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정체는 점점 더 모호해졌습니다.

- 들어가며 -

이 글은 2016 스탠포드 인공지능 보고서를 감수한 이효석 박사의 소개 글입니다. 본 리포트는 11월 중순에 발행될 예정입니다. - PUBLY.

2016년은 대한민국 인공지능 연구의 원년이 될 듯합니다.

 

물론 이전에도 인공지능 연구는 많았습니다. 무인 자동차가 언급된지도 몇 년이 흘렀고, 카이스트에서 휴보(HUBO)라는 로봇을 개발한 것도 오래 전이지요. 하지만 이런 기술들이 모두 인공지능이라는 키워드로 한데 묶이게 된 것은 올해 초 있었던 그 사건 때문일 것입니다.

바로, 이세돌 9단이
구글 알파고에게
패한 사건입니다.

바둑은 1996년 인간이 체스에서 컴퓨터에게 패배한 이후에도 컴퓨터가 인간을 따라잡을 수 없는 게임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시합 직전까지도 패배를 예측하지 못했고, 충격은 더 컸지요.

 

패배 후, 수많은 기사와 해설이 등장했고, 사람들의 관심사는 점차 인공지능 자체로 옮겨갔습니다. 정부 역시 다양한 사업을 발표하며 한몫을 거들었고, 각종 세미나, 컨퍼런스, 심포지엄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한국을 방문하는 석학들은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에 대해 제각기 자신의 의견을 말해야 했지요. 

 

하지만 모든 이들이 자기들 나름으로 인공지능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면서, 인공지능의 정체는 점점 더 모호해졌습니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도 마찬가지였지요. 어떤 이들은 인류가 드디어 노동이라는 불편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인공지능이 인류를 없애거나 또는 자신을 위해 인류가 봉사하게 만들 것이라는 그런 암울한 미래를 경고하는 이들도 나타났습니다.

 

이런 다양한 주장들을 접하면서, 나름대로 실제로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저조차도 근본적인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도대체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인공지능의 정의에 대해 보고서는 뭐라고 말할까요?

 

이런 상황을 예측이나 한 듯이, 스탠포드 대학은 2년 전, 이 질문에 답을 주는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스탠포드 백년대계 연구(The One Hundred Year Study on Artificial Intelligence)'는 그 이름처럼 100년 넘게 지속될 것을 목적으로 매 5년마다 새로운 연구팀을 구성해 인공지능의 현주소를 분석하는 연구입니다. 이들은 지난 9월 첫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지금으로부터 14년 뒤인 2030년, 북미의 한 가상의 도시에서 사람들이 경험하게 될 인공지능 기술들을 분야별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래의 이야기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보고서는 크게 3부로 나뉘며, 1부에서는 인공지능이 무엇인지와 현재 인공지능 연구가 학문적으로 어떤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설명하며, 2부는 본격적으로 교통, 가정, 의료, 교육 등 8 개 분야에서 2030년까지 일어날 변화를 예측합니다. 그리고 3부에는 인공지능의 발전과 함께 반드시 따라야 할 정책적 측면을 예상하고 또 제안합니다. 

 

물론 이 보고서가 모든 질문에 답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적어도 질문에 답하기 위한 첫 단계 곧, 그 질문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과 또 그 질문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어떤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과정을 착실하게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분야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라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정의'에 대해 이 보고서는 뭐라고 말할까요? 인공지능의 정의를 말하는 부분의 첫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전반적으로 통용되는 정밀한 정의가 지금까지 없었다는 사실이 오히려 인공지능 분야의 발전과 빠른 번영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사실은 한편으로 흥미롭다. … 그렇다고 정확한 정의를 내릴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닐스 닐슨(Nils J. Nilsson)이 제시한 정의는 논의의 훌륭한 출발점으로 삼을 만하다.

'인공지능이란 기계를 지능적으로 만드는 작업을 뜻한다. 여기서 말하는 지능이란 어떤 주체가 환경을 파악하고 예측해 적절하게 기능하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점점 풀어나가면서 연구진은 인공지능에 대한 이들 나름의 정의를 내립니다. 물론 그들이 내린 결론은 이 보고서를 실제로 받아 읽을 이들이 발견할 기쁨으로 이 시점에서는 남겨두려 합니다.

이 보고서는 어떤 독자를 상정하고 있을까요?

 

그들은 서론에서 네 부류를 이야기합니다.

 

첫째 인공지능의 현주소와 발전 가능성을 이해하고자 하는 일반 대중, 둘째 인공지능으로 발생할 기술적, 법적, 윤리적 문제를 파악하고 전략을 세우려 하는 산업계, 셋째 인공지능이 만들 사회변화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하려는 정부,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연구가 직면한 여러 가지 문제에 바탕해 연구의 우선순위를 정하려 하는 학계입니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중 하나 이상의 집합에 속할 것 같습니다.

 

이들이 예측한 2030년은 이제 14년이 남았습니다. 14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우리는 2002년 월드컵을 경험했습니다. 2002년 월드컵이 바로 엊그제로 느껴지는 그만큼, 2030년에 우리는 2016년을 엊그제로 기억하겠지요. 

 

물론 2030년은 지금과 다를 겁니다. 운전을 직접 하지 않게 된다든지 드론이 물건을 나르고 집안일은 조금 더 덜하게 되겠지요. 하지만 이런 기분 좋은 일들만 있지는 않습니다. 안타깝지만, 과거 기계에 의해 제조업 노동자들이 겪었던 실직의 아픔을 화이트 칼라 노동자 역시 겪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아직 로봇이 가지지 못한 능력이 있습니다. 바로 미래를 예측하고 대처하는 능력입니다. 이 보고서를 읽고 소화하는 것도 그 능력을 발휘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보고서의 목차 
• 감수자의 말과 번역자의 말 (이효석 & 송인근)
• Executive Summary & Overview
• Section 1: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
• Section 2: 특정 용도별 인공지능
1. 교통
2. 가정용/서비스 로봇
3. 헬스케어
4. 교육
5. 빈곤 계층
6. 공공안전과 보안
7. 고용과 직장
8. 엔터테인먼트
• Section 3: 인공지능 정책에 대한 예상과 제안
• Appendix: 인공지능의 짧은 역사

 

[뉴스페퍼민트 X PUBLY - 2016 스탠포드 인공지능 보고서]

PUBLY는 스탠포드대 AI 100 연구팀에 본 리포트의 한국어 상용(Commercial Use) 번역을 문의하여 허락을 받았습니다. 17인의 석학과 산업 전문가가 작성한 인공지능 보고서는 8가지 영역에서 AI 활용 예시와 필요 정책을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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