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명의 유저를 만나자 500개 기업이 열렸다

"B2B도, B2C도 결국 본질은 같아요. 이 사람이 열심히 해서 잘하게 만드는 것."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B2C 유저의 팬덤으로 B2B 대기업의 문을 여는 방법
  • 팔고 난 뒤가 진짜 시작, 재계약을 부르는 CSM 운영 전략
  • 측정하기 힘든 영어 교육 효과를 AI 데이터로 증명하는 법

Interviewee 이승훈

링글 공동대표 > 프로필 더 보기

Editor's Comment

B2B 영업은 인맥과 감으로 한다는 통념이 있습니다. 그런데 링글은 달랐습니다. 12년간 직장인 유저 한 명 한 명을 직접 찾아가고, 그 관계가 쌓여 500개 기업 고객으로 이어졌습니다. 링글 이승훈 공동대표가 말하는 B2B 세일즈의 본질, 그리고 "팔고 난 다음이 진짜 시작"이라는 역설의 의미를 들여다봅니다.

©링글

반갑습니다. 퍼블리 독자 여러분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링글 공동대표 이승훈입니다. 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에서 약 6년간 전략 컨설턴트로 일했습니다. 여러 섹터를 넘나드는 컨설턴트 생활도 즐거웠지만, 그 시절 실리콘밸리의 창업 생태계가 계속 눈에 밟혔어요.

 

한국에서는 주로 50~60년 된 기업들이 중심인데, 실리콘밸리에는 창업자가 살아있는 젊은 회사들이 믿기 어려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어요. 그 세계를 직접 경험하고 싶어서 스탠퍼드 MBA로 향했습니다.

 

거기서 배운 가장 큰 관점의 전환은 '문제 해결을 위해 창업한다'는 사고방식이었어요. 당시 저와 주변 친구들의 가장 큰 고민이 영어였습니다. "영어로 미팅할 때와 한국어로 미팅할 때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다"는 문제의식에서 링글을 시작하게 됐고, 벌써 12년이 됐습니다.

 

그 문제의식이 링글이라는 서비스로 어떻게 구체화됐나요?

한마디로 '영어 때문에 하고 싶은 걸 못하는 상황으로부터 구출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영어를 무조건 잘하게 만든다거나 원어민처럼 만든다는 게 아니에요. 적어도 영어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못하는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처음에는 스탠퍼드 학생들과 영어를 배우고 싶은 한국 직장인들을 연결하는 1대1 화상 영어로 시작했습니다. 우버가 인기를 끌던 공유경제의 시대, 주변의 훌륭한 인재들과 영어 때문에 고민하는 직장인들을 연결하는 것, 그게 링글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러다 유저분들이 직접 자녀 교육에도 써보겠다고 나서면서 영역이 넓어졌고,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AI 튜터, AI 영어 말하기 평가 같은 기능들이 하나씩 추가됐습니다. 지금은 10대부터 직장인까지, 1대1 화상 수업부터 AI 학습까지, 영어 학습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성장했어요.

제로에서 500개 기업까지: B2B의 시작은 B2C였다

링글의 B2B는 어떻게 시작됐나요? 처음부터 기업 고객을 염두에 둔 건 아니었다고 들었거든요.

솔직히 처음에는 B2B 시장이 크다는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들었어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당시 B2B 교육 시장에 먼저 들어간 에듀테크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이 높지 않았거든요. 뭔가 SI* 사업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스타트업이 SI가 되고 싶겠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B2C로 시작했습니다.

* SI(System Integration): 기업의 요구에 맞춰 IT 시스템을 구축·납품하는 사업 방식. 커스터마이징 비용이 높고 확장성이 낮아 스타트업과 맞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다.

 

당시 실리콘밸리도 우버나 에어비앤비처럼 대부분 B2C 중심이었고요. 유저가 자기 돈을 직접 내는 구조다 보니 제품 퀄리티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초창기부터 유저를 직접 만나러 다니셨다고요.

결제한 분들은 웬만하면 다 직접 찾아갔어요. 가서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절반은 제품 사용법을 같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노트북을 열고 교재 하나하나, 기능 하나하나 같이 설정해드렸어요. 어떻게 쓰는지 직접 보여드리면 원래 3개월만 써보려던 분들이 1년씩 쓰시더라고요.

 

제품 만드는 사람은 기능 하나하나에 관심이 많지만, 쓰는 사람은 그렇지 않거든요. 그런데 옆에서 같이 보면서 설명해드리면 다들 눈이 빛나요. 영상 링크 보내드리면 안 보시는데, 직접 보여드리면 집중해서 들으세요.

 

그렇게 하루에 3~4명씩 만나러 다니다 보니 카카오톡에 저장된 링글 유저만 4,000명이 됐어요. 지금도 생일 알림이 뜨거든요. (웃음)

 

그렇게 직접 만난 분들이 결국 B2B의 문을 열어준 건가요?

맞아요. 한 회사에 링글 유저가 한 명일 때는 B2B 이야기가 안 됐어요. 그런데 3명, 5명으로 늘어나니까 HR에 공통으로 "회사 지원으로 도입하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들어가기 시작하더라고요.

 

HR 담당자가 직접 링글을 써본 경험이 있거나, 이후 의사결정권자가 되면서 먼저 연락을 주시는 경우도 많았고요. 롯데면세점 같은 기업들도 그렇게 연결됐습니다.

 

저는 지금도 B2B와 B2C가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결국 제품을 사용하는 건 직장인이거든요. 돈을 회사가 내느냐, 개인이 내느냐의 차이지, 실제로 학습하고 성장하는 건 결국 사람입니다. 제품 퀄리티의 기준은 여전히 B2C 유저에게 맞춰야 합니다.

 

10년째 변하지 않는 직장인의 영어 갈증

직접 만나보니 유저들의 공통된 고민이 보이셨을 것 같아요. 어떤 문제들이 있었나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크게 세 가지예요. 제가 원래 영어에 똑같은 갈증을 느끼던 직장인이었거든요.

 

① 나에게 맞는 질문 

영어 수업이 잘 돌아가려면 교재보다 좋은 질문이 필요해요. 질문 3개만 있어도 수업은 잘 돼요. 문제는 유저들이 그 질문을 미리 잘 준비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귀찮고 시간도 없으니까요. 결국 나랑 상관없는 커리큘럼을 대충 따라가는 느낌만 남죠. 그래서 '내 업무, 내 상황에 딱 맞는 질문을 뽑아달라'는 게 첫 번째 갈증이었습니다. 

 

② 나에게 맞는 튜터

튜터가 명문대 출신이라고 무조건 잘 가르치는 건 아니에요. 한국말도 연예인들을 보면 집중력, 재치, 관심이 소통을 좌우하잖아요. 유저들은 처음에 '전공이 이랬으면, 학교가 저랬으면' 하다가도, 수업을 몇 번 해보고 나면 "좀 성실했으면 좋겠다, 좀 더 냉정하게 교정해줬으면 좋겠다"로 바뀌어요. 유저가 원하는 성향의 튜터를 잘 매칭해주는 게 중요했던 거죠.

 

③ 기억과 누적

영어 수업 끝나고 딱 돌아서면 온갖 생각이 들다가, 1시간만 지나도 다 까먹잖아요. 예전에는 내 영어의 패턴을 파악하고, 피드백을 기록해서 계속 리마인드해주는 게 없었어요. 나를 기억해주고 계속 리마인드해주는 것, 이게 유저들이 원했던 마지막 갈증이었습니다.

 

그 갈증을 링글이 꾸준히 채워준 덕분에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거군요.

저희가 대단하게 잘해서라기보다는, 똑같은 걸 계속하고 있었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인 것 같아요. 보통 영어 교육 회사들이 4년을 버티지 못하거든요. 저희는 그냥 오래 했어요. 그리고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예전에는 '유별난 애들만 하는 것'이었던 링글이, 이제는 "안 하면 나만 손해인가" 싶은 플랫폼으로 조금씩 바뀌어 간 것 같습니다.

고객사 100개를 넘어서자, 시스템이 필요해졌다

사실 많은 기업이 영업을 개인의 감이나 인맥에 의존하곤 하잖아요. 링글은 어떤 계기로 '데이터' 중심의 세일즈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셨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에는 압박에서 나왔어요. 매출 목표가 있으니까 팀원들과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자"면서 B2C 유저분들에게 이메일도 보내보고, 컨퍼런스에 나가 발표도 했어요. 그게 결과적으로 '올바운드(All-Bound)'*가 된 거지, 처음부터 설계한 건 아니에요. 

*올바운드(All-Bound):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를 구분하지 않고 두 방향의 접점을 유기적으로 순환시키는 세일즈 접근법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의 경계는 사실 모호해요. 예를 들어 컨퍼런스에 나가서 발표하는 건 아웃바운드죠. 그런데 거기서 B2C 유저분이 찾아오시고, 나중에 HR 담당자를 소개해주시는 경우가 생겨요. 아웃바운드가 인바운드로 연결된 거예요. 

 

반대로, B2C 유저분들에게 "사내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고민하신다면 HR 담당자를 소개해 주세요"라고 먼저 연락하면, 그 HR 담당자가 나중에 먼저 계약 문의를 주시기도 해요. 결국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는 따로 노는 게 아니에요. 선택받기 위한 커다란 노력의 총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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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사가 늘어나면 관리가 또 다른 문제가 되잖아요. 어느 시점부터 시스템의 필요성을 느끼셨나요?

고객사가 10개일 때는 그냥 기억할 수 있어요. 그런데 40~50개가 넘어가면서 재계약 타이밍을 놓치거나, 담당자가 바뀌었는데 히스토리가 없어서 첫 만남처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어요. 그때부터 "이건 사람 기억만으로 관리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구나"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배운 게 SDR, AE, CSM 체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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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사 규모에 따라 빅 어카운트와 스몰 어카운트로 나눠 접근 방식을 달리해요. 방문 주기도 고객사마다 다르게 정해두고, 빠지지 않고 꾸준히 찾아가는 걸 기본 원칙으로 두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한 게 한 2년 전 정도 됐어요. 지금도 완성형은 아닙니다. 저희 공동대표 이성파 님이 팀원들이 일하는 방식을 계속 들여다보면서 불필요한 중복을 하나씩 줄여가고 있어요.

 

저는 AE나 SDR보다 CSM에 더 중점을 두는 편이에요. 일단 고객사가 됐을 때부터는 얼마나 열심히 케어하느냐가 다음 계약 가능성을 결정하거든요. 경쟁사가 한 번 찾아오면 우리는 두 번 찾아가는 거예요. 자주 찾아가는 것 자체가 핵심 전략입니다.

저희 개발팀장이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타율은 거기서 거기다. 타석을 늘려라."

저희는 철저히 팀 KPI로 움직여요. B2B 세일즈를 개인 KPI 중심으로 운영하면 팀원들이 서로 경쟁 관계가 되거든요. 한 어카운트의 성과는 팀 모두의 것이고, 영업팀과 마케팅팀의 KPI도 따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큰 규모의 고객사에서 교재 요청이 오면 교재 팀장이 함께 움직이고, 기술적인 요구가 있으면 개발팀도 바로 붙어요. 결국 한 어카운트를 위해 회사 전체가 움직이는 구조예요.

 

삼성·SK·외교부가 링글을 선택한 이유

그렇게 쌓아온 구조가 결국 삼성, SK 같은 대기업으로 이어진 건가요? 수많은 어학 서비스 중에 링글을 선택한 이유가 뭐라고 보세요?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요인은 크게 세 가지였어요.

 

첫째, B2C 유저가 내부에서 먼저 밀어올렸어요. 삼성에 다니는 직원이 많다 보니 저희 유저 중에도 자연스럽게 삼성 직원분들이 많아졌고, 그분들이 HR에 계속 도입 요청을 하면서 논의가 시작된 거예요. 처음에는 10명, 20명으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사건사고 없이 잘 운영되면 50명, 100명으로 늘어나고, 옆 팀이나 다른 부서에서도 "우리도 해보자"가 되는 거예요. 작은 성공이 내부 레퍼런스로 쌓이는 게 대기업 공략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영어 교육을 바라보는 환경 자체가 달라졌어요. 한화오션이나 SK하이닉스처럼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이제는 현지 채용만으로 해결이 안 되는 단계가 된 거죠. 한국 직원들도 실제 비즈니스 영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졌고, 실전형 영어 교육에 대한 니즈가 빠르게 커졌습니다.

 

셋째, 레퍼런스가 쌓였습니다. 결국 큰 회사일수록 '안정적으로 오래 갈 수 있는 서비스인가'를 굉장히 중요하게 보거든요. "링글이 10년 동안 안 망했대"라는 말 자체가 의사결정을 움직이는 힘이 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외교부나 통일부 같은 기관도 전략적으로 뚫으려고 접근한 건 아니었어요. 제가 실리콘밸리에 있다 보니 외교관, 영사님들과 자연스럽게 만날 일이 많았고, 그분들이 링글을 알음알음 사용하고 계셨거든요. 그러다 AI 기반 평가 기능들이 추가되면서 예산 대비 효율이 맞아떨어진 거예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연결된 케이스였습니다.

기업 교육의 최대 난제: AI 기술로 ROI를 증명하다

기업 교육 담당자들의 영원한 숙제가 ROI 증명이잖아요. 돈을 썼는데 직원 실력이 실제로 늘었는지 측정하기가 정말 어렵죠. 링글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요?

저희는 예전부터 영어 진단에 관심이 많았어요. 2021년 투자를 받았을 때 제일 먼저 진행한 프로젝트 중 하나가 카이스트 AI 연구팀과 함께 영어 진단 툴을 만들기 시작한 거였어요. B2C 유저분들이 수업에서 공통적으로 원했던 게 있었거든요. "내가 실제로 말한 영어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평가를 받고 싶다"는 거요. 마침 2022년부터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술이 급격히 좋아지기 시작했고, 그 흐름 위에서 저희도 자체 진단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는 수업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데이터를 통해 볼 수 있어요. 누가 얼마나 말했는지, 어떤 주제에서 막혔는지, 어떤 표현을 반복하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거든요. 예전에는 영어 수업이 거의 블랙박스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데이터를 통해 실제 학습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거죠.

 

링글 AI 스피킹 테스트는 복잡성, 정확성, 유창성, 발음 네 가지 척도로 영어 실력을 진단해요. 카이스트 연구진과 함께 만든 AI 진단 시스템이에요. 기존 토익·오픽이 시험 점수 중심이라면, 링글은 실제 업무 상황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말하고 소통할 수 있는지를 데이터로 보여주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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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담당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도 결국 두 가지예요. "우리 직원들이 열심히 하고 있나?" 그리고 "영어 실력이 실제로 늘고 있나?"죠. 이걸 데이터로 보여드릴 수 있어야 HR 담당자분들도 "이 프로그램을 도입해서 이런 변화가 있었습니다"라고 조직 안에서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HR 담당자가 성공해야 링글도 계속 함께할 수 있어요. 그게 결국 윈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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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HR 담당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링글이 제일 맞춰주려고 노력한다"는 거예요. 정산 방식이나 커리큘럼 같은 부분들이요. 물론 모든 요청을 다 들어드릴 수는 없어요. (웃음)

하지만 중요한 건 그냥 "알겠습니다"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빠르게 반응하고 개선하려고 한다는 거죠. 그런 부분에서 차별점을 느끼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비슷한 AI 진단 서비스는 경쟁사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링글만의 진짜 차이는 어디서 나온다고 보세요?

대시보드 자체를 만드는 건 경쟁사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진짜 차이는 얼마나 많은 발화를 이끌어내느냐에 있습니다. AI 진단은 결국 발화 데이터가 많아야 정확해지거든요.

 

그러면 핵심은 '사람이 더 많이 말하게 만드는 것'이 돼요. 튜터가 다르거나, AI가 던지는 질문이 유저 맥락에 맞거나, 관심 있을 만한 주제를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것. 그런 작은 차이들이 결국 발화량을 결정합니다. 저희는 지난 10년 동안 그걸 계속 쌓아온 거예요. 유저분들이 가끔 이런 말씀도 하세요. "링글은 비싸긴 한데 확실히 다르다"고요. (웃음) 결국 뭔가 차이가 느껴진다는 뜻 아닐까요.

팔고 난 다음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링글이 데이터와 제품력으로 고객의 문제를 집요하게 해결하는 팀이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팀이 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이나 철학이 있나요?

첫 번째는 집중력. 맞는 일을 정확하게 잘 하는 거예요. 매니저가 일일이 챙겨줄 수 없으니까, 결국 스스로 '지금 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근간에는 '일을 통해 성장하고 싶다'는 개인의 의지가 깔려 있어야 하고요.

 

두 번째는 공유입니다. 미팅에서 들은 인사이트나 유저 피드백, 제품 개선 아이디어를 바로 공유하면 그게 팀의 자산이 되거든요. 교재팀이 움직이고, 개발팀이 움직이고, 운영 방식도 바뀝니다. 결국 공유와 문제 해결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 팀의 속도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세 번째는 일관성이에요. 리더가 이랬다저랬다 하면 팀이 방향을 잃거든요. 적어도 팀원들이 '이 상황에서는 이렇게 움직이겠구나'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신뢰의 기반이 되고, 힘든 시기를 같이 버티게 만드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일하는 팀의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나요?

솔직히 링글 팀은 일을 정말 많이 해요. 참기름 짜내는 느낌이에요. (웃음) 그게 가능한 이유는 결국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채용이 늦더라도 맞는 사람을 뽑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3~4년, 길게는 7~8년씩 함께한 팀원들이 새로 들어온 분들을 붙잡아줍니다. 저의 헛소리도 이분들이 잘 잡아주시고요. 

 

불황일수록 중요한 것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이런 상황에서도 주도적으로 실행하고 돌파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저는 오히려 불황일 때 기회가 생긴다고 생각해요. 호황일 때는 다 같이 잘되니까 경쟁도 훨씬 치열해지거든요. 반대로 불황이면 사람들은 '살아남으려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절박함이 생겨요. 링글도 비슷했어요. 경기가 안 좋아질수록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 많아졌거든요. 거기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글로벌 협업이 많아지면서 영어의 중요성도 더 커졌고요.

 

결국 중요한 건 '이 상황이 우리에게 어떤 기회가 될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은 경기를 바꿀 수 없으니까요.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어떤 타이밍에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를 계속 판단해야 하죠. 불황일 때는 불황 매뉴얼로, 호황일 때는 호황 매뉴얼로 움직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사업 전략이나 B2B 세일즈를 고민하는 분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제일 중요한 건 '지금 우리 회사 위치에서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가'를 계속 묻는 거예요. 이걸 '내가 하고 싶은 것' 기준이 아니라, '지금 반드시 해야 하는 것'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10억짜리 회사와 100억짜리 회사, 1,000억짜리 회사의 전략은 완전히 달라요. 지금 단계에서 할 수 없는 걸 억지로 하려다가 돈과 시간을 다 쓰는 경우가 정말 많거든요. 지금 링글의 전략도 어떻게 보면 단순해요. '더 빨리, 더 많이, 더 싸게 팔자'예요. 그 단계에 맞는 전략을 제대로 실행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B2B에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하나 있어요. 많은 회사들이 계약까지를 목표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팔고 난 다음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제품을 사게 만드는 것보다, 사고 난 뒤에 잘 쓰게 만드는 게 훨씬 중요해요. 자주 찾아가고, 안 쓰는 기능을 먼저 알려드리고, 담당자가 바뀌어도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 이런 걸 의외로 많은 B2B 회사들이 놓칩니다.

 

팔고 나서 10배 더 잘해야 합니다. 자주 찾아가서 실이용자들이 제품을 잘 쓰게 만드는 것, 이게 진짜 중요해요. 그런데 의외로 많은 B2B 회사들이 이걸 잘 못합니다. 오히려 B2C 마인드셋을 가진 회사들이 이런 부분을 더 잘해요. 결국 고객이 '써보니까 괜찮네'라고 느끼는 순간부터 진짜 관계가 시작되는 것 같아요.

👀 바쁘다면 이거라도!

  • B2B 영업은 전략이 아니라 유저와의 관계에서 시작됐다
  • 결제한 고객은 웬만하면 직접 찾아갔다: 그 4,000명이 500개 기업의 문을 열었다
  • 올바운드는 철저히 설계한 전략이 아니라 압박 속에서 만들어졌다
  • 고객사 100개가 넘으면 사람의 기억이 아니라 세일즈 시스템이 필요하다
  • 타율보다 타석: 경쟁사가 한 번 찾아올 때 우리는 두 번 찾아간다
  • 개인 KPI가 아닌 팀 KPI: 한 어카운트의 성과는 팀 모두의 것이다
  • 팔고 난 다음이 진짜 시작: 제품 계약보다 잘 쓰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 측정하기 힘든 교육 ROI는 AI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