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쌀 팔다 개발자 된 사연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비전공자가 4개월 만에 백엔드 개발자로 취업한 비결 (feat. 포트폴리오 작성 팁)
  • 시장에서 쌀 팔다가 개발자가 되었다? 저자의 독특한 이력과 생생한 경험담
  • 개발자 커리어에 정답은 없다! 개발자의 현실 실무와 나만의 길을 걸으려는 노력

※ [오늘부터 개발자] 시리즈의 콘텐츠입니다. ※

🎤 Interviewee 김병욱

29살에 처음 개발에 뛰어들어 4개월 만에 취업에 성공한 스타트업 개발자

 

퍼블리(이하 생략): 안녕하세요 병욱 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퍼블리 독자분들에게 간단한 인사 부탁드려요.

김병욱(이하 생략): 안녕하세요. 시장에서 쌀을 팔다가 개발자가 된 김병욱이라고 합니다. 다노의 백엔드 서버 개발자로 2년 6개월 정도 일했습니다. 비전공 개발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아 〈오늘부터 개발자〉라는 책을 썼어요. 지금은 회사를 나와 제 개인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퍼블리, 김병욱

'쌀 팔다 개발자'라는 이름을 닉네임처럼 쓰고 계시죠? 블로그 이름이기도 하고요.

많은 개발자분들이 자신만의 닉네임을 하나씩 가지고 있더라고요. '쌀 팔다 개발자'라는 이름은 개발에 입문하는 분들을 도와드리는 활동을 하면서 쓰기 시작한 이름이에요.

 

뭔가를 파는 것과 개발을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잖아요. 그래서 이 이름을 들었을 때 '전혀 다른 일을 하던 사람이 개발자가 됐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죠. 개발 공부를 시작하려는 분들의 심리적인 진입 장벽을 낮춰주고 싶었어요. 제가 한 것처럼 누구나 개발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확실히 독특한 이력이라고 생각했어요. 병욱 님을 잘 모르시는 퍼블리 독자분들을 위해 어떻게 개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는지부터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쌀농사를 짓는 집에서 농사일을 경험하면서 자랐어요. 자연스레 농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그 경험을 토대로 마음 맞는 동생들과 '청춘 정미소'라는 브랜드를 운영했습니다.

 

회사 이름이 '파블(FABL)'이었는데, 'For a Better Life'라는 뜻이에요.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자는 게 저희의 미션이었고, 그중 청춘 정미소는 '건강한 쌀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건강한 삶을 주자'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던 거죠.

청춘정미소 ⓒ김병욱

당시 '즉미 구독(즉석 도정한 쌀을 구독하다)'이라는 서비스로 큰 인기를 얻었어요. 쌀은 도정한 지 2주가 지나가면 수분이 빠지고 산화되어 품질이 나빠지기 시작해요. 바로 도정한 쌀을 사서 그때그때 바로 먹는 게 가장 좋죠. 그런데 이렇게 하려고 해도 고객분들은 여전히 10kg, 20kg씩 대량으로 쌀을 구매하시는 거예요. 소량으로 사면 가격이 비싸니까요. 저희의 비전인 '건강한 쌀을 제공한다'와 맞지 않는 방식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문제를 '구독'이라는 간단한 아이디어로 해결했습니다. 고객님이 쌀을 10kg, 20kg씩 미리 구매해두고 언제든지 쌀 가게로 와서 원하는 양만큼 가져가시도록 했어요. 이 서비스가 반응이 좋았어요. 고객이 늘고 프랜차이즈 문의도 들어오면서 회사 소개 페이지, 고객 관리 시스템 같은 개발적인 영역들이 필요해졌습니다.

 

처음에는 일을 하면서 독학으로 공부해서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더라고요. 안 되겠다 싶어서 외주 개발자를 찾았는데, 찾는 데도 한참 걸렸고 일을 맡긴 뒤 결과물이 나오기까지도 한참 걸렸어요. 그렇게 6개월 뒤에 나온 결과물은 이미 트렌드에 맞지 않는 모습이었고요. 그때 제가 직접 개발에 대해서 알아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됐어요.

 

개발을 배운 뒤 계속 정미소 사업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직업으로서 '개발자'를 선택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가게가 잘 되고 프랜차이즈 제안이 들어오면서 사업이 가지는 영향력, '임팩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어요. 당시 운영하던 가게가 5평 정도의 작은 매장이었는데, 주변의 2~3천 가구가 저희 쌀을 이용했어요. 작은 가게로 좋은 성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만약 10년 뒤에 매장이 20개, 30개로 늘어났을 때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좋은 삶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해봤을 때 최대 20만, 30만 명 정도라고 하면 그 숫자가 저는 아쉽더라고요.

 

소프트웨어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나 우버와 같은 회사들은 기술력 하나로 셀 수 없이 많은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매장을 운영해도 미칠 수 있는 영향력에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직접 개발자가 되어서 소프트웨어를 배우고, IT 분야의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정미소 사업을 다른 분에게 넘겨드리고, 저는 본격적으로 개발 공부를 시작하게 된 거죠.

비전공자가 4개월 만에 취업할 수 있었던 비결

개발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는 어떠셨어요?

처음에는 개발에 분야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고, 그냥 '공부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대구에서 서울로 무작정 올라왔어요. 근데 막상 공부를 시작하려고 하니까 너무 다양한 분야와 영역이 있는 거예요.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다 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