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올해도 많이 애쓰고 수고했을 텐데, 기억 나는 게 없죠. 대체 뭘 했나 허무하고, 부정적인 기억이 먼저 떠오르나요? 저는 다가오는 새해에는 일의 기쁨에 더 주목해 보려고 해요. 우리는 왜 일할까요? 돈을 벌어 물론 먹고 살기 위해서겠지만, 돈이 다는 아닐 거예요.
습관처럼 "일하기 싫어😭"라고 말은 해도, 결국에는 일로 사람들과 연결되면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때는 자부심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일하는 건데요. 그렇다면 일하는 내가 어떤 순간에 기뻐하고 만족하는지, 어떤 일을 할 때 보람을 느끼고 성취감을 채우는지, 열심히 찾고 기록하고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만드는 사람·조직 밖 노동자' 2년 차, 나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살아보고자 노력하던 때였어요. 문득 이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즐겁게 여기고 기뻐하는지 놓치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조직 안 직장인이라는 나름 안정적인 길을 용기 내서 벗어났거든요. 이 길에서도 만족하는 점을 말하지 못한다면, 저의 새로운 시도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래서 아쉬운 점을 돌아보는 회고가 아닌, 일의 기쁨을 찾는 회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일하는 동안 기뻤던 순간, 만족했던 순간, 보람찼던 순간을 매일 찾고 기록했어요. 또 2~3주마다 다시 돌아보며 일에 대한 만족도와 인사이트를 정리했고요. 연말에는 올해 해온 일을 인정해주는 '1년 그래프 현실버전'과 새해를 기대하는 '1년 그래프 희망버전'을 그렸습니다.
여러분도 일하는 나의 기쁜 순간들을 발견하고 기록해 보면, 새해에는 수고한 나를 인정할 수 있을 거예요. 이런 기록이 모이면 내가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등등 일하는 나를 좀 더 이해하게 될 거예요. 나를 잘 알게 되는 만큼 내가 만족할 일의 순간들을 더 많이 만들어 기쁘게 일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이런 식으로 매일 일 기록과 기쁨을 작성합니다. 5~10분이면 충분합니다. 각각의 작성 방법을 제 예시와 함께 소개해 드리도록 할게요.
1) 매일의 '일 기록'
<필수로 작성해야 하는 것들>
그날 한 일
우선, 하루를 마무리하는 밤에 오늘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기록해요. 일의 큰 카테고리를 잡아서 세부적인 일을 적습니다. 저는 크게 '00월 00일 기록'이라고 제목을 붙여, 직접 만들고 있는 2개의 브랜드인 '모어데즈'와 '포폴탈출'의 카테고리를 나눠 기록하고 있어요.
중요한 일은 하나의 카테고리로 잡아 누락을 최대한 줄이려고 했어요. 제가 쓰는 카테고리는 2개의 브랜드명이지만, 사람마다 카테고리의 개수도 이름도 다를 거예요. 맡고 있는 프로젝트명, 담당 고객사 이름, 직무와 관련된 활동 등이 될 수 있겠죠.
그 일에 대해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정
그 일을 하며 떠오른 생각이나 느껴진 감정도 적어봐요. 특히 감정은 우리의 일-경험에 중요한 정보값이거든요. 이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감정뿐 아니라 부정적인 감정도 적어요. 부정적인 감정을 적으면 누군가에게 말한 것처럼 해소되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고, 깊은 감정의 골에서 헤어나와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데 도움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