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를 내는 마케터는 이렇게 일합니다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초보 마케터가 성과를 내기 어려운 이유
- 성과를 내는 마케터를 만들어주는 두 가지 간단한 훈련 방법
- 우리 브랜드만의 마케팅 현황판을 만드는 방법 🎁+템플릿 제공🎁
저자 박상훈
디지털 마케팅 회사 플랜브로 대표 > 프로필 더 보기
어떤 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여러분 주변에서 뭘 잘한다고 평가받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세요. 운전을 잘하는 사람, 공을 잘 차는 사람, 요리를 잘하는 사람… 그들에게는 남다른 '시야'를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운전을 잘하는 사람은 앞만 보며 운전하지 않습니다. 사이드미러와 백미러를 수시로 살핍니다. 다른 차들과의 거리를 조절하는 거죠. 갑작스러운 상황이 발생해도 항상 대비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목적지까지의 경로를 머리에 떠올리며 언제 차선을 바꿀지, 어느 길로 갔을 때 가장 빠르게 갈 수 있을지 판단합니다. 그의 차를 타본 동승자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밟지도 않았는데 이상하게 얘 차를 타면 빨리 도착해.'
축구를 잘하는 선수들은 시선을 공에만 두지 않습니다. 공이 나에게 있든 없든 항상 주변을 살핍니다. 상대 선수들은 어디쯤에 있는지, 우리 팀 선수들은 어느 방향으로 뛰는지 보는 거죠. 골문까지 가는 패스길을 머릿속에 그려보고 팀원들과 템포를 맞춰 움직입니다. 운동장 전체를 지켜보는 관중마저 예상하지 못한 창의적인 플레이가 펼쳐집니다. 눈을 떼지 못하는 경기 속도와 흐름에 관중들은 열광합니다.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일뿐 아니라 그 일에 관여하는 타인의 맥락까지 볼 수 있는 사람이 뛰어난 성과를 냅니다. 함께하는 팀원의 맥락을 볼 줄 아는 사람은 일 전체의 흐름을 보며 내 역할과 속도를 조절합니다. 내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해야 할 타이밍, 팀원이 추진력을 받도록 도와야 할 타이밍을 구분할 줄 압니다. 당연히 그들이 속한 팀은 다른 팀보다 더 매끄럽게 움직입니다.
팀원을 넘어 상대해야 할 사람들의 맥락까지 볼 줄 아는 사람은 목적지에 도달하는 시간을 줄여줍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필요한 걸 파악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더 명료하게 정의해 주거든요. 해야 할 일이 명확하게 정의되면 불필요한 시행착오가 줄어듭니다. 팀원과 고객을 모두 보는 넓은 시야의 마케터가 모인 팀은 성과를 내는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죠.
초보 마케터가 빠르게 성과를 내기 어려운 이유
넓은 시야는 탄탄하게 다져진 '기본기' 위에서 생겨납니다. 재료를 손질할 때 칼만 보는 초보 요리사는 타인을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손을 다치지 않고 칼질을 완수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니까요. 칼을 보지 않아도 칼질을 할 수 있는 요리사만이 요리에 메시지를 담고, 아름다운 플레이팅에 힘을 쏟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초보 마케터는 지금 내가 하는 일만 잘 해내면 매출이 날 거라고 기대합니다. 시드 콘텐츠만 잘 뿌려두면, 광고 소재만 잘 만들면, SNS만 잘 운영하면, 랜딩페이지만 잘 만들면, 언론 기사만 잘 내보내면… 이렇게 '~만 하면 성과가 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오로지 내 업무만 집중하죠.
맡은 업무를 잘 마치기 위해 '~잘하는 법' 같은 콘텐츠를 찾아 열심히 공부합니다. 팔리는 광고 카피 모음집, OO 카테고리 상세페이지 치트키, 잘나가는 브랜드의 SNS 사례집 같은 강의나 콘텐츠는 쉽게 찾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성과가 드라마틱하게 개선되는 경험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마케터가 한두 명뿐인 작은 기업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초보 마케터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죠.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왜 성과가 안 나지?
시선을 살짝 이동해 고객의 맥락에서 살펴보죠. 고객에게 마케터의 단편적인 업무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마케터인 우리가 소비자일 때를 떠올려보세요. '나 자신'은 관찰하기 가장 좋은 고객 중 한 사람입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노출된 광고 카피 하나, 클릭해서 들어가 본 랜딩페이지의 흐름, 콘텐츠가 유용해서 자주 방문하는 SNS 계정, 흥미로운 언론 기사, 다양한 사람들의 생생한 사용 후기… 이 중 어느 '한 가지'에만 영향을 받아서 바로 구매 버튼을 눌러보신 적이 몇 번이나 있나요?
광고가 내 이야기 같아서 들어갔더니 막상 랜딩페이지에서는 내가 듣고 싶은 말이 하나도 없거나, 랜딩페이지는 그럴듯한데 실제 제품 후기는 누가 봐도 조작한 냄새가 풀풀 나서 구매 버튼을 누르기 어려웠을 겁니다.
고객 입장에서 마케터의 개별 업무는 '잘 손질된 재료'입니다. 잘 손질된 야채나 고기를 보고 바로 돈을 지불하는 고객은 없습니다. 몇 번의 실패와 개선을 거쳐 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요리를 완성해야 합니다. 그제야 고객들도 기꺼이 돈을 지불하죠.
초보 마케터분들을 비하하려는 게 아닙니다. 맡은 업무를 잘 해내고자 각 업무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체화하는 건 너무나도 멋진 일입니다. 숙련된 마케터분들도 겸손한 자세로 꾸준히 해야 하는 일이고요.
하지만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눈앞의 업무를 넘어 좀 더 멀리 내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 업무에만 최선을 다하면 매출이 바로 늘겠지?'라는 마음은 잠시 내려놓으세요. 그보다는 이런 질문을 던져보는 겁니다.
- 이 업무의 결과물을 보는 고객은 어떤 상황에 놓여 있을까?
- 고객을 구매까지 이끌어가려면 그다음에는 어떤 작업을 해야 하지?
- 다른 팀원들은 고객의 어떤 마음을 공략하기 위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지?
- 고객은 어떤 순서로 내 결과물과 팀원들의 결과물을 경험하게 될까?
나와 우리의 브랜드, 그 브랜드를 마주할 고객의 맥락을 모두 살펴볼 수 있는 시야를 갖추면 개별 업무의 퀄리티도 더 높아집니다. 내 업무만 보고 있을 때는 몰랐던 디테일이 더해지니까요.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들이 고객의 소비 여정에 녹아있을 때 비로소 마케터들은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됩니다. 고객의 사랑과 매출을 둘 다 얻게 되는 거죠.
시야를 넓히는 훈련 1. 고객의 소비 여정 기록하기
아마 '퍼널'이라는 개념은 이미 알고 계실 겁니다. 저는 이런 마케팅 개념 용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래된 개념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구체성이 떨어집니다. 구체성이 떨어지는 언어는 지금 내가 해야 할 일과 쉽게 연결되지 않습니다. '인지', '흥미', '획득' 같은 단어를 보고 어떤 그림이 떠오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