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의 고민: 내가 대신 보고서 써줄 수도 없고…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22년 차 리더가 알려주는, 팀원을 한 번에 이해시키는 보고서 검토 노하우
  • 보고서 유형별(ex. 정기·전략·신사업), 팀원의 업무 숙련도별로 다르게! 현실적인 피드백 방법
  • 팀원의 이해력과 논리력을 수직 상승시키는 보고서 검토 팁

저자 최방실 

전 LG디스플레이 팀장 > 프로필 더 보기

내가 원한 보고서는 이런 게 아니었는데…?

이런 마음이 들 때면 팀장들의 마음에 내적 갈등이 심하게 요동친다. '그냥 내가 작성하는 게 빠르겠다…' 그러나 이런 유혹에 넘어가면 안 된다. 그게 바로 마이크로 매니징의 시작이 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 매니징의 덫에 빠져서는 안 된다. 마음은 답답하고, 시간은 없고, 갈 길은 멀어 보이지만, 언제나처럼 팀장/리더분들을 믿고 응원하는 마음에서 이번 아티클을 준비했다.
 

팀장의 업무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팀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팀원들을 육성하는 것이다. 특히 업무는 문서, 보고서를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할 때가 많기 때문에 특정 팀원의 보고서 작성 역량이 떨어지면 물리적인 시간을 비롯해 팀장의 마음에도 신경이 꽤 쓰여서 팀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여, 이번 아티클에서는 팀원들이 보고서를 더 잘 작성할 수 있도록 팀장 입장에서 어떻게 검토하고 피드백을 주는 게 좋은지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한다. 

 

팀장이 팀 성과를 만들어내는 핵심은 바로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한다.

팀원이 회사의 의사결정권자들과 잘 소통하는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울 것인가?

물론 담당자의 업무 노하우나 보고서 작성 스킬도 분명 필요하지만, 이번 아티클에서는 팀의 성과와 팀원 육성 관점에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풀어보려고 한다.

사실, 팀장에게 있어 '보고서 검토'란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보고서'의 정의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보고서의 대상은 팀장이 아니라, 임원급에 해당하는 조직의 의사결정자다. 

 

이들에게 보고서를 올리는 목적은 궁극적으로 하나의 사안에 대해 다수의 참여자들을 모두 동일한 수준으로 인지시키기 위함이다. 그래서 보고서는 크게 두 가지 파트로 나뉜다. 

  • 첫째,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이전 과정과 결과를 살펴보기
  • 둘째, 이번 단계를 통해 미래에 어떠한 목적을 달성할 것인지 조리 있고 일목요연하게 의견 전달하기

따라서 보고를 마친 후에는 '어떤 일을, 언제까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모두가 명확히 알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잘 작성한 보고서다. 

 

보고서는 공동체가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통 도구'다. 자칫 '보고'라는 행위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보고 완료'를 마치 '업무 완료'로 착각하기 쉽다. 혹은 보고서 작성 자체에 집착한 나머지, 본질에서 벗어나 양식이나 형식, 심지어 컬러나 디자인에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하기도 한다. 

 

본질을 명확히 이해한 조직일수록 신중한 의사결정을 위한 융통성과 창의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보고서를 쓰고 검토하는 과정이 보다 의미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팀장의 역할을 생각해 보면 '일'과 '보고서 검토'를 별개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 

 

팀장이 맡는 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 첫째, 의사결정을 하거나 상사에게 의사결정을 받아내는 것처럼 팀장이라는 지위에 걸맞은 일
  • 둘째, 팀원이 준비한 일에 피드백을 하는 것처럼 공동의 일을 하는 형태

따라서 보고서를 검토하고 피드백을 주는 업무는 팀장의 '일' 자체이자 동시에 팀원을 육성하는 일이다. 이 시간은 팀원의 숙제를 검사하는 시간이 아니다. 팀원이 보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업무에 참여하고, 팀원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며, 팀장과 논의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물론 개별 팀원마다 일의 숙련도와 이해도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코칭의 난이도 역시 달라지기 때문에 사실상 정답은 없다. 다만, 지금부터 설명할 몇 가지 포인트를 보면서 이 글을 읽고 있는 팀장님들의 상황에 맞춰 적용해 보시길 바란다.

똑같은 피드백을 반복하지 않는, 22년 차 리더의 보고서 검토법

팀원들은 보고서나 기획서의 일부분을 담당했을 뿐, 보고서 전체에 대한 오너십을 가진 경험은 부족하다. 두세 번 넘게 반복적인 피드백을 하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충분한 시간을 들여 'Why'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의 5가지 사항을 고려하면 좋다.

 

보고서 검토의 5가지 핵심 포인트

1) 팀원의 업무 숙련도에 맞춰서 검토 일정을 잡을 것

팀원의 업무 경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주니어 팀원이라면 첫 업무를 지시할 때 배경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이 업무가 회사에 끼치는 영향과 의미에 대해 알려주고, 팀원이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후 팀원이 보고서를 준비할 때, 총 3회 이상은 검토를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첫 피드백은 2~3일 정도의 시간을 주고, 두 번째는 1~2일, 마지막은 1일 이내로 받아보는 것이다. 이때 팀장은 팀원의 숙련도에 따라 최종 보고 일정에서 역으로, 가급적 여유 있게 검토 일정을 잡기를 바란다. 

 

예를 들어 보고서 전체를 피드백한 다음에 "이렇게 수정해 오세요"보다는, 다음 논의 일정을 정해두고 "그때까지는 여기까지 해봅시다"처럼 일정 범위를 정해서 가이드를 주는 게 좋다.

 

한편, 업무의 전체적인 흐름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 실무급 팀원이라면 전체 내용을 한번 훑어보고, 먼저 큰 틀이 맞는지 피드백한다. 그런 다음 세부적인 수정 포인트에 대해서 팀장의 의견을 가볍게 제안하는 방식이 좋다. 다음과 같은 대화를 예로 들 수 있다.

팀장: 이 부분은 너무 괜찮은 의견이네요. 혹시 이런 내용도 추가해 보는 건 어때요?

팀원: 아, 실은 제안해 주신 의견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려해 봤는데요. 이러한 이유로 제외하게 되었습니다.

팀장: 그랬군요. 의견을 들어보니 저도 동의가 됩니다.

업무는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피드백을 통해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래야 팀원은 전체를 보는 눈이 생기고, 자신의 의견을 정중하면서도 간결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또한 '팀장이 자신의 의견을 존중해 주고 있다'라는 무언의 사인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