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출장은 여기부터다

2010년 겨울, 구상하던 사업을 구체화하고 싶어 '아카데미 힐즈'를 벤치마킹 하러 도쿄로 떠났습니다. 도쿄에 가면 아카데미 힐즈 뿐만 아니라 서울의 가까운 미래를 발견할 수 있을거란 기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쿄에서 볼 수 있었던 건 반듯한 도시 풍경과 세련된 디자인들 뿐이었습니다. 일본어를 할 줄 몰라서가 아니라 도쿄를 비즈니스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경험도, 공부도, 고민도 부족했습니다.

 

시차가 없는 도쿄지만, 시차를 감지할 수 있었던 건 분명했습니다. 느낌적인 느낌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싶어서 일본 관련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츠타야의 마스다 무네아키, 넨도 디자인의 사토 오오키, 이자카야의 대부 우노 다카시, D&Department의 나가오카 겐메이 등이 각자의 철학을 비즈니스로 구현하여 내놓은 결과물을 탐독하고, 그 밖의 다양한 사례들을 공부하며 시차의 이유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현장들을 눈으로 확인하려고 도쿄를 수차례 다녀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증이 있었습니다. 정보들이 파편적으로 흩어져 있어 한눈에 파악하기도, 곱씹어 고민하기도 어려웠습니다. 도쿄에서 얻을 수 있는 사업적 인사이트와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퇴사준비생의 도쿄>를 기획했습니다. 도쿄를 비즈니스 관점으로 벤치마킹한 내용을 콘텐츠로 만들 수 있다면, 퇴사를 고민하고 준비하며 자기 사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더 넓고, 다양하면서도, 깊이 있는 세상을 마주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발견, 차별, 효율, 취향, 심미

 

10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5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도쿄의 고민과 진화를 관찰하고 기록하려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한국어, 영어, 일본어로 된 온오프라인 자료를 망라해 사업적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는 목적지들을 엄선했습니다. 트렌디해서 오래가지 않거나, 인테리어만 돋보이거나, 북적대기만 하는 핫플레이스는 제외했습니다. 

 

퇴사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진짜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 방문할만한 도쿄의 27곳이자, <퇴사준비생의 도쿄> 목차를 소개합니다. 

 

1. 아코메야

쌀로 짓는 라이프스타일
- 미리보는 쌀가게의 미래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시대에 쌀가게를 새로 시작하는 건 무모한 도전일까요? '아코메야'는 쌀가게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습니다. 업을 재정의한다면 쌀가게도 누군가의 미래가 될 수 있습니다.    

 

 

2. Mr. Kanso / 3. 니시키야

요리사가 없어도 요식업을 할 수 있을까?
- 간편식의 재발견

날개 없는 선풍기가 가능하듯이, 요리사 없는 요식업도 가능합니다. 'Mr. Kanso'는 통조림만으로 감각적인 선술집을 만들었습니다. 요리사 없는 식당을 고민한다면 레토르트 제품 전문점인 '니시키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4. 시루카페

커피를 공짜로 팔아도 돈버는 카페
- 고객을 바꾸면 1500원짜리 커피를 1500만원에 팔 수 있다. 

카페는 넘쳐납니다. 하지만 공짜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은 '시루카페' 밖에 없습니다. 기업들이 커피값을 대신 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어떤 이유로 커피를 사는 걸까요? 

 

 

5. 마구로 마트

젓가락보다 숟가락이 필요한 참치 전문점
- 버리는 것에서 찾는 덤

'마구로 마트'에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시그니쳐 메뉴를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이 곳에는 숟가락으로 퍼먹는다는 재미 이상의 전략이 숨어있습니다. 봉이 김선달도 울고갈만한 참치 전문점입니다.     

 

 

6. 카노야 애슬리트 레스토랑 

조깅족을 위한 식당이 오피스 빌딩에 있는 이유
- 대중을 이끄는 매니아의 힘

'카노야 애슬리트 레스토랑'은 조깅족을 위한 건강식을 팝니다. 그런데 식당에는 정장을 입은 손님들이 더 많습니다. 타겟을 좁힐 수록 타겟이 넓어지는 역설의 현장입니다.   

 

 

7. 아스톱

1개의 매장 속 1000개의 피규어샵
- 유통업과 임대업은 종이 한장 차이

백화점은 임대업입니다. 물건이 아니라 공간을 파는 이 모델을 백화점만 사용하란 법은 없습니다. '아스톱'이 소규모 매장에 백화점의 사업 모델을 적용했습니다. 콜롬버스의 달걀을 보는 듯합니다. 

 

 

8. 이토야

가장 비싼 땅에 우뚝 솟은 문구점
-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

'이토야'는 100년이 넘은 문구점입니다. 하지만 긴자의 명품 매장들과 견줄만큼 눈에 띕니다. 오래전부터 그곳에 자리잡아서가 아니라 시대에 맞게 경쟁력을 갖춘 결과입니다. 시간을 이기는 이토야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9. 호우잔

고깃집에서 경매를 시작한 사연
- 재미와 혜택을 거부하는 고객은 없다

'호우잔'은 매일 저녁 8시가 되면 특수부위를 경매로 판매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경매의 이유입니다. 최고가에 판매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경매를 하는 것일까요?

 

 

10. 센터 더 베이커리   

줄서서 먹는 식빵가게의 비밀
- 식빵을 즐기는 2000가지 방법

'센터 더 베이커리'의 식빵은 최고의 품질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최고의 식빵만으로 최고의 식빵가게가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센터 더 베이커리는 식빵을 즐기는 2000가지 경험을 선사합니다.  

 

 

11. 아카데미 힐즈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도서관
- 고급화는 차별화의 다른 이름

고층 빌딩의 전망은 고급 레스토랑과 바를 위한 전유물일까요? '아카데미 힐즈'는 모리타워 49층에 도서관을 만들었습니다. 월간 회원수만 3000여명.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도서관이자, 천국과 가장 가까운 도서관입니다.  

 

 

12. 파이트 클럽 428

주먹을 부르는 술집
- 문턱을 낮추면 고객이 보인다

격투기를 배우고 싶어도 막상 도장을 찾아가긴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바 옆에 도장이 붙어 있다면 어떨까요? '파이트 클럽 428'에서는 술을 마시다가 격투기를 체험할 수도, 강습신청을 할 수도 있습니다.     

 

 

13. Found MUJI

숨은 '다움' 찾기
-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또다른 방법

'Found MUJI'에서는 무인양품의 제품이 아니라 일본 곳곳에서 발견한 무인양품'스러운' 제품을 판매합니다. 무인양품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곳이자, 무인양품의 팬을 위한 단 하나의 매장입니다.  

 

 

14. 니콜라스 G. 하이에크 센터 

공개적으로 숨어있는 비밀의 시계 매장
- 브랜딩은 매장 밖에서부터 시작된다

2층 이상의 매장은 모객에 불리합니다. 명품 매장이라면 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여러 명품 브랜드를 하나의 빌딩에 모을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니콜라스 G. 하이에크 센터'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15. 이키나리 스테이크 

당신의 스테이크는 몇 g인가요?
- 근거있는 저렴함이 불편함을 이긴다

'이키나리 스테이크'의 가격은 일반 스테이크 하우스의 반값입니다. 남는게 있을까요? 특허를 받은 매장 운영 방식을 보면 스테이크의 가격에도 근거가 있고, 스테이크 하우스의 인기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16. 쿠시야 모노가타리

손님이 요리하는 튀김 가게
-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더하고

주어진 시간은 90분. '쿠시야 모노가타리'에선 2500엔에 꼬치튀김과 대게를 무한정 먹을 수 있습니다. 정교하게 설계한 비즈니스 모델 덕분에 손님도, 가게도 즐거울 수 있는 곳입니다.  

 

 

17. 니코니코 렌터카

주유소에 서있는 자동차의 정체
- 쓸모없는 땅의 쓸모를 찾은 렌터카 회사

'니코니코 렌터카'에서는 2525엔에 12시간 동안 차를 빌릴 수 있습니다. 주요 렌터카 업체, 심지어 카쉐어링 업체의 반값 이하입니다. 비결은 렌터카 부지, 차량 등의 투자비를 창의적으로 절감한데 있습니다.  

 

 

18. 츠타야 티사이트 / 19. 츠타야 카덴

지적 자본이 만드는 어른들의 공간
- 제품이 아닌 제안을 선택하는 시대

"제품과 판매처의 포화 단계에선 제안과 기획을 할 수 있는 '지적자본'이 중요합니다." '츠타야 티사이트'와 '츠타야 카덴'을 만든 마스다 무네아키의 말입니다. 그의 생각이 고스란히 구현된 곳에서 설명도, 사진도 무색해집니다.     

 

 

20. Knot

5평 가게에서 파는 5000개의 시계
- 누구나 자기만의 시계를 가질 자격이 있다. 

스마트폰 때문에 시계를 차는 사람이 줄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Knot'는 시계 매장을 열었습니다. 명품도 아니고, 업력도 없는데 5평 매장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정장처럼 시계를 맞춰주기 때문입니다.  

 

 

21. Solco / 22. 100% 초콜릿 카페 

아는 것이 맛이다
- 취향존중은 세분화로부터

짠맛 또는 단맛이라고 다 같은 맛이 아닙니다. 맛을 보면 다릅니다. 알고 보면 더 다릅니다. 'Solco'는 소금을, '100% 초콜릿 카페'는 초콜릿을 세분화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했습니다. 감각적 디자인으로 시각까지 자극하는 맛입니다.  

 

 

23. 마루노우치 리딩 스타일 

잡화점과 편집샵의 결정적 차이
- 편집샵을 살리는 건 틀을 깨는 컨셉

잡화+책+커피. 편집샵이라 불리는 곳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하지만 여러 제품과 서비스를 모았다고 편집샵이 되는 건 아닙니다. '마루노우치 리딩 스타일'엔 편집샵이 갖춰야할 조건이 숨어있습니다.   

 

 

24. D47

일본 47현에서 발견한 제품의 본질
- 디자인은 멋이 아니라 철학이다

"오랜 시간 이어져 온 것들 안에는 살아가면서 중요하게 여겨야 할 기본이 담겨 있습니다." 'D47'이 제안하는 'Long life design'의 핵심입니다. 철학이 담긴 아름다움보다 더 가치있는 멋은 없습니다. 

 

 

25. 넘버슈가 / 26. Fève 

포장 디자인의 정석
- 메시지를 품은 패키지

포장이 유려하다면 제품이 돋보입니다. 하지만 눈에 띄는 디자인은 포장 역할 중 일부입니다. 제품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담을 수 있어야 비로소 포장이 완성됩니다. '넘버슈가'와 'Fève'가 모범적 사례인 이유입니다.  

 

 

27. B by B

좁은 공간을 감각있게 넓히는 지혜
- 문제해결을 위한 디자인

'B by B'는 벨기에 미슐랭 스타 쉐프가 만든 초콜릿 가게입니다. 해외 첫매장을 도쿄에 냈고, 이를 '넨도'가 디자인했습니다. 30여종의 초콜릿바 매대와 카페를 구성해야 하는데 공간이 좁습니다. 넨도는 어떤 아이디어를 냈을까요? 

 

 

28. AKB48 극장 / AKB48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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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이 자라나는 극장

- 고객보다 팬의 힘이 세다

디지털 음원 시대라 음반 판매량이 급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그룹 AKB48은 역대 최고 판매량 기록을 넘어서며 일본 여성 아티스트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보통의 아이돌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29. 도쿄 캐릭터 스트리트 / 지브리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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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의 생명연장을 돕는 공간

- 귀엽기만 한 캐릭터는 사라진다

캐릭터는 연예인들과 달리 스캔들을 낼 리스크도, 스스로 일을 그만둘 가능성도 없습니다. 또한 캐릭터가 돈을 벌기 때문에 확장성도 큽니다. 캐릭터 비즈니스에 매력을 느낀다면 도쿄에서 발견한 캐릭터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30. 농가의 부엌

&#9426;트래블코드

야채만으로 정면 승부하는 샐러드바

- 도쿄에서 500개 농가를 만나는 가장 쉬운 방법
샐러드바라고 해도 정작 야채가 메인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야채만으로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농가의 부엌'은 날 것 그대로의 야채가 단독 주연입니다. 농가에 대한 남다른 시선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퇴사준비생의 도쿄- 진짜 출장은 지금부터다]

누구나 한 번쯤 가봤을 도쿄에서, 누구도 본 적 없는 도쿄를 발견했습니다. 목적지 27곳의 위치 및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퇴사준비생의 도쿄> 리포트를 통해 확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