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빙, ‘나’의 역사를 풀어내는 새로운 방법
💡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
- 무엇이든 돈이 될 수 있는 환금성의 시대, 아카이브가 자산이 된다!
- '나'의 역사와 정체성을 풀어내는 아카이빙 트렌드
- 마케터를 위한 브랜드의 아카이빙 활용 전략
* 본 아티클은 2022년 10월 발간된 〈2023 트렌드 노트〉의 본문을 퍼블리의 시선으로 발췌해 구성한 것입니다.
* [2023 트렌드의 거의 모든 것(feat. 키워드 정리 미리보기)] 시리즈의 콘텐츠입니다.
* 콘텐츠 발행일: 2022.11.23
2023년에 새롭게 등장한 경제활동의 원천은 아카이브다. 자신을 쌓는 아카이빙은 궁극적으로 아카이브라는 자산이 된다.
현재는 기록 매체로서 블로그가 뜨고, 블로그를 통한 소비 기록, 일상 기록, 자기 기록이 뜨고, 기록이 콘텐츠가 되고, 콘텐츠가 아카이브가 되고, 아카이브가 돈이 되는 흐름으로 연결되고 있다.
일상 기록의 시대
우리는 일상 기록 시대에 살고 있다. 기록은 지금 세대의 호흡과도 같다.
지난 〈2022 트렌드 노트〉에서 우리는 일상 기록의 증대와 그 속에서 느끼는 연대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코로나로 사회적 교류가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은 관심의 방향을 타인에서 자신에게로 돌렸다. '나'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나'에 대해 할 말 또한 많아지지 않겠는가?
특히 네이버 블로그 챌린지를 기점으로 자연스레 일상 기록에 대한 니즈가 커졌다. 시작은 자생적이지 않았지만, 이후 기록의 가치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감하면서 하나의 대중적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일상의 소소한 기록은 블로그와 같은 텍스트 기반 매체에서만 성행한 것이 아니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언급량 또한 크게 증가했다.
일반 인스타그램 피드가 휴무, 데이트 등 특별한 순간에 찍은 가장 완벽한 인생샷을 박제하는 것이라면,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일상, 학교, 운동 등 가벼운 일상을 있는 그대로 올리고 24시간 후에 사라지게 만든다. 박제되지 않고 휘발되는 만큼 타인보다는 나와 더 가깝다.
일반 인스타그램 피드가 연출된 하나의 완벽한 사진이라면,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꾸미지 않은 내 일상의 순간을 그대로 공유할 수 있는 일기다. 24시간 후에는 타인에게 휘발되고 나에게만 저장되는, 나만의 일기로 남는다.
특히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태깅 기능은 개인의 아카이브 형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태깅은 내가 임의로 기록한 대상이나 위치가 아니라 상대의 계정명이나 지도상 위치를 지정한다.
최근 젊은 층은 지도 앱보다 SNS의 지도 기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스타그램 어플에서 위치를 검색하면 다른 사용자들이 해당 위치 및 주변에서 태깅한 게시물들도 지도에 뜨는데, 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위치 태깅 기능을 사용해 동일한 장소에 대한 사람들의 시야를 빌림으로써 나와는 또 다른 모먼트를 감상할 수 있다. 한마디로 더 손쉽게 인스타그래머블한 곳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나의 아카이브 축적은 물론 누군가에게 정보 전달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용자들의 선호는 단순 정보 탐색이라는 일차원적 기능을 넘어 자신의 일상을 아카이빙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쪽으로 가고 있다.
기록에 스토리를 더하는 아카이브
이제 일상 기록은 대중화를 넘어 '아카이브화'라는 새로운 양상을 띤다.
소셜데이터를 보면 기록 중에서도 '소비 기록'이나 '독서 기록'처럼 특정 분야에서 나의 생각과 가치관을 보여줄 수 있는 기록의 순위가 상승하고 있다.
이는 자신을 알기 위해 일상 기록을 시작하던 사람들이 이제 자신의 정체성을 구체화하고자 노력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나를 설명하는 다양한 속성을 카테고리별로 나누고 '정체성'이라는 아카이브를 축적하고 있는 것이다.
- 기록은 '나'를 위한 것
- 아카이브는 '타자'를 위한 것
아카이브는 남들에게 들려주는 나의 이야기다. 남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선별 기준이 필요하다.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의 정체성이 바로 그 선별 기준이다.
아카이빙은 내 기록에 라벨을 붙임으로써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다. 아카이빙에는 주로 블로그가 애용되지만, 인스타그램 스토리 또한 휘발된 기록을 카테고리화함으로써 아카이빙할 수 있다. 스토리들을 엮어서 만드는 하이라이트 기능 덕분이다.
말 그대로 일상 속 나의 기록들을 내 기준에 따라 아카이빙하여 피드의 형태로 게시할 수 있다. 하이라이트 기능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고, 영감을 주는 게시글을 모아두기도 한다. 나만이 아니라 남들에게도 보여지는 폴더이자 내 정체성의 축약체인 것이다.
이처럼 일상의 사소한 기록에서 의미를 발견하던 사람들이 그 의미를 나누고 분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각각의 속성별로 나의 진화 과정을 축적한다.
최근에는 내가 직접 하지 않고도 내 기록의 스토리를 더해주는 서비스들이 생겨났다. 필자의 경우 예전부터 봤던 모든 책, 영화 등 문화 콘텐츠에 대한 감상 기록을 공책에 남겨왔다. 그러다 최근에는 왓챠피디아를 애용한다.
단순히 기록하는 수준을 넘어 내가 선호하는 장르, 나의 작품 평가를 기반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토리를 만들어준다. 필자의 경우, 평가 주관이 뚜렷한 '소나무파'이고 쿨하면서 감수성이 풍부한 멋진 사람이라는 스토리가 생겼다.
그래서 내가 어떤 문화를 향유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보여주고 싶을 때 왓챠피디아 아이디를 건네곤 한다. 여기서도 기록과 아카이브의 차이가 드러난다.
- 어떤 스토리를 담고 있는가
- 그 이야기를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