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일본 전통 숙박시설 ‘아라이 료칸’을 위해 하구루마가 맞춤 제작한 봉투입니다.

(이미지를 확인 후 글을 보시면 더 이해하기 쉽습니다.)

 

일본의 ‘하구루마 봉투’는 봉투와 편지지 세트, 코스터 등의 종이 제품을 제조하는 회사입니다. 하구루마 봉투의 특징은 디자이너에게 완성품을 의뢰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하구루마가 판매하는 제품들은 주문제작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디자인은 고객이 자기만의 상품을 만드는 것을 도와주기 위한 수단입니다. ‘자기만의 상품을 만드는 체험을 한 고객만이 상품과 브랜드에 애착을 가진다’는 스기우라 사장의 철학 때문입니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보다 고객의 정서가 깃든 디자인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맞춤제작은 고객 개개인의 취향을 존중하고, 한 사람만을 위한 제품을 탄생시킵니다. 취향이 확고한 고객들은 그곳에 가야만 구할 수 있는 자신만의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기꺼이 단골손님이 됩니다. 그래서 맞춤제작 방식은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기에 유리합니다. 한편으론 공산품에 비해 인건비도 많이 들고, 원가가 높은 맞춤제작 방식이라는 특성 탓에 가격이 비싸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가방, 신발, 양복과 같은 고가 제품일수록 이런 현상이 뚜렷해집니다. 고가 제품의 맞춤제작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로 남아 있는 이유입니다. 
 

기치조지의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Knot 매장 전경입니다. ⓒ트래블코드

도쿄의 기치조지에는 고가 제품의 대표격인 시계를 맞춤제작 하는 5평 남짓한 가게 ‘Knot’가 있습니다. Knot는 2014년에 오프라인 매장 없이 온라인으로만 맞춤제작 시계를 판매하기 시작한 업체입니다. 온라인 매장 오픈 후 첫해의 목표 판매량인 5000개를 4개월 만에 판매했고, 2016년부터는 매월 1만 개의 시계를 생산해야 할 정도로 수요가 늘어났습니다. 구매력을 갖춘 고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해서일까요? 시작부터 주목받았던 Knot의 인기가 여전히 유효한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