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어지고 빨라지다

여행업 역시 초기엔 매스미디어, 특히 신문 광고를 활용한 마케팅을 했습니다. 서유럽 12박 13일, 동유럽 7박 8일, 베네룩스 8박 9일 등 상품을 빼곡히 채운 여행사 지면 광고를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고객은 광고를 보고 문의전화를 했고, 여행사는 상품을 팔았습니다. 지면 광고는 여행사의 마케팅 중 가장 중요한 활동이었고 지금도 효과를 보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의 등장으로 지면의 한계를 벗어나는 디지털 마케팅이 가능해졌습니다. 현재 여행사가 가장 많이 하는 마케팅은 키워드 광고입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인성용 / 그래픽: 김로아

키워드 광고를 비롯해 여행업의 마케팅은 좀 더 정교하게 진화했습니다. 소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유명인보다 더 유명한 일반인에게 아예 광고를 맡기기도 하죠.

'인플루언서 마케팅'
15초,
누구나 유명해질 수 있는 시간

인터넷 보급이 가속화되던 2000년 초반, 여러 나라의 사진과 스토리를 감성적으로 전달하는 웹사이트가 있었습니다. 래퍼로 유명했던 가수 김진표 씨의 홈페이지 jphole.com입니다.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김진표 씨의 글과 사진 그리고 영상은 지금의 인플루언서(influencer)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실력이었습니다. 제 또래의 많은 사람이 그 사이트를 보며 오스트리아 여행과 독일 아우토반에서의 질주를 꿈꾸었죠.

 

또 한 가지 이야기를 해볼까요? 10년 전만 해도 제주 애월은 아무도 모르는 시골 마을이었습니다. 제주도를 잘 안다 해도, 서귀포와 중문은 알아도 애월은 생소했죠. 그런데 지금은? 중문을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애월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가수 이효리 씨 덕분입니다. 그녀가 공개한 애월에서의 삶은 적지 않은 파급력을 불러왔습니다. 제주에 이민하는 사람이 급격히 늘 정도로요.

 

유명인의 사생활 공개는 ‘나도 그들 같은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영감을 주는 이가 비단 셀레브리티뿐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