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은 해두었는데... 무슨 내용이었지?
💡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
- '저번에 좋은 아티클을 본 것 같은데…' 제때 인풋을 써먹기 위한 장기기억 메모법
- 기억의 흐름에(단기기억-작업기억-장기기억) 맞게 레퍼런스를 수집하고 메모하는 예시
- 인풋은 물론, 새로운 인사이트까지 내 머리에 저장하는 팁과 유용한 툴
저자 조지훈
게임개발 11년, 웹툰 PD 1년, 현 웹툰 3D 콘텐츠 제작 5년 차 > 프로필 더 보기
시작에 앞서, 우리가 열심히 자료나 레퍼런스를 수집하는 모습을 도토리 모으는 다람쥐에 비유해보려고 한다.
가을날, 다람쥐가 사방에 떨어진 수많은 도토리를 보며 감탄한다.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계절 내내 양식을 줍는다. 다람쥐는 도토리를 묻은 장소를 잊지 않기 위해 나무의 위치와 모양을 기억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겨울이 오면 대부분의 도토리는 머릿속에서 잊힌다. 다람쥐는 자기가 모은 도토리를 거의 다 잃어버리는 셈이다. (봄이 되었을 때, 다람쥐가 숨긴 도토리는 새로운 참나무로 자란다.)
숲에 떨어지는 수많은 도토리를 우리가 수집하는 자료라고 생각해 보자. 우리는 다람쥐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단 모아놓기는 하지만, 써먹지 못해 공간만 차지하는 자료들이 생각나지 않는가?
'메모를 하라. 자료를 잘 모으라.' 회사에 다니면서 듣는 단골 멘트다. 그래서 퇴근 이후에도 좋은 정보가 보이면 스크랩을 하거나 회의할 때는 아이패드로 필기하거나 녹음한다. 그 외에도 업무에 필요한 기사를 매일 수집하고, 시간을 내어 정독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항상 이런 문제를 겪는다.
- 분명 내가 읽었던 기사에 좋은 사례가 있었는데, 정확한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 회의 시간에 결국 말을 꺼내지 못한다.
- 차곡차곡 수집해둔 기사를 짬짬이 읽어보려고 하지만, 오늘 나오는 기사를 읽기에도 벅차다.
- 자료 관리를 위해 태그니, 폴더니 사용해봤는데 처음에만 유용하다. 수백 개의 데이터가 쌓이자 태그와 폴더도 그만큼 늘어나고, 검색어를 바꿔봐도 한두 개의 문서만 걸릴 뿐, 원하는 것이 나오지 않는다.
- 혹시 아날로그 방식이 더 효과적일까 싶어 수첩과 만년필도 사서 써봤으나, 2~3페이지만 쓴 채로 서랍에 넣어둔 수첩이 늘어간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바로 우리가 기억의 특성에 맞게 메모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메모란 '다른 사람에게 말을 전하거나 자신의 기억을 돕기 위하여 짤막하게 글로 남김. 또는 그 글.'이다. 즉, 메모는 기억을 돕기 위한 글이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에 대해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기억은 하나가 아니라는 것이다. 앳킨슨(R.C. Atkinson)과 시프린(R.M. Shiffrin)의 기억모델에 따르면 기억은 세 가지 종류로 나뉘며, 각각 목적과 특성이 다르다.
- 감각기억: 우리가 눈으로 보고 듣는 모든 정보를 담는다. 하지만, 너무 짧아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기억이다. 감각기관마다 다르지만, 시각 기억의 경우 0.05~0.15초 후 사라진다.
- 작업기억: 20~30초 정도 유지되는 기억이며, 생각과 판단에 관련된 기억이다. 이 역시 쓰임새가 끝나면 사라지는 기억이다.
- 장기기억: 용량과 유지 기한에 한계가 없는 기억이며 매우 큰 용량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관리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 세 가지 기억은 우리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각각 다른 역할을 맡는다. 우리의 뇌는 감각 기억에서 다양한 정보를 모으고, 그중 관심 있는 것들만 걸러내 작업기억을 통해 판단하며, 그 과정을 통해 남겨야 할 것들만 압축해서 장기기억으로 머릿속에 남겨둔다고 한다.
재미있는 점은 장기기억을 제외한 감각기억과 작업기억은 길어도 몇 분 안에 사라진다는 점이다. 우리가 보고 듣는 것 대부분은 잊히고, 장기기억만이 오랫동안 남는다.
메모가 흐르는 강을 만든다
그래서 빠르게 망각되는 감각기억과 작업기억, 그리고 오래 남는 장기기억의 특성에 맞게 감각기억과 작업기억을 잘 버리고, 장기기억은 오래 남길 수 있도록 메모할 필요가 있다. 내가 제안하는 메모의 흐름을 구성하면 아래와 같다.
나는 옵시디언이라는 마인드맵 툴을 이용해, 위의 흐름을 프로세스화해 사용하고 있다. 효과적인 메모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메모 정리법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아무리 기억을 돕는 것이 메모라고 할지언정, 기억과 메모를 동일시할 필요가 있을까? 무엇이든 무한한 공간에 쉽게 저장할 수 있는 디지털 시대에?' 기억의 흐름에 맞는 메모를 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