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막막하다.. 일단 레퍼런스부터 찾아볼까?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우리 프로젝트에 착 붙는 마케팅과 기획이 막막하기만 했던 이유
  • 레퍼런스 모음집 없이 참신한 아이디어 떠올리는 법
  • 광고, 상세페이지 제작에서 나아가 마케팅의 큰 맥락을 설계하는 방법

저자 박상훈

디지털 마케팅 회사 플랜브로 대표 > 프로필 더 보기

😩: 브랜드 전략을 짜오라는데 뭐부터 해야 하지? SNS 콘텐츠... 레퍼런스를 많이 봐도 주제를 못 찾겠어…

😨: 잘 된 사례 보고 따라 하긴 했는데, 이게 진짜 우리한테 맞는 상세페이지인가? 곧 광고 관련 회의 시간인데 가서 할 말이 없네…

혹시 이런 '막막함'을 느끼고 계신가요? 업무에 막막함이 느껴질 때, 우리는 최대한 빨리 이 감정을 없애고 싶어 합니다. 막막함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거든요. 

 

불안하면 원래 잘하던 것도 못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업무에 불안감까지 더해지면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긴 더 어렵죠. 이런 막막함과 불안을 없애기 위해 의지하는 것이 바로 레퍼런스입니다. 

 

다른 사람의 결과물을 보다 보면 밑그림이 빠르게 그려지는 것 같거든요. 신선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듯해서 막막함도 잠시 잊게 됩니다. 좋은 사례를 공부한다는 뿌듯함도 느껴지고요.

 

그런데 레퍼런스 분석이 정말 근본적인 해결책일까요?

 

프로젝트 스터디를 하면서 우수 레퍼런스에 '감탄'하느라 시간을 다 보내는 신입 마케터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다른 사례를 보며 느낀 감탄이 우리 프로젝트에 적용할 멋진 아이디어로 쉽게 이어지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사례 속 브랜드와 우리는 다르니까요. 고객도, 제품도, 브랜드도 다릅니다.

 

레퍼런스를 보는 것이 잘못됐다는 게 아닙니다. 무턱대고 레퍼런스 모음집부터 검색하는 습관이 근본적인 막막함을 해결하는 데, 마케터로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거죠. 기획자도 마찬가지고요.

 

좋은 아이디어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막막할 때는 ‘구체화’부터

막막함은 어떤 대상에 대한 생각이 충분히 구체적이지 않을 때 생깁니다.

 

라면을 끓이기 전에 막막함을 느끼는 사람은 없습니다. 친구에게 전화해서 라면 끓이는 법을 물어보세요. 대답이 술술 나올 겁니다. 방법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자신만의 맛있는 라면에 대한 정의와 제조 과정이 머릿속에 정리돼 있거든요.

 

그런데 질문을 살짝 바꿔보면 어떨까요? "사람들에게 대접할 맛있는 라면은 어떻게 끓여?"라고요. 아마 전처럼 쉽게 답하지 못할 겁니다. 상황이 명확히 그려지지 않으니까요.

 

어떤 사람들을 말하는 건지, 몇 명이나 되는지, 갑자기 대접은 왜 하는지, 메뉴는 왜 하필 라면인지 등 상황이 그려지지 않으니 완성하고자 하는 결과물도 그려지지 않는 겁니다. '그 사람들'에게 '맛있는 라면'은 어떤 라면인지 모르니 막막함이 몰려오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라면 하나로 10억 매출 올린 대박 레시피'를 검색해 따라 끓인다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먼저 상황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이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타인의 결과물을 탐구하면 내 결과물은 점점 산으로 가기 마련입니다. 우리에게 맞는 해결 방법, 우리 브랜드다운 전략은 떠오르지 않고 '어디서 대박 난 그거'만 머릿속에 맴돌죠.
 

사례 속 그들과 우리는 다릅니다. 사례 속에서 발견한 힌트를 '우리 브랜드의 현실'이라는 필터로 걸러야 해요. 현실을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처음부터 우리에게 적합한 힌트를 찾아간다면 시간을 더 줄일 수 있습니다.

 

ⓒ박상훈

아이디어는 누구나 떠올릴 수 있다

상황이 구체적으로 정의되면 해야 할 행동도 명확해집니다. 그럼 아이디어는 누구나 떠올릴 수 있어요.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모두,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이미 구체적인 상황이 정의된 브랜드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한번 해볼까요? 최근 퍼블리에 올라왔던 남성 면도기 정기구독 서비스, 와이즐리의 캠페인 집행 과정 속으로 잠깐 들어가보겠습니다.

ⓒ퍼블리

와이즐리는 '정직한 가격의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브랜드입니다. 초창기부터 꾸준히 추구해 온 브랜드의 정체성이죠. 그러다 "제품이 딱 가격만큼 하더라"라고 말하는 고객을 만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