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년생일 때는 시키는 것만 해내기도 벅차죠. 그래서 어떤 경력을 쌓고 있는지조차 스스로 모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5년,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나의 전문성에 대한 물음표를 지우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왜 내 경력은 하나로 설명하기 애매하게, 흩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질까요? 어떻게 하면, 조각난 내 경력을 연결할 수 있을까요?
기록하지 않으면, 흩어진 경력 조각을 연결할 수 없다
너무나 뻔한 이야기지만, 기록하지 않으면 내가 어떤 능력을 갖췄는지, 또 어떤 일을 해왔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AI도 수많은 데이터가 있어야 우리에게 답을 줄 수 있듯이, 내 경력을 증명하려면 결국 어딘가에는 기록되어 있어야 해요. 즉, 기록하지 않으면 내 경력은 어딘가에 뿔뿔이 흩어져 있게 됩니다.
수많은 기록 방법이 있지만, 저는 노션을 활용한 경력 조각 연결 키트 템플릿을 통해 흩어진 경력을 연결해보고, 분석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저의 갈 길을 찾기도 하고, 만들어가기도 하죠.
가장 먼저 생각해봐야 할 건, 내 집을 어떻게 꾸밀 지예요. 미니멀하게 살지, 맥시멀하게 살지. 화이트 톤으로 갈지, 컬러풀하게 꾸밀지. 디자인을 강조할지, 실용성을 추구할지 등 어떤 취향의 집에 살고 싶은지를 먼저 결정해야겠죠.
경력이라는 공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공을 살려 한 분야의 경험만 기록할지, 혹은 내 삶의 모든 궤적을 담아볼지. 작은 기업에서부터 천천히 경력을 쌓을지, 어떻게든 대기업에서 시작해볼지 등을 결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취향'을 선택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스스로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내가 뭘 원하는지 스스로도 잘 모를 때가 많잖아요. 그럴 땐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서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집이든 직장이든, 첫 결정은 우리의 선택대로, 우리의 바람대로 잘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말이에요.
집을 새로 짓지 않는 한, 집의 구조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기 마련이에요. 그 구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배치되는 가구나 물건은 각양각색으로 달라질 수 있어요.
경력 공간을 디자인하는 일도 마찬가지예요. 업종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부서와 직무가 정해져 있고, 그 구조를 바꾸긴 쉽지 않지요. 하지만 마케팅이나 브랜딩이라는 구조 안에 어떤 능력을 어떻게 배치할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요.
다만, 능력을 배치하기에 앞서 어떤 능력들이 있는지 먼저 리스트업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모두가 갖고 있는 마케팅 능력 말고도, '신조어 제조 능력'이나 '트렌드 탐지 능력'처럼 나만의 독특한 능력까지 빠짐없이 적어보세요. 이런 능력들은 나만의 고유성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꼭 정해진 공간에 능력을 끼워 넣기보다는 나만의 공간으로 재설계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거실엔 소파, 주방엔 식탁이 정답이라는 법은 없잖아요.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소파를 방에 둘 수도 있고, 거실에 큰 식탁과 책장을 둘 수도 있듯이요. 우리의 능력도 마찬가지예요. 마케팅에 쓰는 능력 따로, 연구개발에 쓰는 능력 따로 구분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결국, 어디에 어떤 능력을 배치할지 결정하려면 나중에 어떤 걸 분석하고 싶은지, 무엇을 더 알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질문하다 보면, 하나씩 발견해 갈 수 있을 거예요.
추억을 위해 일부러 보관하는 물건이 아니라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불필요한 물건은 덜어내고, 필요한 물건은 위치를 제대로 정해두었다면, 이제는 물건을 못 찾는 쪽이 더 어려워지겠죠. 우리의 경력 또한 계획된 곳에 제대로 기입되어 있다면, 활용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그렇다면, 수납된 나의 경력을 '사용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경력이 얼마 쌓이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나를 알아가고 분석하는 도구가 될 수 있어요. 연차가 쌓이면 커리어를 유지할지, 혹은 경로를 바꿀지 판단하는 밑바탕이 되기도 하고요.
만약 당장 이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정리된 경력 데이터는 순식간에 이력서나 포트폴리오로 재탄생할 수도 있습니다. 즉, 수납만 잘 되어 있다면 꺼내어 쓰는 것은 일도 아니죠.
하지만 수납된 위치가 적절하지 않다면, 원하는 경력을 찾거나 분석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럴 땐 위치를 재정비해야 해요. 이 또한 실제로 사용해봐야만 알 수 있는 부분이지요.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기면 차곡차곡 수납하고, 더 이상 보관할 의미가 없는 과거의 경력은 삭제하거나 수정하거나, 아카이빙하는 식으로 관리해 보세요. 그렇게 조금씩 정리해 나가다 보면, 나만의 경력 공간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더욱 확장될 수 있을 거예요.
꾸준히 쌓아온 능력이나 역할, 사용했던 툴과 플랫폼 등도 키워드로 구분해두어, 각 항목의 비율을 직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어요.
수치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내 경력의 모습이 그래프라는 형태로 드러납니다.
둘째, 색깔로 강점을 드러낼 수 있어요
단순히 텍스트로 나열된 것보다, 의미를 담은 일관된 색깔은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우리의 뇌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수많은 데이터를 좀 더 단순화해 해석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시각적 자극을 통해 나만의 강점을 한데 모으고, 커리어의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9) 프로젝트 데이터 연결 분석' 목차에서는 각 업무를 구분해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그룹화해 두었습니다.
자체평가, 요구되는 능력, 자주 사용했던 툴 등을 기준으로 비교 분석하면서, 흩어져 있던 경력들을 하나씩 연결해 봅시다.
셋째, 경력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어요
단순히 나의 감정과 생각만으로 미래의 목표를 설정한다면, 무모한 도전에 그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록된 성과를 바탕으로, 특별히 잘했던 프로젝트와 그렇지 못했던 프로젝트를 찾아 분석하고 스토리텔링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과거의 데이터를 통해 미래를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게 됩니다.
'(10) 특별히 잘하거나 못했던 프로젝트를 찾을 때' 목차에서는 경력이 '잘한 성과' 기준으로 구분되어 있어요.
어떤 역할로, 얼마나 기여했을 때 어떤 성과가 나왔는지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의 '보기 방식'을 원하는 형태로 추가해, 내 입맛에 맞는 분석 형태를 얼마든지 추가 생성할 수 있어요.
잘 쌓인 경력의 데이터는 지금까지 내가 원하던 길을 걸어온 게 맞는지, 아니면 이제라도 방향을 돌려야 하는지에 대한 고찰에 도움이 될 거예요. 이런 데이터는 나만의 포트폴리오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이력서, 혹은 나를 증명하는 플랫폼이나 홈페이지 등으로도 손쉽게 탈바꿈시킬 수 있기 때문이에요.
자연스럽게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쌓인 경력'이 곧 '실력 있음'을 뜻하진 않습니다. 단순히 '경력'이라는 글자가 아닌, 진짜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순간은 인생을 살면서 반드시 마주하게 되지요.
그 순간 당황하지 않으려면, 지금 내가 맡은 프로젝트에 집중해 잘 끝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하나하나가 또 하나의 내 공간을 채우고, 대체되기 어려운 나만의 고유성을 만들기 때문이에요. 커리어를 그려내고 싶은 대로 살지 않으면, 커리어가 그려지는 대로 살아가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마야 안젤루 작가의 말 중 이런 문장이 떠오릅니다.
성공은 당신 자신을 좋아하고, 당신이 하는 일과 그 일을 하는 방식을 좋아하는 것이다.
나 자신을 좋아하고, 내가 하는 일과 그 방식을 좋아하기 위해 오늘도 묵묵히 각자의 프로젝트를 담담히 수행하고 있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 노션 템플릿 이용 방법 📝
템플릿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개인 노션 계정이 필요합니다. 계정이 없으신 분은 노션 홈페이지에서 먼저 계정을 만들어 주세요.
저 작년에 휴가지에서 노트북 폈어요. 🥲 모처럼 떠났는데 슬랙 확인하고, 메일 답장하고... 결국 "나 왜 여기 왔지?" 싶더라고요. 올해는 그러지 말자 싶어서 제가 직접 팔 걷어 붙였습니다. 6월 한 달, 반복 업무 싹 날리고 진짜 휴가 보내드릴 '얼리썸머 패키지'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