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아니라병’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손흥민 리더십의 특징은? 오뚝이 같은 팀원을 만드는 리더십 노하우
- 팀원이 말하는 팀장님의 말, 행동으로부터 안전감과 신뢰를 얻는 순간들
- 팀원을 보호하고, 경계를 알려주며, 꿈꾸게 하는 울타리를 만드는 리더십 인사이트
저자 이윤경
대학내일 인재성장팀 팀장, 강점 & 조직문화 퍼실리테이터 > 프로필 더 보기
저자 김현진
대학내일 인재성장팀 매니저 > 프로필 더 보기
팀장이라면 누구나 '오뚝이 같은' 팀원과 함께하기를 바란다. 실수와 좌절 앞에서도 "네! 다시 해보겠습니다"라며 빠르게 수용하고 씩씩하게 일어서는 팀원 말이다. 그래야 계속 시도할 수 있고 나아갈 수 있으니까.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게 아니라병이라고 들어보셨어요? 실수에 대해 코멘트하면 일단 그게 아니라고 방어부터 하는 거죠. 그리곤 잔뜩 주눅 들어요. 요즘 말로는 개복치라고 한다더라고요. 오뚝이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데요. 멘탈이 너무 약한 팀원들과 일하는 건 너무 힘들어요.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방어적이라 업무를 지시할 때 되려 제가 눈치 본다니까요…"
마케팅 기획자로 10년 가까이 일하며 깨달은 게 있다. '그것'이 문제다 싶을 때의 '그것'은 대개 진짜 문제가 아니다. 요즘 팀원들은 그저 '나약해서' 일에 소극적으로 구는 것일까? 혹… 진짜 이유는 '불안'이 아닐까?
이 사회가 울타리 같던 시대가 있었다. 가족과 마을, 그리고 소속된 조직이 나의 울타리였다. 문제가 생기면 언제나 달려와 곁을 지켜줬던 사람들이 있었고 넘어져도 일으켜주는 문화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화했다. 커다란 참사를 겪으며 시키는 대로만 해서는 스스로를 지킬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스물 몇 살에도 구조조정 리스트에 오르며, 조직에서 울타리처럼 나를 지켜주는 어른을 찾기란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그래서 나 홀로 벼랑 끝에 선 것마냥 불안하다. 나를 지킬 것은 나 하나란 생각에 방어 기제가 발동한다. '그게 아니라'며 손사래부터 치는 건 그래서가 아닐까. 나약한 게 아니라 불안해서. 패기가 없는 게 아니라 울타리가 없어서.
손흥민은 울타리가 되기를 택했다
얼마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 있었다. 축구 국가대표팀 리더인 손흥민 선수와 이강인 선수의 갈등이었다. 해석이 다분했다. 세대의 갈등이라 해석하는 이들도 있었고 실력에 못 미치는 태도를 꼬집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건의 엔딩은 '리더가 울타리가 되었을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줬다. 손흥민은 자신을 변호하거나 상대를 비난하며 선을 긋는 대신 상대의 울타리가 되는 것을 택한다. 태국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그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강인 선수는 많은 축구 팬들에게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고, 이 계기로 인해 더 훌륭한 선수,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100% 확신합니다. 기술과 재능 부분에서 수도 없이 말해왔던 것처럼 대한민국 축구를 이끌어나갈 선수란 걸 확신합니다. 행동 하나하나를 국민들이 보고 계시다는 것을 명심하고 강인 선수도 그걸 인지하고 선수 생활을 하면 너무나도 좋겠습니다."
그는 팀원인 이강인 선수를 보호했고, 알려줬고,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울타리처럼.
만약 크고 작은 실패의 순간에 손흥민 같은 리더가 있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한번 시뮬레이션해보자. 당신의 팀원이 실수를 했다. 중요한 서류를 분실했다든지, 발주를 잘못해서 금전적 손실이 예상된다든지. 각자의 상황에 맞게 가정해보자. 당신이 울타리 같은 리더라면 어떻게 행동할까. 그리고 팀원은 어떻게 반응하고 변화할까.
울타리 리더십 1) 가장 먼저, 보호합니다
예전에 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무거운 그릇을 쌓아 나르다가 그만 트레이를 놓쳤고, 순식간에 깨진 그릇 파편이 홀 바닥에 흩어졌다. 하필 붐비는 시간이었다. 실수가 민망했고,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다. 민폐 그 자체였다.
그때 점장님이 부리나케 달려왔다. 실수를 다그치는 말을 예상했던 그때, 점장님은 의외의 한마디를 던졌다. "괜찮아요? 다친 데는?" 그때 느꼈던 감동을 얼마 전 한 광고회사 신입사원의 실수담에서 다시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