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의 기억은 무한히 쌓이지 않는다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늘 하는 업무의 방법과 노하우를 차곡차곡 정리해둬야 하는 이유
  • 어디에다 어떻게 적어야 할까? 경험 사전 작성 노하우와 툴 추천
  • 내게는 어떤 이득이 있을까? 직급별로 다른 경험 사전의 활용법

저자 안경찬

MBC 차장(소프트웨어 아키텍트) > 프로필 더 보기

"납기와 품질 중 무엇이 더 중요할까요?"

한때 신입사원 면접에서 자주 나왔던 질문이다. 기간 안에 일을 마무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묻는다. 많은 모든 주니어가 칼같은 납기를 꿈꾸지만, 처음부터 약속한 시간 안에 일을 정확히 처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안타깝게도 사람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어서 일을 쳐낸 경험은 우리 안에 무한히 축적되지 않는다. 습관이 될 정도로 반복해서 작업한 게 아니고서야, 동일한 문제를 다시 만났을 때 우리는 다시 처음부터 고민한다. 100% 단언할 수 있다.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망각하는 속도도 점점 빨라진다.

 

내가 교육팀에 있었을 때의 일이다. 우리 팀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Technical 테마 특강'이라는 IT 세미나를 운영했다. 분기마다 한 번씩 진행하는 대규모 행사였다. 강연자 섭외와 계약, 사내 홍보 문서 작성, 교육 과정 운영, 세미나 진행, 설문 그리고 언론 기사 초안 작성까지 할 일이 정말 많은 업무였다.

 

전 직원 대상의 세미나라 일반 교육과정과 다르게 세세하게 챙겨야 할 것이 많았다. 첫 세미나를 잘(이라고 쓰고 울면서라고 읽는다) 마무리하고, '다시는 하지 않겠어!'라고 다짐했다.

 

그런데 눈을 감았다 떠보니 어느새 두 번째 세미나를 진행해야 했다. 그 복잡한 일을 다시 해야 하는 것도 끔찍했지만, 불과 3개월도 지나지 않았는데 어떤 업무는 마치 처음 하는 일처럼 다가오는 게 더 큰 문제였다.

영화 <맨 인 블랙>의 기억을 지우는 볼펜에 당한 것처럼 말이다.

시급한 요청사항이 많고, 빠른 대응이 매우 중요한 프로세스 관리 업무를 맡았을 때도 그랬다. 기억력의 한계로 인한 문제에 맞닥뜨렸다. 심지어 사용하던 솔루션에는 버그가 많았다. 나는 매번 복잡한 데이터를 직접 찾아가면서 해결해야 했다. 고객은 급하고, 시스템은 복잡하고, 프로세스는 중단되고… 하루하루가 스트레스의 연속이었다.

 

앞서 이야기한 일들이 힘들었던 이유는, 업무에 참고할 수 있는 나만의 설명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해결했다는 이유로, 또는 다음 일이 급하다는 이유로 업무 내용을 정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전과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같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더 최악은, 자책감 덕분에 고통이 배가 됐다는 점이다.

 

때문에,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거나 새로운 업무를 맡은 사람은 나만의 '경험 사전'을 적는 것이 좋다.

📔 경험 사전이란 사회생활을 하면서 얻게 되는 정보와 노하우를 타인도 쉽게 이해하고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리해둔 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