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야근, 가볍게 생각하지 마세요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감당 안 되는 업무량을 어떻게 조정할지 모르겠는 주니어 또는
  • 무능해 보이기 싫거나 내 생산성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직장인을 위한
  • 내 시간을 모아서 한눈에 보여주는 리소스 테이블 🎁+템플릿 증정🎁

저자 이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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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 오늘 야근해"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하시는 분 있으신가요?

주니어 시절에는 야근을 한다는 것 자체로 이 사회의 구성원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몸은 힘들어도 마음 한 구석에는 왠지 모를 뿌듯함과 즐거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게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습관처럼 반복되고,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면 그땐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저도 처음엔 '조금만 버티자', '이번만 넘기면 돼' 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일은 줄지 않았고, 밤을 새는 날은 더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어요. 내가 바꾸려고 하지 않는데 일이 저절로 줄어들 리 없다는 것을요. 그리고 자문해봤어요. 내가 정말 못해서 이런 걸까? 혹은 애초에 감당하기 어려운 양이 아니었을까?

 

야근이 일상이 되고 아무리 해도 일이 줄지 않는다면, 이는 내가 일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워닝 사인 (Warning Sign)'입니다. 이럴 땐 따로 시간을 내어 내 리소스 운영과 생산성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어요.

 

내 통제 범위를 벗어난 업무량은 일에 대한 전반적인 의욕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삶의 밸런스도 무너뜨립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십중팔구 번아웃으로 이어지죠. 그러니 오래오래 건강하게 일하기 위해라도 의식적으로 이 흐름을 끊어내셔야 합니다.

 

"이제 야근 안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사수나 리더에게 가서 일이 많다고 투정을 부리라는 뜻이 아닙니다. 나를 보호하면서도 리더와 제대로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저는 '리소스 테이블'이라는 간단한 도구를 통해 일을 줄이면서도 '일잘러'로 인정받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방법을 소개해보려 해요.

왜 나는 일이 많다고 말하지 못할까?

우리는 왜 "일이 많으니 줄여 달라" 말하기 어려울까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 하나는, 상사에게 일하기 싫어하고 근성이 부족한 직원으로 비춰질 것이 두렵기 때문이고
  • 둘째는, 나의 생산성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판단이 잘 서지 않을뿐더러, 이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도 없기 때문입니다.

연차가 쌓일수록 업무를 수행하는 데 드는 작업량에 대한 판단이 명확해집니다. 이 정도 일이면 하루가 걸리겠다, 일주일이 걸리겠다, 한 달이 걸리겠다 가늠할 수 있고 이 예측이 꽤 정확히 들어맞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일의 납기일(due date)과 진행 프로세스를 구조화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생기고 자신의 일을 주체적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차가 낮을수록 내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량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릅니다. 설사 알고 있더라도 '이 정도밖에 못하는' 인상을 주기 싫어서 우선은 "할 수 있습니다, 해보겠습니다" 하며 일을 받아옵니다. 상사가 준 일인데 거절할 명분도 없고, 언뜻 보면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일하기 싫어한다는 인상을 남기지 않을까 조심스럽고요.

 

그렇게 문득 정신 차려 보면 일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습니다. 선배나 사수를 보면 척척 잘 해내는데 자꾸만 로드가 걸리는 스스로가 답답할 거예요. 아직 일을 잘 못하고, 손이 느린 '나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제일 쉽고 빠른 길인 셈이죠.

 

그런데 이 지점에서 상사 역시 억울한 면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항상 일이 많아 보이는 이 직원이 대체 뭘 하느라 왜 바쁜지 명확히 알기가 어렵습니다. 역할과 역량에 맞게 일을 준 것 같은데, 이미 일 처리가 능숙한 프로 직장인의 시각에서 주니어가 어떤 업무에 얼마나 리소스를 쏟고, 병목을 겪고 있는지 하나하나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상사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잘 모르고 있던 내 리소스의 행방을 일목요연하게 분석하고, 정리하고, 파악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합니다.

실무자의 리소스 테이블, 이렇게 만든다

위와 같은 고민이 있는 분들에게 저는 '리소스 테이블'을 작성해 보시기를 적극 추천합니다. 리소스 테이블이란, 현재 내가 수행하고 있는 모든 업무를 리스팅하고, 각 업무별 실 소요 시간(=리소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표입니다. 아래는 제가 실제로 실무에서 사용했던 리소스 테이블을 가공한 것입니다.

©이재인

업무 분야나 형태에 알맞게 자유롭게 작성하시면 되는데요, 제 작성 기준과 방식은 다음과 같아요.

©이재인

✔️ 업무 유형 구분

  • 정기적으로 반복되는 '고정 업무'와 비정기적으로 발생하는 '단발성 업무'로 나눠보세요.
  • 예: 고정 업무 = 주간 회의, 정기 리포트 / 비정기 업무 = 캠페인 기획, 보고서 작성

✔️ 백업 필요 여부

  • 내가 자리를 비워도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동료가 있는지,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인지 여부를 체크합니다.
  • 사수 혹은 리더에게 내 리소스 분배를 누구와 어떻게 나눌 수 있는지 힌트를 주기 위해 기재합니다.

✔️ 업무 주기 구분

  • 각 업무가 'daily', 'weekly', 'monthly' 중 어느 주기로 반복되는지 판단합니다.
  • 예: 팀 미팅(weekly), 콘텐츠 피드 운영(daily)
©이재인

✔️ 비정기 업무 예측

  • 비정기 업무는 이전 히스토리를 기반으로 어느 정도 리소스를 필요로 하는지 추정합니다.
  • 혹은 예정된 전사 프로젝트가 있다면, 대략적인 예상 리소스를 미리 기입해 두세요.

✔️ 월간 총 시간 계산

  • 각 업무별로 월간 총 시간을 계산할 때는 해당 업무의 주기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세요.
  • 예: daily 1h x 5일 x 4주 = 20시간, weekly 1.5h × 4주 = 6시간

✔️ 협업 인원/팀

  • 함께 업무를 수행하는 주요 팀과 협업자를 기재해 주세요.
  • 협업 단위를 보면 해당 업무의 규모와 난이도, 업무 배경과 목적까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 Comment

  • 업무 소요 시간 대비 늘어나거나 줄어들 수 있는 조건(condition)이 있다면 기재해주세요. 그 외에도 리소스 분배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자유롭게 적어주시면 돼요.
  • 예를 들어, 정기 회의록을 작성할 때 데이터 추출 오류가 자주 발생해서 기재한 1시간보다 더 오래 리소스를 쓰는 경우가 많다면, 참고할 수 있도록 적어주세요.

✔️ 월간 총 소요시간과 비중

  • 전체 업무의 월간 총 시간을 더하여 월간 총 소요시간을 계산합니다.
  • 한 달 기준 정규 업무 시간(예: 160시간) 중 얼마나 리소스를 사용하고 있는지 비율로 확인해 보세요.

📌 Tip. 시간을 기입할 때 참고하세요!

 

✅ 회의 시간을 기입할 때

  • 본 회의 시간 외에도 준비 및 후속 정리 시간을 포함해 작성하세요.
  • 예: 회의 1시간 + 회의록 작성 15분 + 후속 정리 15분 = 총 1.5시간

 

✅ 시간 단위 산정이 애매할 때

  • 비정기적인 업무나 '메일 작성', '파트너사와의 전화' 등 업무 시간 산정이 애매한 일이 있습니다. 주 단위 30분 이상 쓰고 있다면, 이는 '덩어리'가 있는 일이므로 작성해 주세요.
  • 기준을 세워 두겠다는 마음으로 작성하시되 편차가 큰 경우 최소~최대 소요 시간을 Comment 란에 함께 적어주시면 좋아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제 경험상 정규 업무 대비 실 업무 비중이 85% 수준일 때 업무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았고, 체력적으로도 '지속 가능하겠다' 하는 체감이 있었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급건을 처리해야 할 때도 많고, 집중력의 한계나 업무 전환에 드는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정규 업무 시간 대비 실 소요 시간은 반드시 여유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 리소스 테이블을 만들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중요한 사항이 있는데요, 바로 거짓말하지 않고 투명하게 작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소요 시간 대비 많이 쓰거나 혹은 적게 기재한다면 이 표를 만드는 의미가 없습니다.

 

A 업무에는 1시간 정도 쓰인다고 전해 들었지만, 막상 업무를 해 보니 나는 2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민망함을 내려놓고 2시간으로 정직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더 과장되게 혹은 더 적어보이게 쓰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고, 솔직히 작성해 보세요. 그래야 내 리소스 현황을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리소스 테이블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법

1) 내가 쓰는 리소스, '자기 점검' 하기

자, 이렇게 리소스 테이블을 완성했다면, 설득의 도구로 활용하기 전 먼저 '자기 점검'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이 테이블을 완성하고 나면 내 눈에도 의아한 지점이 보일 거예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시간이 드는 업무가 있고, 중요한 일임에도 시간을 충분히 쓰지 못하고 있는 일이 있었음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업무의 중요도에 비해 리소스가 많거나 적게 들어가 있는 영역을 찾은 후 이상적인 그림은 무엇인지(어떤 업무에 얼마나 시간을 더 써야 하고, 어떤 업무에 시간을 덜 써야 하는지) 구상해 보세요. 내 리소스가 잘 쓰이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 스스로 리뷰해 봅니다.

 

2) 리더와 함께, 내 리소스 사용에 대한 기대치 맞추기

그 후 내 업무 결정권을 가진 리더 혹은 상위자와 면담을 통해 자가 진단한 부분에 대해 논의합니다. 리소스 테이블을 함께 보며, 리더가 생각한 나의 기대 역할과 기여 수준에 맞게 리소스가 올바로 사용되고 있는지 핏을 맞추는 시간입니다.

 

이때 여러분은 "저 일이 많아요"라고 말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대신 면담 시간을 이렇게 활용해 보세요. 

① 현재 리소스 현황 전달하기

💁‍♀️ "제가 하고 있는 업무를 정리해본 결과, 제 업무 리소스는 콘텐츠 제작(40%), 캠페인 운영(30%), 내부 협업(20%)에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② 업무 중요도에 따른 자가 판단 공유하기

💁‍♀️ "개인적으로는 캠페인 운영이 가장 중요한 업무라고 생각하는데, 콘텐츠 제작과 내부 협업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들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③ 리더의 기대치 확인하기

💁‍♀️ "제 리소스를 잘 사용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고 싶습니다. 팀장님께서 기대하시는 대로 제가 리소스를 잘 분배해서 사용하고 있는지 한번 봐주실 수 있나요?"

 

④ 조정이 필요한 경우 구체적 제안하기

💁‍♀️ "팀장님께서도 캠페인 운영이 더 중요하다고 보시는군요. 제 업무 중에서 콘텐츠 제작 리소스를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줄일 수 있을 것 같은데 팀장님께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⑤ 태도: 책임감 + 유연성 강조하기

💁‍♀️ "저는 저희 팀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제 리소스를 집중하여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싶습니다."

만약 중요하지 않은 일에 과한 리소스가 투여되고 있는 게 상호 동의가 되었다면 '이제 리더가 알았으니 언젠가 해결해 주겠구나' 하고 넘어가지 말고 그 시간을 십분 활용하여,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해야 합니다.

 

특히 ③번, ④번처럼 리더와 업무 기대치를 확인하고, 조정하는 과정에서 업무 구조 혹은 담당자를 바꾸는 것은 주니어 권한 밖의 일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사 결정권자가 개입하여 흐름을 바꿀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해결을 요청하고, 도움을 구해보세요.

 

지금까지 살펴본 리소스 점검과 조율 방법을 직접 적용해볼 수 있도록 〈리소스 테이블 템플릿〉을 부록으로 담았습니다. "일이 너무 많아요" 대신, 지금 내 리소스를 가장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도구로 활용해 보세요.

📝 템플릿 이용 방법 📝

  • 👉 리소스 테이블 템플릿 👈
  • [파일]-[사본 만들기]를 클릭하여 사본을 생성하시거나 내용을 복사하여 개인 문서에 붙여 넣어 사용해 주세요.
  • 수정 권한은 공유해 드리지 않습니다. 임의로 수정하실 경우 다른 분들이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수정 액세스 요청' 하셔도 공유할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내 리소스는 내가 관리해야 한다

내가 어떤 업무를 어느 정도로 수행하고 있는지 가시적으로 보여주며 커뮤니케이션 하면, '일이 너무 많아서 힘들어요'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효과적으로 리소스를 재분배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에도 '프로페셔널하고 일에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구나' 하는 인상이 들지 않나요? 내가 수행해야 하는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적극적인 행동이기 때문이에요. 이 과정을 통해 나부터 내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고 의견을 내며 내 일의 주인이 되는 과정에 들어설 수 있습니다.

 

매일 할 수 있는 일의 양은 정해져 있고 이 생산성은 정말이지 귀한 자산입니다. 당연하게, 쉽게 소비되지 않도록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내 리소스를 장악하고,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일에 대한 통제권, 자기 결정권, 자기 효능감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누군가 도와주길 바라지 말고 적극적으로 용기 내어 상황을 바꿔 보세요.

 

직급이 높아질수록 업무 분배를 잘하는 것은 더욱 중요해지는데요, 중간 관리자의 필수 덕목이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인 만큼 주니어 때부터 이를 훈련하면 훗날 더 성장했을 때도 도움이 될 거예요. 이제부터는 "저 너무 바빠요, 저는 맨날 야근해요"라고 말하지 말고 더 젠틀하고 설득력 있게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잘러 직장인이 되기 바랍니다!

👀 바쁘다면 이거라도!

  • 리소스 테이블: 현재 내가 수행하고 있는 모든 업무를 리스팅하고, 각 업무별 실 소요 시간(=리소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표
  • 작성 시 유의사항: 더 과장되게 혹은 더 적어보이게 쓰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고, 솔직히 작성
  • 정규 업무 대비 실 업무 비중이 85% 수준일 때 업무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고, 체력적으로도 지속 가능
  • 업무의 중요도에 비해 리소스가 많거나 적게 들어가 있는 영역을 찾은 후 앞으로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 스스로 리뷰
  • 리더가 생각한 나의 기대 역할과 기여 수준에 맞게 리소스가 올바로 사용되고 있는지 핏 맞추기
  • 의사 결정권자가 개입하여 흐름을 바꿀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해결을 요청
  • 내가 내 리소스를 장악하고, 컨트롤하는 과정에서 일에 대한 통제권, 자기 결정권, 자기 효능감을 갖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