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으로 커리어 전환,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디자이너에서 PM으로 커리어 전환을 한 현직자가 알려주는 적응·학습 꿀팁
- PM이 됐는데, 무슨 일부터 해야 하지? 업무·도메인 파악하는 방법
- 프로덕트 히스토리, 용어… 모르는 것투성이일 때 시도해보면 좋은 노하우
저자 박소영
전 그래픽 디자이너 / 현 카카오뱅크 서비스기획자 > 프로필 더 보기
"디자이너 말고,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해보실래요?"
한 통의 전화로 커리어가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그때 저는 5년 차 디자이너였습니다.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시니어 레벨을 향해 탄탄대로를 걷고 있었죠. 더 큰 프로덕트를 담당하고 싶어 회사로 돌아갈 채비를 하던 중, 여의도의 핀테크 회사에서 엉뚱한 제안을 해온 거였습니다. 막연히 기획자로의 전환을 꿈꾸고 있었기에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문제는 프로덕트 매니저(이하 PM)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전혀 모른다는 점이었습니다. 이제 와 솔직히 말하지만 PM이 무슨 단어의 줄임말인지도 몰랐어요. 대강 '프로덕트를 기획하고 관리하는 일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달랐습니다.
당연히 일도 버벅댈 수밖에요. 제가 부여받은 과제는 '마이데이터의 인증을 쉽고 편리하게 한다'였습니다. 마이데이터*, 데이터 3법**, 연동, 스크래핑, API***, B2B… 그때 저는 단어조차 못 알아듣는 처참한 수준이었습니다. 누구 하나 친절히 설명해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 개인이 자신의 개인신용정보를 주체적으로 관리,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 데이터 이용을 활성화하는 3가지 법률을 통칭
***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프로그램들이 상호작용하는 것을 도와주는 매개체
모든 회의에서 입 한 번 뻥긋하지 못했고, 기획안을 작성하지 못해 일정이 지연됐습니다. 개발·법무 등 다른 팀과의 협업이 공포였습니다. 주변 동료, 선배, 팀장에게 물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회사는 학교가 아니라는 질책뿐이었어요.
사실 PM은 어느 한 직군에서 오래 근무한 자가 역할로서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많은 IT 스타트업이 생기면서 경력이 거의 없는 '주니어 PM'도 탄생했습니다. 높은 확률로 회사와 당사자 모두가 힘든 시간을 겪게 된 거죠.
해당 직군이나 PM 경력이 없던 저 역시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했습니다. 고생도 많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혼란과 압박을 극복하고 과제를 해결했습니다. 나아가 성과를 인정받아 더 좋은 환경으로 이직할 수 있었어요. 이런 경험을 토대로 이제 막 PM으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한 주니어의 성공적인 온보딩을 위해 시기별, 문제 상황별 극복 방법을 소개합니다.
당장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PM이 되고 한동안은 앞이 깜깜했습니다. 팀장은 매일 정부 회의에 나갔고, 옆자리 PM 선배는 복잡한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으며, 뒷자리 개발자들은 항상 어느 한 곳에 모여 뭔가를 논의했습니다. 팀장은 언제든 궁금한 것을 물어보라 했지만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는 순수한 무지(無知) 상태였으므로 질문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이때 필요한 공략법은 '지피지기 백전백승'입니다. 너(회사∙서비스)를 알고 나(회사에서 나의 역할)를 알면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가 자연스럽게 그려집니다.
유의할 점은 이 과정이 두세 달 이상으로 너무 길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통상 입사 후 3개월이 수습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신입이라는 연차를 고려해도 이 기간 이후에도 업무를 따라오지 못하면 역량을 의심받기 시작합니다.
입사를 앞둔 때부터 처음으로 서비스를 기획했던 시점까지 무엇을 하면 좋은지 정리해봤습니다.
1) 입사 전~입사 1주: 인터넷 검색과 서비스 사용
입사 전 또는 극 초반이라면 인터넷 검색을 활용하세요. 회사와 서비스가 처한 상황이 무엇인지, 문제가 있다면 무엇인지, 해결 방법을 갖고 있는지 등을 확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