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AM도 모르는 사람이 전문가 집단을 이끌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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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을 몰랐던 PM이 2주 만에 20억 프로젝트 제안서를 완성한 방법
  • "언제 됩니까?" 대신 일정과 지연 위험을 관리하는 세 가지 질문
  • 회의록에서 사라질 아이디어를 발명 신고서와 특허 자산으로 연결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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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취임 직후 참석한 첫 팀 회의를 잊지 못합니다. 화이트보드에는 'SLAM'이라고 적혀 있었고, 엔지니어들은 30분째 "라이다 값이 튀어서 위치 추정이 깨진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저는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어요. 그런데 그 회의를 이끌어야 하는 사람이 바로 저였습니다.

 

제 전공은 화학입니다. 대학에서는 리그닌 열분해를 연구했고, 첫 직장은 화장품 연구소였죠. 그런 제가 자율주행 물류로봇 회사의 전략기획팀장이 된 겁니다. 제 앞에 앉은 팀원들은 모두 저보다 그 분야를 10년씩 더 깊이 파고든 전문가들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놓인 팀장은 대개 두 갈래 길 중 하나를 택합니다. 첫 번째는 마이크로매니징입니다. 모르니까 불안하고, 불안하니까 하루에도 세 번씩 "그거 언제 됩니까?"라고 묻게 되죠. 팀원이 알려준 일정을 믿고 고객에게 약속했다가 계획이 뒤집히면, 불안한 마음에 더 자주 확인하게 됩니다. 악순환이죠.

 

두 번째는 방치입니다. "전문가들이 알아서 하겠지"라며 손을 떼는 거예요. 회의는 기술 토론장이 되고, 팀장은 회의록만 받아 적습니다. 그러다 마감을 2주 앞두고서야 "이건 원래 안 되는 일이었다"는 말을 처음 듣습니다. 저는 처음 두 달 동안 첫 번째 길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팀의 신뢰를 잃었습니다.

 

진짜 문제는 지식이 아니라 구조였습니다

방향을 바꾼 건 단순한 깨달음 하나 때문이었어요. 제가 지금부터 SLAM을 공부한다고 해도 엔지니어를 이길 수는 없다는 것. 6개월을 파고들어도 그들이 쌓아온 10년을 따라잡을 수는 없으니까요. 설령 따라잡을 수 있다고 해도, 그건 애초에 팀장이 해야 할 일이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