최근 여행객의 변화와도 일치합니다. 베이비붐 세대가 되도록 많은 나라와 도시를 둘러보는 것에 집중했다면, 밀레니얼 세대는 한 곳에서 며칠을 머물며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는 관광지와 멀리 떨어져 있거나 별 매력이 없다고 외면받았던 도시도 그만의 문화가 있다면 수고스럽더라도 찾아가길 주저하지 않죠.

 

대표적인 도시가 베를린입니다. 10년 전만 해도 주목받지 못했던 베를린은 지금 유럽의 젊은 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물가가 저렴하고 웅장한 건물 속에서 고즈넉한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인성용

ITB에서도 이런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이 국가관이 아닌 안달루시아(스페인), 보르도(프랑스), 뒤셀도르프(독일) 등 도시 부스를 차렸습니다.  

 

ITB에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한국이 'KOREA'라는 한국관으로만 대변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한국도 이제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한복과 비빔밥이 아닌 도시 자체의 문화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말입니다. 도시 자체의 매력을 살릴 수 있는 관광 계획을 체계화한다면 서울이나 제주는 지금보다 더 많은 방문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도시의 브랜딩 사례를 살펴보면서 한국은 앞으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내년 ITB엔 한국의 부스가 달라져 있기를 기대합니다.

세션: 런던을 런던답게, 비텐베르크를 비텐베르크답게

Speakers 
- Ben Knapp, Chief Strategy Officer, Saffron
- Johannes Pauen, Managing Director, kleiner and bold Gmb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