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의식도 케어가 되나요

💡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

  • 모든 프로젝트의 관건, '개인의 의지'를 관리하는 PM의 노하우
  • 따로 일을 벌이지 않고도 팀워크와 목적의식을 북돋우는 팁
  • 개인의 목표와 회사의 목표를 조화롭게 키워내는 리더십

저자 남윤정

6년 차 메타버스 콘텐츠 기획자 겸 프로젝트 매니저 > 프로필 더 보기

저는 PM으로 일하면서 큰 위기를 여러 번 겪었습니다.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스킬이 부족해 서점과 블로그를 헤맸고, 다른 직무·팀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필요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커다란 '현타'는 스킬도 관계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동료 간의 의지 차이였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매니징해도, 목표를 향한 구성원들의 의지와 방향에 차이가 크면 무소용이었습니다. 결과물의 퀄리티도 협업의 효율도 쉽게 일그러졌습니다. 그럴 때면 저는 다소 억울해진 심정으로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내가 PM이라고 해서 프로젝트 구성원의 목적의식까지 케어해야 하나?'

 

점점 많은 기업이 구성원의 '목적의식'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목적의식은 조직과 개인의 역량을 한 방향으로 모아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우리의 현실은 마음 같지 않습니다. PM은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거나 업무 의욕이 천차만별인 팀원을 아우르며 프로젝트를 이끌어야 합니다.

 

물론 PM은 기업의 대표가 아닙니다. 단지 프로젝트의 효율성과 성과를 담당하는 한 명의 구성원일 따름입니다. 저는 때로 동료 개개인의 역량이나 태도를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원망은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았지만요.

 

'의지'에는 조직 차원에서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구성원 개인의 태도에 마냥 맡겨둘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조직과 개인의 사이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좋은 PM으로 성장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스스로 수행하면서 성장할 방법을 고안해냈습니다. PM으로서 목적 지향적인 팀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저만의 노하우가 쌓였습니다. 이 아티클에서는 '목적 지향'을 다음의 두 단계로 나눠서 이해해보고, 제가 목적 지향적인 팀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목적 지향적 팀은

  • 구성원이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목적을 동일하게 이해합니다.
  • 구성원이 조직과 개인의 성장을 위한다는 '목적의식'을 지닙니다.

시작: 목적은 단순하게, 성과는 분명하게

1) 목적은 단순하게 표현하기

"이 프로젝트는 원래 작년 하반기에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우리 모두 알다시피 작년에 협력업체 변동이 컸잖아요? 그렇다 보니 경영기획실에서는 이 프로젝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가 기존에 하고 있는 일도 많지만, 어쨌든 이 신규 검색 서비스가 먼저 론칭이 되어야 올해 하반기에 예정된 후속 프로젝트들도 잘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느 킥오프 회의에서 제가 팀원에게 공유한 이야기의 요약입니다. 제 발표에서 프로젝트의 대략적인 '목적'이 무엇인지를 캐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회의가 끝난 후 선임 PM은 제게 이런 피드백을 줬습니다. "앞뒤 맥락을 팀원과 공유하는 것은 정말 좋은 자세지만, 목적은 하나의 단어나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어야 해요."

 

선임의 피드백 이후, 저는 킥오프 회의에 참석했던 분들이 이 프로젝트의 목적을 동일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몇몇은 제 발표 내용을 '하반기의 후속 프로젝트를 위한 선행 프로젝트 소개'로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몇몇은 아예 '갑자기 최우선순위로 치고 들어온 신규 론칭 프로젝트와 이를 어떻게든 끌어가기 위한 PM의 변명' 정도로 기억했습니다.

 

PM이 공유하는 맥락은 팀원들이 프로젝트를 파악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제가 팀원들에게 전달하는 프로젝트의 목적은 '상반기 내에 신규 검색 서비스 론칭'이라는 짧은 단어여야 했습니다. 간단함의 기준이 필요하다면 '명사'를 기억하면 됩니다. 구체적인 업무를 나열하는 대신, 명사로 프로젝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 상반기 내에 신규 검색 서비스 론칭
  • 챗봇 기능을 구현해 홈 화면에 추가
  • 그로스 마케팅 전략 산출

명사로 '목적'을 표현했다면, 프로젝트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산출물의 퀄리티나 평가의 척도를 덧붙입니다. 구체적인 목표를 사전에 도출하긴 어려우니, 핵심 목표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데 집중합니다. 동사(술어)를 사용해 문장으로 풀어내면 좋습니다.

(X) 하반기에 성공적인 전시회 개최
(O) 하반기에 관련 업계 종사자 중 30% 이상이 참여할 만한 성공적인 전시회를 기획하고 개최한다

이렇게 문장으로 표현하면 구성원의 업무가 '기획하다', '개최하다'라는 동사로 명확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성공의 기준도 대략 전달됩니다.

 

이제 앞서 정의한 정체성 단어에 문장으로 표현된 목표를 합쳐 봅니다.

  • 상반기 내에 신규 검색 서비스 론칭: 기존의 페인 포인트였던 '너무 긴 유저 동선'을 보완해 검색 서비스를 론칭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
  • 챗봇 기능을 구현해 홈 화면에 추가: 챗봇 서비스를 개시하고 유저의 적극적인 사용을 유도한다.
  • 그로스 마케팅 전략 산출: 이번 캠페인에 필요한 최종 전략을 결정하고 그에 대한 전사의 동의를 끌어낸다.

팀원에게 공유할 부수적인 정보는 이후에 전달해도 충분합니다. 프로젝트의 정체성을 모두에게 이해시키면 모든 구성원은 같은 방향을 보며 달릴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업무 범위와 강도, 미래 산출물의 목표 퀄리티도 예상 가능합니다.

©Unsplash/Nick Fewings

2) 조직의 성과를 먼저 제시하기

구성원이 달릴 방향과 거리를 가늠했다면, 이제 '달릴 의지'를 불어넣을 차례입니다. PM 업무가 서툴렀을 때는 초반부터 개개인의 성장 의식을 고취하고자 마음 급하게 굴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직장인, 그중에도 실무자입니다. 내일 어떤 변수가 찾아올지 모르는 다이나믹한 업무 환경에 놓인 실무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