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NO라고 할 때, 리더가 할 수 있는 것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전) LG 디스플레이 팀장이 말하는, 불가능을 현실로 만드는 리더의 힘
- 2021년 CES 전시 기획 사례로 엿보는 리더의 협업 및 의사결정 노하우
- 0에서 1을 만들어내야 하는 팀장이 알아야 할 Do & Don't List
저자 최방실
전 LG디스플레이 팀장 >프로필 더 보기
신사업 전략팀의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였다. 어느 날, 회의 중에 CEO의 제안을 받았고, 회사의 한 해 성패를 좌우하는 주요한 프로젝트인 CES 전시* 업무가 우리 팀으로 이관됐다. 문제는 그 프로젝트에 대한 팀 경험이 전무했다는 것.
* 미국 CTA(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이 주관하며, 매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되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Consumer Electronics Show)로 최근에는 가전뿐 아니라 운송 수단 즉 자동차, 비행기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당시 회사는 변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를 갈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여러모로 불안정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통제가 강화되고, 불확실성 역시 장기화됐다. 사업 환경 측면에서도 다방면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시도했지만 우리 사업에 맞는 개념을 찾지는 못했다. 이렇게 주변 여건이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본 적 없는 업무를 수행하기란 굉장히 어려웠다.
* Open Innovation (OI): 기업 외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혁신 활동
기존에는 CES를 포함한 각종 전시 업무를 기능별로 나눠서 여러 부서가 맡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특별히 CEO 직속 조직인 신사업 전략팀, 즉 우리 팀이 맡게 된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전시 전략과 운영을 위해 신사업 전략팀이 전체 총괄을 하는 게 좋겠다는 명분이었다.
그러나 선뜻 해보겠다고 용기를 내기가 어려웠다. 여러 조직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서 소통하기도 어렵고, 이벤트성 업무로 인식돼서 팀원들을 동기부여하는 것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리더로서 모두가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에서 'YES'라고 대답했다.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 2021년에 진행된 CES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그룹사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그동안 거래가 없었던 기업들도 소문을 듣고 쇼룸을 방문했다.
- 정부 부처 장관급과 그룹사의 회장님까지 전시에 방문했다.
- CES 공식 기간이 끝난 후에도 3개월 이상 방문 예약이 꽉 찼다.
- 온라인으로 공개되어 전세계에서 많은 방문자들이 찾아왔고, 준비한 제품별 영상을 활용하여 고객사와 화상 미팅을 진행했다.
전시를 무사히 진행한 것도 다행인데, 기대 이상의 성과까지 냈다. 특히 한번 방문했던 고객사가 자사 임원진을 데리고 다시 방문해서 전시 제품과 기술에 대한 설명을 꼼꼼히 듣고 사업화 의지를 보였다. 즉, 고객이 우리 기술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환경을 제공했더니 우리 비즈니스에 좋은 결과가 돌아왔다.
그래서 이번 아티클에는 어려운 상황 가운데에서도 우리 팀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이뤘는지, 그 모든 과정과 시행착오를 담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프로젝트 과정에서 마주한 난관을 '장벽'이라고 표현했다. 크게 3가지 장벽을 소개할 예정이며, 각 챕터마다 어떤 장벽을 마주했고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자세히 다룬다.
어려운 일을 앞두고 용기가 필요한 리더나 팀원, 추진력을 장착해 상황을 돌파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글을 읽고 힌트를 얻길 바란다.
첫 번째 장벽: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변수가 많은 환경에서의 시도
[Problem] 하던대로 해서 이게 될까? 변수도 많은데?
지난 10년간 우리 회사의 CES 전시는 비공개(Invited only)로 진행됐다. 거래선(Buyer)과 공급 업체 VIP, 언론, 투자자들을 초대해 당사가 새해에 선보일 신규 제품이나 기술을 소개하고 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형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