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에이지즘(Ageism): 세대 고정관념의 탈피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세대별 고정관념의 변화: 권리의 주체로 성장한 10대 & 소득에 민감한 2030 세대
  • 나이, 세대, 부모와의 관계까지 모든 걸 뒤엎는 NEW 시니어, A세대의 등장
  • 변화하는 소비자에 맞서 기획자가 고려해야 할 4가지 트렌드 인사이트 
아티클을 끝까지 읽으시면 정답을 알 수 있어요!

* 본 콘텐츠는 2022년 10월 발간된 〈트렌드 모니터(2023)〉을 퍼블리의 시선으로 발췌해 구성한 것입니다.

* 콘텐츠 발행일: 2022.12.02

10대부터 시니어 세대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가 주어진 역할에 안주하기보다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결정하는 태도가 강해지고 있다. 때문에 자연스레 공론화되는 이슈가 하나 있다. 바로 '나이'다.

 

때마침 윤석열 정부가 '만 나이 통일' 추진안을 발표하면서 2022년은 한국의 대중들이 그 어느 때보다 '나이'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한 해이기도 했고, 덕분에 우리 사회의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과 '나이'의 경계 및 역할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2022년 초 마크로밀 엠브레인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 사회의 대중들은 스스로의 나이에 얽매여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는 데에 무려 84.0%의 동의율을 보이기도 했다.

 

나이에 대한 선입견이 많이 약해졌다 하더라도 여전히 능력이나 지식, 경험, 실력보다 '독립하기에 적당한 나이', '결혼하기에 적당한 나이', '집을 사기에 적당한 나이', '출산하기에 적당한 나이'처럼 '나이'를 기준으로 의무감과 책임감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정부의 '만 나이 통일'과 같은 법적 제도 손질보다는 나이에 대한 사회적인 고정관념 개선이 우선돼야 하고(60.5%, 동의율), 나이에 따른 위계질서를 없애는 것이 먼저(53.3%, 동의율)라는 의견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은퇴 연금을 줘야 하고 시니어 디스카운트를 적용해야 하는 정부나 기업 입장에서나 나이가 중요하지, 실제 일상생활 속 대중들은 '명확한 나이 계산'이 문제라기보다는 '나이에 따른 명확한 역할(론)'을 더 문제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역할'이라는 것은 사회적 관계에서 개인이 가지는 특정한 지위나 범주, 그리고 그러한 범주 내 규정된 모든 행동거지를 의미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이를 '나이'에 맞춰 규정하는 것이 그 어느 국가보다 강한 사회다. 나이에 따른 역할이 있고, 이 역할에 맞는 욕망과 감정 같은 것들을 규범에 맞게 행해야 함을 전제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전 세대에서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세대를 망라하고 규정된 나이를 넘어 주도적이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영위하려는 욕망과 감정을 표출함으로써 세대에게 주어지는 각각의 역할들을 일제히 분산하고 있다.

 

'그 세대가 해야 할 규정된 역할'이 아닌 '그 세대도 가능한 역할들을 확장'하는 쪽으로 가치관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세대만이 갖는 전유물, 제2의 천성이란 것은 없는 시대가 됐다. 세대가 재편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의 '나이'에 대한 인식 ⓒ시크릿하우스

나이는 세월을 공감하게 하지만 세월을 비극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공통의 조건으로 한데 묶이고 그대로 흔들리는 신세는 서글프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내가 꼭 그 나이인 것은 아니다. 서류상의 내 나이와 스스로 느끼는 내 나이 사이의 간극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제 사람들은 인생을 자기 마음대로 여러 번 살 권리를 요구한다. 나이 먹는다고 철이 드는 것도 아니요, 나이 때문에 사람이 무너지지도 않기 때문에 자기 나이로 보이고 말고가 없다. 나이는 수많은 변수 중 하나일 뿐이다.

 

이제 우리는 생년월일, 생물학적 성, 피부색, 지위 따위에 얽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인간 조건은 여기저기 금이 갔고, 우리는 정체성과 세대가 유동적인 시대에 진입했다.

10대, 철부지 어린 세대?

2022년 5월, 국가인권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10대들의 권리 의식과 사회 전반적인 인권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19세 이상 청소년의 인권위 진정 건수가 크게 늘었다는 보고가 있다.

 

청소년들의 주요 진정 내용은 이렇다. ▲휴대전화 사용 제한, ▲두발 규제, ▲대학 합격자 명단 공개, ▲게시물 게시 및 단체 조직 가입 금지 등 주로 개인의 자율성 침해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다.

 

일례로 한 중학생이 학교에서 체육복 착용을 금지하고 계절별 교복을 일률적으로 착용하도록 한 점을 문제 삼아 인권위로부터 규정 점검 및 개선 방안 마련 권고를 끌어낸 사례는 지금까지도 많이 회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청소년 진정이 늘어난 배경 이유로 청소년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청소년 스스로 자신을 '보호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학교나 부모가 정한 방침에 무조건 따르기보다 외부와 적극적으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주체적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전한다.

 

2021년 말 선거 출마 나이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당선인의 공천 절차의 공정성 문제와는 별개로) 사상 첫 10대 기초 의원이 탄생한 것도 단순한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이제 '10대 =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어린 세대'란 착각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됐다.

2030 세대, 욜로?

주체적인 태도가 강해지고 있는 것은 비단 10대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2020년부터 정치·경제·사회 전 영역에 걸쳐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MZ세대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주체적인 태도가 뚜렷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