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는 쌓이는데 리더가 아닌 것에 대하여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아직 리더가 아니지만 리더가 되거나 이직을 할 시니어를 위한
- 경력이 높은 팀원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팀에 기여하는 방법과
- 가능한 포지션에 대한 정보: 팀 매니저, 디렉터, 실무자(스페셜리스트)
저자 HYO
우아한형제들 마케팅 디자이너. 같은 회사에서 13년째 디자이너로 일하고있는 직장인 > 프로필 더 보기
"누나 10년 넘게 일했어? 그럼 누나 지금 부장이야? 팀장인가?"
지난 명절, 엄마 아들(a.k.a 남동생)이 제 연차를 듣고 물었던 질문입니다. 이 질문을 들었을 때 저는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요즘 직장에서는 연차에 따라 직급이 올라가거나 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현재 어느 정도 연차가 차면 승진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곳에서 일하는 남동생은 답변을 듣고 고개를 갸웃하면서 넘겼죠.
저는 2024년 9월 기준으로 직장 생활이 13년 차입니다. 운좋게도 대학교 졸업 전에 현재 직장에 들어와서 정말 오래도록 한결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10년 차가 되던 날 나에 대한 선물로 아이패드를 구매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그 이후로 3년이 흘렀네요.
그동안 제가 하는 업무와 역량은 계속 바뀌었지만 하나 바뀌지 않는 것이 있어요. 저는 한 조직의 일원일 뿐 공식적으로 조직의 리더를 맡은 적이 없습니다. 아주 잠깐, 파트장 직책을 맡은 적이 있지만 공식 직책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파트장을 맡았을 시기의 전후로 저는 굉장히 초조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 조직장도 못 해보는 걸까? 이렇게 회사를 나가게 된다면 다른 회사에서는 시니어가 리더도 안 해봤다고 낮춰 보는 건 아닐까 등등…
결론부터 말하자면, 초조한 것은 당연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습니다. 위의 고민은 시니어라면 누구나 겪는 고민일 거예요. 내 경력 정도의 직장인에게 대다수의 회사는 당연히 리더의 역할을 요구할 테니까요.
하지만 공식적으로 리더를 달 필요까지는 없어요. (아니, 생각보다 리더의 직책을 다는 것이 어렵다고 얘기하는 것이 맞을 거예요. 내가 리더를 하고 싶다고 회사가 리더 자리를 떡하니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그러나 누군가를 이끄는 데 필요한 역량은 갖춰야 합니다. 공식 조직장이 아니어도, 시니어에게는 주니어나 중니어를 이끄는 역할이 주어집니다. 어떻게 보면 리더인 듯 리더 아닌 역할을 한다고 볼 수도 있겠죠.
주니어-중니어-시니어의 차이
직장인은 경력별로 주니어-중니어(주니어와 시니어의 중간 단계)-시니어로 나뉩니다. 어느 직군이냐에 따라서 디테일한 역량들은 차이가 있겠지만, 위의 3단계의 경력 단계마다 요구하는 능력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그 중에 가장 고연차에 속하는 시니어에게 원하는 역량을 제 경험을 토대로 몇 가지 뽑자면 아래 4가지가 있습니다.
1. 프로젝트 리딩 능력
시니어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다른 연차에 비해 크고 작은 업무의 경험이 많다는 거예요. 그 말인즉, 다소 어려운 업무라도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방법을 잘 찾아서 일을 수행할 수 있다는 얘기죠. 이 강점을 토대로 시니어는 프로젝트의 메인 관리자가 되어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업무 수행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이 때문에 회사에서는 대부분 시니어 경력자에게 프로젝트를 리드할 수 있는 역량을 기대합니다. 이 업무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 것. 이 강점을 발휘해서 일을 리드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팔로우십과 리더십
리더십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팔로우십은 '왜?'라고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팔로우십은 시키는 대로 하는 팔로우십이 아니라, 리더가 제시한 목표에 맞춰서 일을 만들고 수행하는 팔로우십을 얘기합니다.
주니어라면 시키는 일을 잘 하는 것만 해도 충분할 수 있어요. 이런 과정을 거친 다음 중니어나 시니어로 도달했다면 내가 주도적으로 일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 주도적인 자세가 시니어에게 필요합니다. 만약 내가 지금 리더십이 필요하지 않아도, 리더가 지시할 일을 스스로 하는 팔로우십은 필요합니다.
3. 이전보다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
우리는 회사에서 혼자 일하지 않습니다. 팀 동료들, 그리고 유관 부서 사람들과 함께 일하죠. 그리고 이들과 일하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야 합니다. 당연히 사회초년생일 때는 이 커뮤니케이션이 너무 힘들어요. 왜 내가 제시된 결과물에 반대하는지, 왜 내가 이 의견을 밀고 나가는지 얘기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저도 5년 차 이하일 때는 유관부서 동료들을 설득하는 일이 정말 힘들었어요. 이때 상사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요. 수려한 말솜씨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경력을 가진 분들에게는 뭔가 저 사람을 납득시킬 만한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어요. 그때의 내 생각을 아마 지금 나의 팀에 있는 주니어들이 똑같이 생각할 겁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이 사람이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또는 얼마나 오래 일했는지 알 수 있는 척도 중 하나입니다. 일하는 연차가 늘어나면서 여러 번 설득에 실패하거나 성공하고, 이를 토대로 이들과 소통하는 능력치가 점점 쌓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