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커리어'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
💡 5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글로벌 기업에서 원하는 역량은 국내 기업과 어떻게 다를까?
- 12년 차 헤드헌터가 알려주는 리크루팅 트렌드와
- 글로벌 기업에서 환영받는 역량 4가지
연사 문선경
유니코써치 전무, 전) SK Gas, BCG, JP Morgan
* 본 콘텐츠는 링글 글로벌 커리어 컨퍼런스의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했습니다.
일본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가 17살에 작성했다는 만다라트 계획표*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만다라트는 표의 가장 가운데 사각형에 이루고자 하는 최종 목표를 적는 데서 시작합니다.
* 관련 기사: 오타니는 어떻게 7억달러의 사나이가 됐을까 (한겨레, 2023.12.10)
가운데 사각형을 둘러싼 8칸에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계획을 키워드 중심으로 적고, 다시 그 주변 사각형에 세부 계획을 적는 것인데요. 고등학교 1학년이던 오타니 선수는 가장 가운데 사각형에 "8구단 드래프트 1순위"라고 적고, 그 목표만을 향해 달렸죠.
이번 아티클에서는 제가 12년 간 헤드헌터로 일하며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글로벌 인재상과 글로벌 커리어에 필요한 역량에 관해 이야기할 예정인데요. 헤드헌터로서의 시각이 여러분의 '글로벌 커리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만다라트를 완성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전체 채용 트렌드 : 실무급 경력 채용의 증가
우선, 글로벌 커리어 이야기에 앞서 전반적인 채용 트렌드를 짚어볼까요?
채용 트렌드 1: 경력 채용의 증가
지난 10년간의 채용 트렌드를 살펴보면, 크게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실무급 경력직 채용이 굉장히 많이 증가했다는 점인데요. 이는 누구나 이직을 준비하는 시대라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커리어 측면에서 보다 세밀한, 자기 주도적 관리가 중요해졌습니다.
트렌드 2: 국내사 경력직 채용의 증가
또 과거에는 주로 외국계 회사에서 경력직을 채용했지만, 현재는 국내사에서도 경력직을 많이 채용하고 있습니다.
그럼 경력직 채용이 실제로 얼마나 증가하고 있는지도 확인해 볼까요? 리멤버가 조사한 연차별 스카우트 제안 비중을 보면, 5~16년 차의 비중이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16년 차로 확대해 보면 전체 스카우트 제안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사회초년생부터 실무급 경력직일 때, 커리어의 자기 주도적 발전을 통해 커리어를 변화하고 발전시킬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글로벌 기업에 필요한 역량 4가지
본격적으로 글로벌 기업, 글로벌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일하기 위한 역량에 대해 살펴볼게요. 글로벌 기업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보다 실질적인 내용을 위해 글로벌 기업에서 HR 임원으로 재직 중인 분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미국계 금융회사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A 임원, 국내 유통대기업에서 근무하다 현재 외국계 FMCG사에서 일하는 B 임원, 마지막으로 해외에서도 HR 디렉터로 일한 경험이 있는 유럽계 제조사의 C 임원입니다.
세 분의 HR 디렉터와 인터뷰해 보니,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기 위한 주요한 마인드셋이 공통적으로 나오더라고요. 바로 아래와 같은 키워드입니다.
- [키워드1] 주도성(Proactive)과 오너십(Ownership)
- [키워드2]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 [키워드3] 애드 밸류(Add Value)와 어보브 더 비욘드(Above the Beyond)
- [키워드4] 영어, 평판(Reputation), 존재감(Presence), 스피크 업(Speak up)
익숙한 키워드인가요? JD(Job Description)에서 자주 보는 키워드고, 회사에서도 늘 듣는 단어지만, 실제 글로벌 기업에서 원하는 역량은 국내 기업에서 원하는 것도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 점이 저도 무척 새로웠는데요. 글로벌 기업이 원하는 역량 키워드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겠습니다.
[키워드1] 주도성(Proactive)과 오너십(Ownership)
일을 잘해야 하는 건 외국계 회사든, 국내 회사든 똑같지만, 외국계 회사에선 시키는 일을 잘한다고 인정받지 않습니다.
외국계 회사는 한 사람이 해야 할 일이 명확하기 때문에 스스로 오너십을 가지고 무엇을 누구와 할지, 누구에게 도움을 받을 잘 생각해 로드맵을 만들고, 주도적으로 업무를 처리해야 해요.
물론 주니어는 오너십을 가지고 일하기 힘들지만, 주니어라고 해도 주도성과 오너십을 가질 수 있습니다. 바로, 디테일과 숫자입니다. 이 두 가지는 절대 틀려선 안 돼요. 아무리 주니어라도 맡은 일에 있어서 만큼은 본인이 가장 많이 고민한 사람이기 때문에 절대 디테일을 틀려선 안 되기 때문입니다. 틀리면 곧 자기 힘을 잃는 거예요.
[키워드2]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국내 회사에서 일하다 글로벌 기업으로 이직한 분들이 가장 많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국내에서는 잘 소통하던 분들이 왜 외국계 기업에선 어려움을 느끼는 걸까요?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고 하면, 보고를 잘하고 동료들과 잘 지내며 부하 직원에게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일 텐데요. 글로벌 기업은 조금 다릅니다. 국내 기업보다 이해관계자가 많고 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일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사실 한국계 기업은 매니저가 한 명일 가능성이 높아요. 내 위에 보스 한 명에게 만 맞추면 되는 거죠. 반대로 글로벌 기업은 대부분 매트릭스 조직이라 직계 보스 한 명만 만족시키는 게 아니라, 여러 이해관계자와 잘 얼라인(align)하고 다른 보스와도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야 합니다. 그만큼 센스가 있어야 하고 눈치도 필요하죠.
예를 들어, 사항에 따라 한국 보스는 허락했지만, 지역 담당 보스는 오케이하지 않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럴 때도 양쪽 모두와 소통하면서 줄타기를 잘 하면서 어떻게 상황을 헤쳐 나갈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익숙해져야 해요.
이해관계자가 많은 만큼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그래서 협업이 필요하고 팀워크가 중요합니다. 한 임원은 "외국계 기업은 이해관계자가 많아서 여러 사람이 손을 잡고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나가는 것"이라고 말씀하시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국내 기업과는 조금은 다른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능력이 중요합니다.
[키워드3] 애드 밸류(Add Value)와 어보브 더 비욘드(Above the Beyond)
사실 이 키워드는 글로벌 기업에서 어떻게 하면 승진할 수 있을지와 관련이 깊은 내용인데요. 글로벌 기업에서는 맡은 일을 잘한다고 승진이 되진 않습니다. 물론, 맡은 일을 잘해내면 좋은 평가를 받고 보너스를 잘 받을 수 있겠죠.
하지만 승진하려면 그 이상이 필요합니다. 다른 포텐셜(potential)을 보여줘야 해요. 이때 포텐셜은 맡은 일을 완성도 있게 해내는 건 물론, 다른 일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이 필요해요. 그런 평판을 바탕으로 승진이 이루어집니다.
또 직급이 높든, 낮든 어떤 직급이라도 회사에 '애드 밸류(Add Value)'하려는 마인드셋이 필요한데요. 그러려면 '어보브 더 비욘드(Above the Beyond)'로 해야 하고, 나의 직무 범위를 벗어나더라도 더 해야 합니다.
가끔 '맡은 일 이상으로 해내면 회사에서 나댄다고 하지 않을까? 밉상이 되면 어쩌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외국계 회사는 어떤 일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지 않아요. 그러니 어떻게 하는 것이 내 커리어와 조직에 도움이 되는지 계속 생각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키워드들이 HR 임원과의 인터뷰에서 도출한 공통된 키워드였어요. 나머지 흥미로웠던 부분도 마저 살펴볼게요.
[키워드4] 영어, 평판(Reputation)&존재감(Presence), 스피크 업(Speak up)
1) 영어
글로벌 기업에서 영어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죠. 인터뷰에서도 비즈니스 레벨의 영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는데요. 말하기는 물론 쓰는 영역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수많은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기 때문에 공식적인 비즈니스 이메일은 기본으로 작성할 줄 알아야겠죠. 메일 인트로를 어떻게 쓸지, 마지막은 어떻게 마무리할지 등 좀 더 세련된 방법으로 숙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은 ChatGPT를 많이 활용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직접 작성할 수 있다면 훨씬 좋겠죠?
2) 평판(Reputation) & 존재감(Presence)
시니어로 가면서는 조직 안에서의 영향력이 중요합니다. 좀 더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영향력도 있어야 하고, 리더로서의 존재감과 사내에서의 평판도 중요해요. 여러 복잡한 조직 관계 안에서 내가 하는 말을 가지고 일이 되게끔 만들 수 있는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역량은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주니어 때의 업무 성과가 쌓이며 차근차근 만들어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해요.
3) 스피크 업(Speak up)
마지막 키워드는 자기 자신을 잘 알려야 한다는 거예요. 누구를 만나더라도 내가 어떤 일을 하고, 그 일이 조직에 어떤 가치를 더하는 일인지 잘 이야기해야 합니다. 우리 문화권에서는 겸손이 미덕이잖아요. 묵묵하게 일하는 것도 좋지만, 글로벌 기업에서 일할 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자기 의견을 개진하며 어느 정도 티를 내야 해요. 단, 지나치지 않게, 밉지 않게 해야겠죠.
여기까지 글로벌 커리어에서 인정받는 역량을 주요 키워드로 소개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글로벌 커리어에 어떻게 진입하는 게 좋을까요?
특정 직군을 원하면 먼저 그 업(function)에 들어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외국계 기업은 주로 경력직을 채용하기 때문에 관련 경력이 없으면 기업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거든요. 100%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일단 들어가서 하다 보면 다른 문이 열릴 겁니다.
제가 헤드헌터로 일하면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어서 소개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당시 글로벌 탑 전략 컨설팅 회사에서 특수한 포지션을 채용했던 적이 있습니다. 6개월 계약직인데도 글로벌 단계로 7차례 면접이 진행되는 굉장히 타이트한 포지션이었고, 포지션 특성상 연장도 불가능한 자리였죠.
당시 후보자분께 그럼에도 진행하시겠냐고 물었는데, "그 업에 들어가고 싶기 때문에 도전하겠다. 충분히 잘 해내면 연장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그 경험을 지렛대 삼아서 다른 기회를 얻고 싶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결과적으로 그분은 기간을 계속 연장해 2년 동안 해당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셨고, 그 경험을 살려서 현재는 한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임원으로 재직 중입니다.
아직 정리하지 않은 성과를 찾아, 매력적인 커리어 스토리로
'평범하게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다 보면 매력적인 스토리가 담긴 이력서를 만들기 어렵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평범하다고 느낄 뿐이지 아마 평범하지 않을 거예요.
만약 회사에서 올해는 성과가 없다며 보너스를 주지 않겠다고 하면 어떨까요? '올해 이런 일도 했고 이런 성과도 있었는데, 한 일이 없다니?'라는 생각이 들겠죠. 마찬가지입니다. 분명히 여러분의 성과가 있습니다. 성과가 있지만, 아직 적지 않은 것뿐입니다.
현실적인 조언을 드리자면, 일단 이력서를 자주 업데이트하세요. 일단 경력과 경험을 자주 업데이트하며 적어두고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건 빼고, 어떤 건 다시 넣는 과정이 필요해요. 체격이 바뀌면 그에 맞는 옷으로 바꿔 입어야 하잖아요. 이력서도 변화한 상황에 맞게 계속 업데이트해야 해요.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세요. 결코 여러분의 경험이 평범하지 않습니다.
'경력이 거의 없지만, 인턴 경험이 있다면 주니어라도 경력직에 지원할 수 있을까?'
글로벌 회사에 관심있는 주니어 분들이 많이 궁금해 하시는 부분일 것 같습니다.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 다를 것 같은데요. 물론 지원할 수는 있겠지만, 실제 1~2년 경력이 있는 분들에 비해 내가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지 잘 고민해 보셔야 해요.
예전에 물류회사 포지션 공고가 있었어요. 물류회사 경험을 가진 분을 찾는 케이스였는데, 한 후보자분이 물류회사 창고에서 인턴을 여러 번 했던 경험이 있었어요. 그 인턴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리포트를 만들고, 그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넣었는데, 결국 3년 차 경력직 포지션에 채용이 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관련 경험을 좀 더 쌓아서 커리어 스토리를 탄탄히 만드시면 좋겠어요.
그럼, 이번 아티클에서 공유한 글로벌 커리어의 이야기가 여러분의 목표 달성을 위한 만다라트 계획표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 바쁘다면 이거라도!
- 주도성과 오너십 : 업무는 주도적으로, 주니어라도 디테일과 숫자는 절대 틀려선 안 된다!
-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 매트릭스 조직 특성에 맞게 여러 이해관계자와 소통, 협업
- 애드 밸류와 어보브 더 비욘드 : 직무 범위 이상의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잠재력 보여주기
- 기타 필요 역량
- 비즈니스 영어, 말하기는 물론 쓰기도 중요
- 자기 존재감 드러내며 적극적 의견 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