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차 구글러가 말하는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드는 일정 관리법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구글 본사 엔지니어가 말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똑똑한 일정  관리법
  •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드는 업무 루틴, 액션 시스템 만드는 법
  • 의지만으로는 부족해! 생산성을 높여주는 🎁구글 스프레드시트 일정 관리 템플릿 제공🎁

저자 정소예

구글 헤드쿼터 7년 차 개발자 (구글맵 위치공유 팀/안드로이드 개발자) > 프로필 더 보기

저는 구글 본사에서 일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입니다. 회사에서 풀타임 개발자로 일하는 동시에 어린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업무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일분일초가 소중하기에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보내는 것이 저에게는 무척 중요합니다.

 

회사 입사 후 첫 몇년 동안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려서 손이 많이 가는 데다 업무는 업무대로 많아 스트레스가 컸습니다. 온종일 분주하게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여전히 불편했습니다. 

'왜 나는 불행할까?'

'대체 얼마나 더 열심히 달려야 하나?'

하루 동안 달성해야 한다고 믿었던 크고 작은 열 가지 업무 중 절반을 해냈을 때 미처 시작하지 못한 나머지가 머리 속에 맴돌았습니다. 매일 밤, 저는 '다섯 가지를 해낸 사람'이 아닌 그저 '다섯 가지를 끝내지 못한 실패자'일 뿐이었습니다. 

 

한편 이미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데 행복할 수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싶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가 행복하지 않았던 이유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 일의 양: 현실적으로 해낼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일을 해내겠다고 목표를 세운 것
  • 기대치 설정: 달성률이 100%여야만 성공한 하루라는 완벽주의적인 기준을 세운 것
  • 일의 퀄리티: 더 중요한 일을 고르지 않고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한 것

우선순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건 이런 저의 모습을 알아차렸을 때였습니다. 이후 성취감을 높이고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시간의 질과 일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하나씩 시도해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2년여 전부터 저에게 맞는 일정 관리 시스템을 하나씩 장착하고 저만의 루틴을 쌓아가기 시작한 결과 올해 초에는 직장에서 승진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생산성과 시간 대비 효율성을 고민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은 업무에서 성과로 이어질 뿐 아니라 육아를 병행하며 일상의 삶을 꾸려가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스프레드시트 일정관리 템플릿 사용 예시 ©정소예

이번 아티클에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며 쌓아온 저의 업무 루틴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당연하게 여겨질지라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우선순위를 정하는 법부터 실행력을 높이는 액션 시스템을 만드는 방법까지 차근차근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특히, 저는 위 예시와 같은 '스프레드시트 일정관리 템플릿'을 통해서 하루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는데요. 이 템플릿을 활용하는 방법도 함께 소개해 보겠습니다.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드는 업무 루틴 세우는 법

하루 마인드셋의 시작은 '우선순위 점검'부터

열 가지 일 가운데 다섯 개를 마쳤을 때 "실패자"가 아닌, "성취한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섯 개만큼의 일을 하면서도 여전히 행복하려면 먼저 완벽의 기준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내고 싶은 이상적인 업무의 양과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업무의 양 사이에는 갭이 존재한다는 것부터 인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업무의 양 대신 할 수 있는 업무의 양을 기준 삼아 열 개의 일 중 우선순위로 삼을 중요한 업무를 추려내야 합니다.

이상적인 업무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업무의 양 사이의 갭 ©정소예

가야 할 방향성과 목표를 확실히 하기

일의 중요도를 파악하기 위해서 먼저 자신이 추구할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크게 OKR(Objective and Key Results)에 기반을 둔 팀 목표와 개인적인 성장을 위한 목표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OKR은 구글에서 사용하고 있는 목표 설정 프레임워크로 목표(Objective)와 이를 이루기 위한 핵심 지표(Key Result) 목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팀 마다 여러 개의 목표와 그에 따른 핵심 지표가 있는데 각 팀원마다 책임지고 달성시켜야 할 핵심 지표가 있습니다. 이 지표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위해 업무를 월간, 주간, 일간 단위로 쪼개서 하루에 할 일을 정해야 하죠.

[팀 목표 예시] 2025년 H1 OKR
 

O: Location Sharing 기능을 사용하는 패밀리 유저의 숫자 늘리기 

  • KR1: 다른 유저와 같은 패밀리에 속해 있는 유저가 모바일 구글맵을 열었을 때 위치 공유 기능의 존재를 알려주는 말풍선 구현하기
  • KR2: 앱을 여는 순간부터 실시간 위치 공유에 성공하기까지의 유저 플로우 간소화하기

팀 목표를 신경 쓰는 동시에 개인적 목표와 성장을 위한 노력 역시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 2021년 커리어 목표는 승진이었습니다. 승진을 하려면 직급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승진 심사에 대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업무와 관련된 프레임워크를 따로 시간 내어 공부하고 시니어 구글러에게 정기적으로 멘토링을 받고 조언을 구해왔습니다. 

 

그리고 승진 심사 때 참고 자료로 쓰일 아티팩트(artifact)*를 쌓아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기능을 개발하는 취지와 구현 방법 등의 계획을 서술하는 디자인 도큐먼트(design doc), 중요한 기능을 구현한 코드, 그리고 문제를 접했을 때 이를 해결한 방법과 기록 등을 틈틈이 문서화했죠.

* 아티팩트(artifact) : 프로젝트의 임팩트와 본인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증거물 
 

승진 같은 직접적인 목표 외에도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궁극적으로 나아가고 싶은 방향도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커리어뿐만 아니라 여성, 소수 인종, 성소수자 들이 당당하게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에도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