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요? 행사를 준비하라고요?
💡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
- 송년회, 브랜딩 행사 등 갑자기 회사 행사를 맡게 됐다면? 행사 준비 실무를 위한 순서 별 노하우
- 놓치기 쉬운 행사의 디테일(ex. 초대 방법, 결과 보고 메일)과 예산 설정법과 예시
- 행사 퀄리티 UP! 바로 써먹는 노하우 + 🎁체크리스트 제공🎁
저자 주송미
카카오 광고플랫폼 기획자, (전) 우아한 형제들 B2B 마케터 > 프로필 더 보기
직장을 다니다 보면 내 직무도 아니거니와 관련한 경험도 없는 큰일을 해내야만 하는 상황과 종종 마주합니다. 맛집을 잘 안다는 이유로 회사 송년회를 준비하거나, 팀 내에서 활발한 성격이라는 이유로 신입사원 OJT*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식이죠.
* On the Job Training, 직무수행과 병행하는 교육훈련 (출처: 시사상식사전)
저 역시 시작은 막막함 그 자체였습니다. 오프라인 행사의 PM(Project Manager)이 되었을 당시 저는 주니어 디지털 마케터였습니다. 디지털 마케팅 바깥의 경험이 전무했고, PM으로서는 고작해야 서너 명이 함께하는 작은 프로젝트만 리드해본 정도였죠. 그런데 하루아침에 수백 명이 참여하는 오프라인 브랜딩 행사의 PM이 된 겁니다. 도저히 못 하겠다며 조직장과 면담도 해보고, 출근길에 쓰러져 눈을 뜨면 행사가 끝나있기를 바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오프라인 행사 기획이 완전 처음은 아니더라고요? 사내 여성 직원을 위한 복지 프로그램도 준비해본 경험이 있었고, 작게는 친구들과의 소소한 연말 파티, 생일 파티까지 기획해봤더군요. '도망갈 생각은 그만하고 딱 한 번만 해보자'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뭐든 하다 보면, 언젠가 그 경험은 저만의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막막하지만 어찌어찌 첫 번째 행사를 잘 끝내고 나니, 두 번째, 세 번째 행사를 준비할 때는 어느새 오프라인 행사라면 눈 감고도 뚝딱 해내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 경험은 '디지털만', '콘텐츠만' 하던 제 커리어를 확장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브랜드를 알리는 일을 두루 해낼 수 있는 통합 마케터로 성장시켰습니다.
그래서 오프라인 행사를 준비할 기회가 있다면,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도망치는 대신 한번쯤 도전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하나의 행사를 만든다는 것은 직장인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업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좋은 기회거든요.
꼭 큰 규모가 아니더라도, 갑자기 오프라인 행사를 담당하게 되어 막막한 분들이 참고할 수 있는 지침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프라인 행사, 이렇게 준비하면 되겠구나' 하고 감을 익힐 수 있는 세세하고 실질적인 노하우를 지금부터 공유합니다.
준비하기 전, 잠시 노트북을 덮고 상상해 봅시다
1) '내가 참석자라면?' 상상하기
'무엇부터 해야 하지?' 업무를 중심으로 행사를 준비하려고 하면 막막해집니다. 조금 뻔하지만, 행사의 핵심 경험을 상상하는 것에서 출발해 보세요. 내가 행사장에 참석한 참석자라고 상상하면서, 아래와 같은 점을 생각해봅니다.
- 귀한 시간을 쪼개 왜 이 행사에 참여해야 하는지
- 행사장 입구에 들어섰을 때 어떤 것들을 보고 느끼고 싶은지
- 돌아가는 길에 인스타그램에 어떤 것들을 공유하고 싶은지 등이요.
그저 그런 행사는 수두룩하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행사는 많지 않거든요. 하지만 어떤 무드의 행사를 만들고 싶은지 미리 상상해 한 줄의 슬로건으로 표현할 수 있는 행사와 무턱대고 식순부터 짠 행사는 같은 내용이더라도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기억될 수 있습니다.
2) 레퍼런스 탐색
그다음 행사와 관련된 레퍼런스를 찾아봐야 합니다. 다른 오프라인 행사장에서 봤던 좋은 기획 요소들을 단순히 '세련됐다, 좋다'라는 이유로 따라 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덕지덕지 짜깁기로 채운 행사는 기억에서 쉽게 잊히기 마련이거든요. 하나하나 맛봤을 때 너무 맛있는 음식들도 뷔페에서 한 접시 가득 담아와 먹고 나면 뭘 어떻게 먹었는지 잘 기억 나지 않는 것처럼요.
만약 회사 내에서 동일한 혹은 유사한 행사가 진행된 적이 있다면 이전 담당자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필수로 준비해야 하는 요소나 회사 내부에서 협업하는 담당자들이 유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예산 품의서 등의 문서 포맷 역시 참고하면 좋은데요. 이 문서를 보고 컨펌하는 리더들이 작년과 동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새롭게 문서를 작성할 때보다 훨씬 빠르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성격의 행사를 직접 방문하거나 참가자들의 인터넷 후기를 살펴봅니다. 행사 식순은 어떻게 구성했는지, 행사장·로비의 디스플레이 트렌드는 어떤지 등을 참조합니다. 저는 '시상식'을 준비했기 때문에 멜론 어워드, 아카데미 시상식 등 국내·외 시상식에 살펴볼 수 있는 특징은 무엇인지 많이 살펴봤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장소 선정
행사에 대한 감을 익힌 다음 가장 먼저 해야 할 실무 과제는 바로 '장소 선정'입니다. 장소는 단순히 행사가 열리는 곳 이상의 가치를 지닙니다. 행사의 의미를 굳건히 하고 전반적인 분위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동일한 시상식이라도 야외 공원을 장소로 선정하면 페스티벌 느낌이 강할 것이고, 고급 호텔에서 한다면 수상자들에게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줄 겁니다. 회사 내 라운지에서 열게 된다면 딱딱한 비즈니스 행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1) 장소 후보군 선정
장소는 보통 아래와 같은 항목별로 살펴 후보군을 2~3곳을 선정합니다.
- 대관료
- 주차(발렛 여부 포함)
- 식사(식수·음료 제공 여부 포함)
- 위치(대중교통 편의성 등)
- 기본 제공 서비스(플라워, 아이스 카빙 등)
2) 후보 장소 방문
행사장 결정 시 직접 방문해 행사장 홀의 크기와 최소·최대 수용 인원을 확인해야 하는데요. 행사 주최 측에서 변경할 수 없는 샹들리에, 조명 같은 행사장 기본 장식이 상상한 것과 다를 가능성이 높고, 직접 답사하며 행사장의 접근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 행사의 참석자 수는 당일 뚜껑을 열어보지 않는 이상 정확한 파악이 어렵기에 홀 크기와 최소·최대 수용인원도 예약 전에 꼭 체크해야 합니다.
- 최소 보증 인원은 몇 명인지
-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왔을 때) 최대 수용 가능한 인원
- 식사 추가 가능 여부
- 추가 홀 대여 가능 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