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조별과제

✍️Editior's Comment

* 본 아티클은 2024년 6월 발간된 <잘 지내나요, 서른>의 본문을 퍼블리의 시선으로 발췌해 구성한 것입니다.

저자 최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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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 과제

단체활동을 선호하지 않고, 태어나길 개인 생활에 적합한 나는 지금껏 혼자서 인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남에게 피해주지 말고 잘살자.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것도 싫어하고, 나에게 부탁을 해오는 것도 부담스럽고. 이 모든 것들이 불편하니 어느샌가 나만의 선을 만들어 살아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결국 우리는 사회를 살아가며 조금씩 남에게 피해를 끼치기도 또는 이유 없이 선의를 받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내가 의식하지 않은 무심코 한 행동들이 과연 내 신념에 절대적으로 0.0001mm만큼 빗나가지 않고 매뉴얼대로 살아왔을지 장담할 수 없다. 

 

우린 신처럼 완벽하지 않으니까 불완전한 존재니, 더욱 서툴 것이다. 어딘가 부족하고 불안한 우리들. 가족 간의 세계, 친구와의 세계, 동료들과의 세계, 연인과의 세계 등 무수한 관계 속에 우리는 의도와는 달리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한다. 

 

이것들이 두려우면 아무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없다. 부족한 것을 알고, 완벽하지 않은 우리를 인정하면, 결국 평생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하다못해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는 것조차 직원의 도움이 필요한 거니까.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타인의 손에 받아져 부모님의 보살핌을 받고 선생님의 교육을 받으며 사회에 나가기 위해 무수히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처럼. 

 

아이러니하게 한 개인이 세상에 태어나 단 하나도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남들과 함께 으쌰으쌰 잘 살아가는 것. 이는 사회라는 곳에 살면서 하늘이 우리에게 준 평생의 과제일 것이다.

 

덧. 아마 인생을 살면서 끝나지 않을 조별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