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흔들리면 업무도 흔들린다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조직을 망가뜨리는 소통빌런의 3가지 특징: 우월의식, 성취 이기주의, 감정적 무절제
  • 소통빌런에게 당당하게 맞서는 기본 원칙과 빌런 유형별 실전 대응 방법
  • 감정적인, 방어적인, 가스라이팅하는 동료에게 휘둘리지 않는 방법 

저자 태준열

인사, 조직개발 경력 25년, HR 리더 15년 Achieve. Lab 대표 > 프로필 더 보기

조직 컨설팅이나 강의를 다니면서 경영진이나 인사담당들의 고충을 듣게 된다. 대부분 소통 문제를 겪고 있다. 소통 문제는 구성원의 갈등을 불러온다. 구성원의 갈등은 개인의 감정을 흔들고, 감정이 흔들리면 업무도 흔들린다. 업무가 흔들리면 결국 조직의 목표나 성과, 성장 모두가 흔들린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이 이탈하기 시작한다. 회사가 잘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소통'에 있다는 얘기다.

 

한 기업에서 조직개발 컨설팅을 한 적이 있었다. 이 기업의 문제는 뭐였을까? 문제의 원인은 다양했지만 분석을 하면서 근원을 찾아보니 결국 한 가지로 귀결되었다. 바로 '소통 문제'였고 그 중심에는 지독한 '소통빌런'이 있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왜 소통빌런이 되었는지,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지도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소통빌런인지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그들은 개선할 의지가 없었고 자신 외 타인들에게 실패의 책임을 돌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실력 있는 사람들이 그 조직을 탈출하게 된다. 그리고 조직은 서서히 침몰해 갈 것이다.

 

우리는 조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를 만들고 개선하고 문화를 만든다. 리더십을 배우기도 한다. 몇 시간, 몇 차수짜리 강의도 듣고 리더십 코칭도 받는다. 하지만 우리의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고 부정성의 무한루프로 돌아오게 만드는 것이 있다. 그것은 조직 내에 암약*하고 있는 소통빌런들이다.

* 어둠 속에서 날고 뛴다는 뜻으로, 남들 모르게 맹렬히 활동함을 이르는 말.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내가 한 가지 깨달은 것이 하나 있는데, 때로는 문제를 '풀어야 할 때'도 있지만 문제를 '끊어 내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풀지 않고 단칼에 끊어 버렸듯이 말이다.

 

문제를 얼마나 빠르게 인식하고 얼마나 용기 있게 처리하는가, 얼마나 현명하게 처리하는가가 조직의 생존을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 '소통빌런들'에 대해 알아보고 어떻게 해야 이 문제들에 대해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조직을 망가뜨리는 소통빌런을 알아보는 법

우선, 소통빌런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대부분 사람들은 소통이 잘 안 되는 사람과 소통빌런을 구분하지 못한다. 소통이 어려운 사람과 빌런 수준으로 소통이 안 되는 사람은 그 깊이와 파장이 다르기 때문에 이 둘은 구분되어야 하며, 그래야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다. 또한 '개선의 여지가 있는가', '그렇지 않는가'도 가늠해볼 수 있다.

 

소통빌런의 정의와 특징

소통빌런의 가장 큰 특징은 '악의적인 태도'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태도는 말보다 행동에서 잘 드러난다. 그래서 소통빌런은 '악의적인 태도로 무장한 조직 파괴자'라고 표현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통이 어려운 사람들은 업무, 프로세스, 경험, 관계 등에 대한 기본 센스나 학습이 부족해서일 수 있다. 이들은 소통문제가 생기면 사과를 하고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한다. 즉, 소통 역량에 문제가 있을 뿐이지 '조직 파괴자'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소통빌런의 경우는 다르다. 이들은 자신으로 인해 생긴 소통문제의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한다. 자신에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왜 그럴까? 근본적으로 악의적인 생각과 태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 이들의 악의적인 생각과 태도는 어떤 것일까?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1. 우월의식

자신이 다른 구성원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큰 회사나 글로벌 기업에 근무했던 사람이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사례에서 종종 보인다(물론 일반화는 될 수 없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겠지만, 우월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일방적인 소통을 하며 사람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 관계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다. 그들의 우월의식은 말이 아니라 행동에서 드러난다.

 

🔍 예를 들면

  • 동료나 팀원, 후배의 생각과 의견을 듣는 척하지만 결국 무시하거나 묵살함.
  • 내로남불 마인드 - 나의 잘못에는 관대하고(피치 못할 이유가 있음) 타인의 잘못은 크게 지적함.
  • 본인의 과거 경력이나 성과를 과대 평가하며 사람들을 무시함(스스로 권위를 부여함).
  • 자신의 말과 행동은 언제나 정당하고 옳다고 생각하며 회사나 동료들을 지속적으로 비난함.
  • 조직 내 개인 그룹을 형성하고 집단 따돌림을 함.

우월의식을 가진 사람은 조직뿐 아니라 회사 전체의 분위기, 성과에 악영향을 미친다. 끊임없이 부정적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조직의 균열은 누군가의 불필요한 우월의식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험상, 정말 실력 있고 프로의식이 있는 사람들은 타인을 얕잡아 보거나 무시하지 않는다. 어떤 상황이든, 어떤 사람에게든 열려 있으며 모두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려고 한다. 진짜 실력자들은 우월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 주변에서 먼저 알아주고 대우해 주기 때문이다. 권위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2. 성취 이기주의

우월의식과도 연결될 수 있는데, 내가 구성원으로서 조직을 위해 일하고 움직인다는 생각이 아니라 조직이 나를 위해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즉, 조직이 나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누구나 어느 정도 조직과 개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고자 한다. 나의 성장을 위해 일이나 조직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고 또 순수한 마음으로 대의, 성과를 위해 일하는 마음도 있다. 소통빌런은 이런 생각의 균형이 깨진 사람이다. 오로지 사적인 이익을 위해 조직, 회사, 동료, 구성원들을 이용하고자 한다.

 

이들은 나만 잘되면 상대방이나 회사가 어떻게 되든 크게 상관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서로 윈윈하는 소통을 할 수 있을까? 오로지 '나를 위한 소통'을 할 뿐이다. 기본적으로 소통에 큰 문제가 있는 사람일 뿐 아니라 일과 조직, 사람을 자신의 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사람이다.

3. 감정적 무절제

회사에서 타인과 갈등이 생기거나 불쾌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해도, 대부분의 사람은 즉각적인 감정 반응(반박, 화, 소리 지름, 싸움 등등)을 자제한다. 시간 차를 두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대화를 하거나 서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소통을 한다. 나는 이를 반응이 아니라 대응이라고 부른다. 본능적인 감정 반응에서 벗어나 이성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의식 수준이 낮은 사람은 자신의 감정 본능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이들은 항상 불만을 토로하며 자신의 문제나 고통을 타인에게 전염시킨다. 공공장소인 사무실에서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고 폭력적인 행동도 한다.

 

사무실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할 수 없는 행동을 스스럼없이 하는 사람들은 타인과의 타협과 공존보다 내 감정을 분출하는 것이 먼저인 사람이다. 이들은 내 감정이 상하면 말과 행동이 언제든 폭력적으로 바뀔 수 있다. 이들은 회사에서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삶에서도 자신을 잘 통제하지 못한다.

 

우월의식, 성취 이기주의, 감정적 무절제. 이 세 가지를 통해 소통을 어려워하는 사람과 소통빌런을 구분 지을 수 있다. 악의적인 생각과 무례한 태도의 유무를 보면 된다. 이는 근본적으로 '인성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에 개선의 여지가 희박할 수도 있다. 

 

이제 내가 현업에서 오랜 시간 겪어온 소통빌런의 유형을 공유하고자 한다. 동시에 각 유형별로 어떤 대응책이 필요한가도 기술해 놓았다. 이런 부분을 잘 참고할 수 있다면 소통빌런들에 대한 대응을 좀 더 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소통빌런을 대하는 원칙과 유형별 대처법

나는 일하는 동안 지독한 소통빌런을 많이 만나봤다. 이들과 맞서 싸워보면서 배운 것들을 나누고자 한다.

 

기본 원칙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하지 말고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소통빌런들은 사람들이 힘든 상황을 피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너무 잘 안다. 그래서 더욱 세게 나가고 자신만을 위한 상황을 만들며, 사람들을 고통 속에 몰아 넣는다. 그러므로 피하지 말고 맞서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물론 경영관리나 지원부서 입장에서는 갈등 해결을 위한, 모두를 위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하지만(조직문화, 교육 등) 기본적으로 소통빌런이 있는 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다. 그들을 바꿀 수 없으므로 근본적 해결은 어렵다.

 

필요하다면 내가 직접, '나를 위해서' 이들과 맞서야 한다. 상대방이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 쉽게 공격하지 못할 것이다. 물론 맞서는 것만이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점이다. 

🏰 유형1: 자신만의 성을 쌓는 사람

파트장 이상급, 팀장 등 어느 정도 직책이 있는 사람에게서 보이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조직 내에서는 잘 소통하며 신뢰가 높은 사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타 조직과의 관계는 투쟁과 비판 모드다. 팀원들의 타 조직 소통을 모두 자신의 허락 안에 두고 사람들을 좌지우지한다. 본인과 팀원 모두 타 팀과 대립관계를 형성하며, 타 조직간의 업무 협력을 단절시킨다.

 

본인과 본인 팀의 성과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회사 전반적으로 그리고 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 이는 조직 간 소통과 연결을 무력화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타 팀을 비난하고, 방어적이며, 협력보다 대립을 우선으로 하면 단기적으로는 자신과 자신의 팀이 이기는 것 같고 나만의 성을 쌓는 것 같겠지만 결국 고립되어 조직이 무너지는 수순을 밟게 된다.

 

특히 다양한 프로젝트를 협업으로 풀어야 할 상황에 있는 조직에서 이런 행동을 보이는 이들은 그야말로 최악의 소통빌런이다. 자신만의 성을 쌓는 것은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고 고립된 성은 무너지게 되어 있다. 

🛡️ '자신만의 성을 쌓는 사람'에게 대응하는 방법

 

협업이 잘 되려면 타 부서와 업무에 대한 이야기가 잘 풀려야 한다. 또한 인간적인 친분이 어느 정도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자신의 조직이나 일에 문을 꽁꽁 걸어 잠그고 있는 사람과는 일 자체를 하기 힘들고 모든 것이 방어적인 분위기로 바뀌게 된다. 만약 내가 상대하는 사람이 이처럼 문을 걸어 잠그고 자신만의 성을 쌓는 소통빌런이라면 이런 방법을 사용해봐도 좋을 것이다.

 

1) 명확함으로 해결하라

이들이 문을 걸어 잠그고 방어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두려움'이다. 업무 때문에 큰 낭패를 겪었거나 피해를 본 경험이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패배적 트라우마 요인'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 또는 팀원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 것이 회사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 중 하나가 된 것이다.

 

이럴 때는 상대방의 두려움을 줄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는 맞선다는 의미보다 도움을 준다고 봐도 될 것 같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이전에, 두려움은 언제 생길까? '업무과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이 불분명해 잘못되면 분쟁가능성이 높아지는 경우'다.

 

때문에 이들과 업무를 할 때는 여느 때보다 명확한 업무 프로세스와 협업 프로세스, 합의사항, R&R(역할과 책임), 부정적 상황 발생 시 어떻게 해야 하는지(리스크 예상 및 관리방안) 등에 대하여 조금 더 철저히 준비하면서 어프로치 해야 한다(문서 작업, 회의록 등).

 

물론 좀 피곤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접근이 성을 쌓는 소통빌런과 나 자신 모두를 안전하게 만드는 방법이며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객관적인 과정과 결과를 만드는 좋은 방법일 수 있다.

 

2) 감정에 말려들지 마라

극도의 이기심으로 타인을 공격하고 타 팀의 성과를 무력화하려는 것은 그냥 '나쁜 인성'을 가진 사람인 것이다. 이런 경우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함께 일하면서 대화를 해 보면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 평소 악의적인 마음이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두려움이 앞서는 사람인지 말이다.

 

만약 악의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1)처럼 명확함으로 다가서되, 더욱 냉정해져야 한다, 화가 난다고 해서 나도 똑같은 사람이 되거나 똑같은 방식으로 이들을 대할 필요는 없다. '증거 자료'를 수집하면서 나의 노력을 상사 또는 인사팀에 최대한 알리면 되는 것이다.

 

다른 방법은 없다. 썩은 나무가지는 알아서 부러지고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내가 올바른 사람이고 올바른 방법으로 일 하고 있다면 알아서 주변이 당신을 보호하고 변호해줄 것이다. 최대한 그들에게 말려들지 말아라.

 

🦔 유형2: 고슴도치 소통형

공격적이지는 않지만 이들 역시 성을 쌓는 사람처럼 방어적이고 기본적으로 회피적이다. 자신의 업무를 일의 '완성'이 아니라 '그냥 하는 쪽'에 더 큰 비중을 둔다. 즉, To- be(일이 완성되어 있는 상태)가 아니라 To-do(일을 그냥 하는 것)가 목표인 것이다.

 

예를 들자면, 누군가에게 업무 메일을 보낸다 치면 기계적으로 메일을 보내는 것으로 나의 일이 끝난 것이 아니라 수신자나 협의자가 메일을 받았는지 확인하고 이후 진행에 대한 부분까지 관심과 책임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고슴도치 소통형은 업무 연결과 완성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의 'just do'에만 중심을 두며 누가 실수했는지, 어느 쪽에 책임이 있는지에 더 큰 관심이 있다(마치 온 몸에 가시를 드러내고 안으로 숨어버리는 고슴도치처럼). 조직과 일이 돌아가는 과정과 결과, 개인과 조직 모두의 성과보다는 아주 작은 나의 일 범주에서 그저 내가 다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사람인 것이다.

 

업무 중 어려움이 생기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이들은 해결보다는 '범인 색출'에 더 큰 비중을 둔다. 내가 빨리 이 문제에서 빠져나가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한다면 조직은 일이 '되게끔' 하는 조직이 아니라 '범인을 찾는 조직'이 될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이 잘 끊어지고 업무 연결성이 떨어져 사고 위험성이 점점 높아진다는 것이다.

🛡️ '고슴도치 소통형'에게 대응하는 방법

 

책임지지 않으려 하는 모습에서 '성을 쌓는 사람'과 유사한 점이 있지만 다른 점도 있다. 그것은 '최대한 일을 적게 또는 안 하면서 위험도 피하고, 가급적이면 숨으며,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보상을 받으려 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꽤나 지능적이고 불공정하고 악의적이라고 볼 수 있다.

 

매사 모든 일에 선을 긋고 공동의 역할에 대해 참여하지 않거나 책임지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며, 그러면서도 성과 이상의 보상을 받으려 하니, 주변 사람들은 너무 답답하고 심지어 업무 의욕을 잃을 수도 있다. 이런 유형과 함께 일하며 소통을 할 때는 아래와 같은 방법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들은 사람과 사람, 일과 일을 연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끊어버리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과 함께 일할 경우, 관련된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이어주고 일을 공유해야 한다. 메일이나 회의 등 공식적인 협업 자리나 소통을 해야 할 상황이 오면 나의 상사와 상대방의 상사를 함께하게 하는 것도 좋다.

 

물론 너무 과도하게 상사에게 메일 참조를 하거나 회의 참석 요청을 하라는 말은 아니다. 본질은 1)고슴도치 빌런이 얼마나 소통을 잘 끊어버리는 사람이고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인지, 얼마나 열심히 일하지 않고 함께 일하기 힘든 사람인지 상사들이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아무래도 직접적으로 업무 인볼브가 되면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2)직속 상사를 업무소통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그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자는 것이다. 본래 자신이 하는 일에 직접적으로 상사가 함께하게 되면 책임의식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슴도치 같은 소통을 한다면 그의 상사에게 나의 상사가 공식적인 이의제기를 할 수도 있고(상사들이 함께 있었으므로 상황을 잘 인지할 수 있는 상황)그럼으로써 소통빌런은 그의 직속 상사에게 경고나 객관적인 평가를 받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의외로 본인 부하 직원이 저지르는 전횡, 부정, 조직에서 일으키는 숨어 있는 문제들을 직속 상사가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냥 지나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통해 자연적으로 소통빌런을 드러내는 것도 이들과 정당하게 맞서는 길이다. 요약하자면, 혼자 해결하지 말고 나와 그의 상사를 가능한 한 일과 소통에 함께 태우자는 것이다.

 

🦇 유형3: 에너지 뱀파이어형

일을 하다 보면 지속적으로 자신의 고통을 주변에 알리려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 "힘들다, 미치겠다, 어렵다" "누구 때문에 문제다" "나만 힘든 상황이다" "안될 것 같다" 등등 이들은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하기 보다 타인의 관심과 도움을 바란다. 이들은 이런 말과 행동을 함으로써 누군가의 도움과 관심, 그리고 편의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결국 조직에 두려움과 부정적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이들과의 소통은 업무적이든 개인적이든 에너지를 부정적으로 소모하는 형국이 된다. 이들이 악의적 의도가 없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어려움과 고통을 주변에 알리는 행위 자체가 그것을 이용하여 자신을 보호하려는 피해의식이며 누군가는 그 피해의식에 희생자가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에너지 뱀파이어형'에게 대응하는 방법

 

사실 이들이 소통빌런 중 가장 대응 난이도가 높다. 그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피해를 주면서, 공적인 부분에서 이득을 얻으려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개인적인 어려움과 힘듦, 고통스러움에 대한 부정적 에너지를 끊임없이, 기회가 될 때마다 방사하는 사람이다.

 

"나는 이렇게 힘들고 피해를 보면서도 당신들을 위해, 회사를 위해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니 특별대우해 주세요!"라고 끊임없이, 기회만 되면 무언의 메시지를 보낸다.

 

동료, 후배, 심지어 상사도 이들에게 가스라이팅 당한다. 왜 그럴까? 이들이 평소에 보여 주었던 피해자 코스프레는 사람들을 이성적으로, 공정하게 판단하지 못하게 하면서 죄책감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결국 본인이 바라는 대로 사람들을 조정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패배감이나 죄책감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들이 사람들을 가스라이팅하는 방법 중 하나는 이런 것이다. "내가 이런 말도 못 하니?", "넌 이런 것도 이해 못 해줘?", "실망이다", "넌 이해 해 줄줄 알았어".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서 무너진다. 뭔가 내가 잘못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생각하고 대응해야 한다.

 

누구에게나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나의 기준이다. 그리고 누구나 자신만의 선이 있다. 상대방이 아무리 나에게 죄책감이 드는 말을 하고 부정적인 말을 해도 다음과 같이 명확하게 답해야 한다. "당신의 기준과 나의 기준이 다르며, 내가 동료 등 타인을 위로하거나 도움을 주는 것에는 나만의 선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건 너의 판단이 아니라 나의 판단으로 이뤄진다," 가령 '이런 것도 이해 못해? 실망이야' 라는 말에 나라면 이렇게 얘기하겠다.

 

"내가 이런 부분을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사람인가? 그걸 왜 당신이 정하나? 내 기준과 생각을 왜 당신이 정하나? 친분이 있으면 당신이 말하는 것은 무조건 다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나? 이해와 공감의 정도, 그리고 결정권은 당신에게 있지 않다."

 

공감은 호의적으로 내가 가능할 때, 나의 방법으로 하는 것이다. 물론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의미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다. 하지만 소통빌런이라는 판단이 되면 오히려 무조건적인 공감보다 '더 이상 내가 당신의 푸념을 들을 에너지가 없다'라는 것을 명확히 밝혀줘야 한다. 물론 개인마다 관계마다 화법의 정도는 다를 수 있겠지만 가급적이면 명확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내 경우 인사팀장이었을 때 자신의 억울함을 자주 피력하는 동료 팀장이 있었다. 항상 힘들고 핍박당하고 상사가 자신을 불공정하게 대한다는 이야기, 그래서 이번 연봉협상에서는 좀 더 많은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가하려는 것 같았다. 몇 번은 들어줄 수 있었지만 더 이상 들어줄 수 없다는 판단을 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나에게 그만 말했으면 좋겠다. 내 역할 중 하나로 직원 면담도 있지만 '감정 쓰레기통'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당신은 지금 나에게 감정쓰레기를 버리고 있다. 적어도 상대방인 내가 느끼기엔 그렇다. 그리고 난 심리 상담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면 많이 들어줬고, 내 역할을 넘어선 것 같다. 더는 힘들 것 같다. 본인이 잘 해결하기 바란다."

이렇게 단호하게 말하자, 더 이상 나를 압박하지 못했다. 에너지 뱀파이어는 대부분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인지하든 그렇지 못하든 타인의 에너지를 최대한 뽑아내어 나를 위해 쓰는 사람이다.

 

그러니 그런 사람을 주변에 두지 않는 것이(원천봉쇄) 가장 좋은 것이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명확하게 말하는 것만이 가장 좋은 대응법이다. 물론 관계에 따라 좀 곤란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화법을 부드럽게 하더라도 메시지는 명확해야 한다.

당하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자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소통빌런을 정의했고(악의적인 태도로 무장한 조직 파괴자) 그 특징(악의적인 태도)에 대해서 세 가지로 정리했다. 일반적으로 소통이 안 되는 사람과 소통빌런과의 차이점은 우월의식, 성취 이기주의, 감정적 무절제 세 가지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참고할 수 있는 소통빌런의 세 가지 유형과 이에 대한 각각의 대응법에 대해서도 알아봤다(자신의 성을 쌓는 사람들, 고슴도치 소통형, 에너지 뱀파이어). 이 아티클에서 다루는 소통빌런은 업무 방식이나 소통 역량이 아니라 인성에 문제를 가진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주장하는 핵심은 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라는 뜻이다(내가 일방적으로 당하고 희생당할 필요는 없다는 것).

 

마지막으로 이 주제에 대한 나의 정의나 구분 방법, 그리고 이들과 맞서서 이기기 위한 원칙과 방법들은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더 나은 방법이나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실제로 시도하고 경험해본 내용을 다뤘다.

 

나는 소통빌런과의 갈등 속에서 실제로 변화를 일으키기도 했고, 앞서 다룬 방법들로 꽤 괜찮은 성과도 올린 적도 있다. 소통빌런 문제에 있어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분들께 나의 경험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바쁘다면 이거라도!

  • 소통빌런은 '악의적인 태도로 무장한 조직 파괴자'로, 자신에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생각함
  • 우월의식: 자신이 다른 구성원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며, 행동에서 드러남
  • 성취 이기주의: 조직이 자신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위해 주변을 이용함
  • 감정적 무절제: 타인과의 타협과 공존보다 내 감정을 분출하는 것이 먼저임
  •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하지 말고 맞서야 한다는 것' - 대응의 기본 원칙
  • 명확함으로 해결: 업무 프로세스와 R&R 등으로 두려움을 줄여줌
  • 감정에 말려들지 마라: 똑같이 대응하지 말고, 증거를 수집하며 상사나 인사팀에 알리자
  • 혼자 해결하지 말고 나와 그의 상사를 가능한 한 일과 소통에 함께 태우자
  • 누구에게나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나의 기준. 내 선에 맞게 명확하게 답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