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와는 다른 30대의 에너지
✍️Editior's Comment
* 본 아티클은 2024년 6월 발간된 <잘 지내나요, 서른>의 본문을 퍼블리의 시선으로 발췌해 구성한 것입니다.
저자 최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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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전력 모드
내 아이폰은 집에서 100퍼센트 완전히 충전을 해도 출근하자마자 배터리가 68퍼센트밖에 남아 있지 않은 오래된 아이폰의 현상을 보이고 있다. 원래 손에 익은 물건들을 잘 바꾸지 않는 성격 탓에 '내 폰도 주인을 닮았구나' 하며 바로 충전기를 꼽는다.
전자기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성능이 점점 쇠하지만 인간인 난, 나이가 드니 좋은 점 한 가지가 선명해졌다. 바로 삶이 심플해졌다는 것이다. 개개인의 에너지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많은 곳에 감정과 에너지를 '최소화'하여 현재 가장 중요하고 집중해야 할 곳에 나를 녹여내고, 쓸데없는 것이라 생각이 들면 어쩔티비 정신으로 과감히 무시한다.
마치 아이폰의 저전력 모드*처럼 살아가는 30대의 인생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적은 에너지로 효율적인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웃기면서 슬프다. 속도는 조금 느리지만, 나의 우선순위를 잘 알고, 얼마 없는 에너지를 지킬 수 있어 최선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저전력 모드 덕택인지 퇴근하자마자 20퍼센트는 남아 있는 내 에너지. 집에서 씻고 밥 먹고 음악 좀 듣다가 동물 영상 보면서 충전을 해줘야겠다.
* 아이폰의 기능으로 배터리 잔량이 적을 때 아이폰이 사용하는 전력량을 줄 인다. 또한 전화 발신 및 수신, 이메일과 메시지 발신 및 수신, 인터넷 연결 등 필수 작업의 성능을 최적화한다.
8:00am, 오늘도 난, 저전력 모드를 켜고 오전 업무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