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포맷(Next Format),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커버 이미지 출처: ©tvN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이번 생은 망했어', '금수저' 등 대중의 욕구는 어떻게 드라마가 되었나?
  • OTT, AI, 숏폼, 웹툰·웹소설… K-드라마 및 콘텐츠의 미래에 대한 관점
  • 현재 K-드라마가 마주한 기회와 위기, 그리고 건전한 성장 방향

* 본 아티클은 미디어오늘의 컨퍼런스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 2024〉 중 일부를 퍼블리의 시선으로 발췌해 큐레이션한 것입니다.

✍️ Editor's Comment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는 미디어오늘이 2015년부터 주최하는 컨퍼런스로, 언론과 미디어 업계 종사자들이 변화와 도전에 대해 인사이트를 나누는 컨퍼런스입니다. 올해 컨퍼런스의 주제는 'AI와 스토리테크, 새로운 미디어의 도래' 였는데요. AI로 인해 변화하는 미디어의 모습과 이에 대한 다양한 도전과 성과를 공유한 연사분들의 강연 중 일부를 발췌했어요. 미디어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퍼블리 독자분들에게 AI와 미디어의 관계를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팬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김지연이라고 합니다. 최근 드라마 위기설이 계속 대두되고 있는데요. 제가 지난 4~5년 동안 드라마를 기획·제작하고 방송을 하면서 느꼈던 지점들을 이야기에 담아보려고 합니다.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 2024

드라마 산업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 시청자도 분석해 보고,
  • 기획하는 단계에서 어떤 것들을 참고하는지,
  • 앞으로 드라마의 산업이 어떻게 변할지,
  • 우리는 어떤 것들을 고민해야 할지를

지금부터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회빙환, 즉 회귀·빙의·환생은 최근 웹소설이나 웹툰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토리 요소입니다. 회빙환이 드라마에 스며드는 과정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앞으로 드라마가 갈 방향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이 회빙환이라는 소재는 사람들의 스토리 욕구를 충족하는 요소입니다. 몇 년 전에 유행했던 말이 있죠. 저는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다시 태어나야 한다)' 아니면 '금수저' 이런 유행어들이 사실 스토리의 욕구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흔히 말하는 구술문화처럼 트위터 등을 통해 젊은 세대들을 대변하는 말이 되었죠.

 

이러한 정서를 대변해 주기 위해 과거로 회귀하거나 다시 태어나거나 아예 다른 사람이 되는 그 '리셋의 욕망'이 현대사회에 강하게 뿌리 내려 스토리로 진화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욕망이 스토리에 있어 시간의 틀을 무너뜨려 주고, 확장을 불러오고, 다양한 시대상들과 세계관을 보여줄 수 있게끔 우리의 지평을 넓혀주는 계기가 되었죠.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 2024

웹소설이나 웹툰 같은 경우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다양한 이야기까지 접목시켜 시대와 지역 등 아예 세계관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시청자가 판타지적인 요소에 거부감을 느껴왔던 과거와 달리, 기술의 발달과 다양한 국가의 드라마 시청으로 인해 거부감도 덜해졌고 현재 웬만한 드라마들이 대부분 판타지적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드라마가 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원작의 종류가 굉장히 많아졌고요. 여러 성공 사례가 등장하면서 웹툰, 웹소설을 원작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욱 활발해졌습니다. 자연스럽게 드라마 시장에 웹툰이나 웹소설 원작 트렌드의 흐름을 따라갈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된것이죠.

 

제가 어제 이 컨퍼런스에서 AI의 발달이 스토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인사이트를 많이 얻었습니다. 거기서 계속 언급되었던 이야기가 "미디어는 점차 개인화되고, 개별화될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거실보다는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고, 점점 더 퍼스널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저희가 갖고 있는 문화 콘텐츠라고 하는 것도 점차 더 퍼스널해지는 과정을 거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콘텐츠 홍수의 시대에 내가 원하는 것들을 찾기 위한 키워드들이 굉장히 중요해졌습니다. 소비자의 취향은 점점 더 확고해질 겁니다. 알고리즘 추천에 의해서 고립되고, 더 마니아적인 형태로 발전할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기획 단계에 이런 키워드들을 자주 수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남사친, 혐관, 피폐물, 후회남, 다정남 이런 키워드들이 최근에 웹소설에서 유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들이 드라마 시장에 들어올지, 지금 드라마 시장에서 전해지고 있는 대본들에 이런 포인트들이 들어가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드라마 <엄마친구아들>이 '남사친' 키워드의 유형으로 등장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