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IP 전성시대, 흥하는 캐릭터에는 비밀이 있다!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최고심부터 망그러진 곰까지, MZ 세대가 열광하는 캐릭터의 비밀 파헤치기
- 주요 콘텐츠 산업으로 자리 잡은 캐릭터 IP, 성장 배경과 흐름 살피기
- 전 세대를 아우르는 캐릭터 IP 만드는 법! 캐릭터 IP 마케팅 노하우
저자 이재흔
대학내일20대연구소 트렌드 파트장 > 프로필 더 보기
간편결제, 앱카드 시대에도 캐릭터 체크카드를 발급받는 이유
마케팅 업계에 도시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2017년 7월 카카오뱅크의 프렌즈 체크카드가 처음 출시됐을 때의 일입니다. 카드 디자인이 예뻐야 한다는 인식이 크지 않던 그 시절, 귀염 뽀짝한 '카카오프렌즈(KAKAO FRIENDS)' 캐릭터가 그려진 프렌즈 체크카드의 등장은 하나의 신드롬이었습니다. 단 4일 만에 약 76만 장, 1년 여 만에 약 557만 장이 발급*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죠.
* 관련 기사: "카뱅 체크카드에 놀란 업계..."우리도 캐릭터로 승부"" (지디넷코리아, 2020. 04. 14)
캐릭터 체크카드는 당시 신생 은행이었던 카카오뱅크가 자리 잡는 데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당시 제 주변도 떠들썩했고요. 카드 발급은 당연한데 어떤 캐릭터를 골라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카카오톡과의 연동성, 쉽고 간편한 UI/UX, 귀여운 캐릭터를 내세워 업계의 판도를 뒤집는 메기의 등장에 국내 금융 업계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이에 한 경쟁사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끄는 핵심적인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했는데요.
그 결과, "귀여워서"라는 이유가 카카오뱅크를 사용하는 이유 1위에 꼽혔다고 합니다. 카드 디자인과 앱 전반에서 만나볼 수 있는 귀여운 캐릭터가 초기 고객 유입의 핵심 요소였던 것이죠.
당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의 인기를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결과지만, 고객 반응이 기존 금융 시장에서 중시해 왔던 요소와는 전혀 달라 이걸 어떻게 보고해야 하나 난감했다는 이야기가 도시 전설처럼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한때는 보고하기에도 난감했던 귀염 뽀짝한 캐릭터는 이제 금융 업계의 주요 마케팅 수단이 되었습니다. 삼성페이, 애플페이 등 간편결제와 앱카드가 보편화되며 실물 카드를 발급받는 경우가 줄었음에도 캐릭터 카드의 인기는 뜨겁습니다.
'최고심', '잔망루피', '망그러진 곰', '토심이와 토뭉이'까지 다양한 캐릭터 카드를 쉽게 만나볼 수 있죠. 산리오 캐릭터가 그려진 신한카드 플리 체크카드는 출시 나흘 만에 5만 장 이상 신청이 몰려 배송이 중단*되기도 했어요. 마치 한정판 굿즈를 구매하듯 카드를 발급받는 것이죠.
* 관련 기사: "토심이·산리오 넣자 발급 쇄도…'캐릭터카드'가 뜬다" (이코노미스트, 2023. 12. 28)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온 캐릭터 카드 마케팅은 새로움은 다소 줄었으나,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혜택이 좋은 카드 출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여전히 하나의 차별화 요소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업계의 판도를 바꿀 정도로 '캐릭터'의 힘은 강력합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금융뿐만 아니라 뷰티, F&B, 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마케팅에 활용되고 있죠.
캐릭터 IP가 주도하는 팝업스토어 흥행
팝업 스토어 매출 변화에서도 캐릭터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 팝업 스토어 마케팅은 브랜드의 제품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주로 활용되었는데요. 지금은 캐릭터 IP를 활용한 팝업이 흥행의 키가 되고 있습니다.
팝업스토어 성지 '더현대 서울'의 2023년 팝업 매출 탑3 데이터를 살펴볼까요? MZ세대 고객을 대상으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는 유스팀에서 공개한 매출 순위를 보면 1위는 제로베이스원(13억 5000만 원), 2위는 빵빵이(12억 8000만 원), 3위는 슬램덩크(9억 8000만 원)으로 캐릭터 팝업이 나란히 2, 3위를 기록할 정도입니다.*
* 관련 기사: "MZ세대를 알려면 여기로... '더현대 서울' 팝업 매출 탑3 [여기힙해]" (조선일보, 2024. 01. 08)
살펴본 것처럼 핫플레이스, 오픈런, 피켓팅 등 온갖 화제의 중심에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귀여운 것이 세상을 구하는 것을 넘어 세상을 바꾸고 있는 시대인 것이죠. 그렇다 보니 기업과 브랜드는 물론 개인도 새로운 캐릭터 IP를 만들거나, 라이징 캐릭터를 발굴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흥하는 캐릭터의 비밀을 파헤쳐보고자 합니다. 어쩌면 캐릭터의 인기 요인을 분석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캐릭터를 좋아하는 이유를 물었을 때 저마다 다양한 의견을 내놓을 테지만, 포괄적인 의미로 "귀여워서"라는 한 문장으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거와는 다르게 캐릭터 제공 방식도, 소비 방식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이를 들여다보면 캐릭터를 애정하고 소비하는 사람들의 기저에 있는 니즈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지금 흥하는 캐릭터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요? 본격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TIP] 이번 아티클은 이런 고민을 가진 분들께 도움이 됩니다.
- 캐릭터 IP를 활용한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마케터
- 새롭게 떡상할 캐릭터 IP를 미리 알아보고 싶은 마케터
- Z세대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기획해 보고 싶으신 분
캐릭터 IP, 주요 콘텐츠 사업이 되기까지
2010년대까지만 해도 캐릭터를 좋아하며 장난감, 인형 등 캐릭터 상품 소비에 적극적인 성인을 흔히 '키덜트(Kidult)'*라고 불렀습니다.
* 키덜트란 키드(kid·아이)와 어덜트(adult·어른)의 합성어로 20, 30대의 어른이 됐는데도 여전히 어렸을 적의 분위기와 감성을 간직한 성인들을 일컫는다. 20~30대의 성인들이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갖가지 향수들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그 경험들을 다시 소비하고자 하는 문화 현상을 뜻하기도 한다. (출처: 시사상식사전)
하지만 지금, 캐릭터를 좋아하는 MZ세대를 키덜트라고 부르는 일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키덜트라는 용어에는 캐릭터나 캐릭터 상품 소비를 어린이의 전유물로 보는 시각이 담겨있지만, 지금의 캐릭터 IP 소비 양상을 보면 이를 어린이의 전유물로 한정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가방에 캐릭터 키링을 달고 있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고요. 사무실에서도 작은 캐릭터 피규어나 엽서로 책상을 꾸미거나 스티커로 노트북을 꾸민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잔망루피', '양파쿵야'처럼 마케팅의 주요 타깃 고객, 주 소비층 모두 MZ세대인 경우도 많습니다.
지난 10년 사이 캐릭터 소비 인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취향에 따라 캐릭터를 소비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것이죠. 단순히 귀여운 캐릭터 상품을 수집하는 것뿐만 아니라 때로는 캐릭터로 나의 감정을 대변하기도 하고, 캐릭터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하는 등 캐릭터 상품을 소비하는 방식과 의미도 다양해졌습니다.
이처럼 캐릭터 소비 행태와 인식이 변하기까지 어떤 배경과 흐름이 있었을까요? 2010년대 초반부터 흐름*을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