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에 날개를 달아준 본캐와 부캐의 협업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왜 마케터는 작가가 되기에 유리할까?'에 대한 대답
- 브런치 상위 1% 작가의 조회수를 터뜨리는 글쓰기 노하우
- 회사에서 인정받고, 셀프 브랜딩에도 도움 되는 부캐 만들기
저자 유수진
7년차 마케터, 구독자 상위 1% 브런치 작가 > 프로필 더 보기
저는 마케터와 작가, 두 가지 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직업이 두 개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두 가지 일이 얽히고설켜 떼려야 뗄 수 없는 강력한 하나의 무기가 되어버렸으니까요. 저는 약 4년간 회사에 다니면서 에세이를 썼고, 에세이를 쓰면서 회사에 다녔습니다. 그 전에는 회사원이라는 본캐* 하나만 가지고 있었죠. 부캐를 만들면서 저라는 사람의 성장에는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 게임 용어인 '본캐릭터'와 '부캐릭터'에서 온 말. 개인의 멀티 페르소나를 설명하는 말로 널리 쓰인다. (출처: 시사상식사전)
그 증거 중 하나는 브런치라는 글쓰기 플랫폼에서 보내준 성적표입니다. 지난 1월 말에 구독자 상위 1%, 라이킷 상위 0.5% 등의 결산 리포트를 담은 작가 카드를 받았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각종 글쓰기 모임과 강의 경력은 물론 회사에서 쌓은 다양한 프로젝트들까지, 텅텅 비어있던 제 포트폴리오는 마음만 먹으면 70페이지도 넘길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해졌습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이 본캐와 부캐를 전략적으로 병행해온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당신이 마케터라면, 이미 작가라는 부캐를 가질 최적의 준비가 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도 처음에는 출퇴근만으로 체력이 달리는 제가 부캐 활동을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4년 만에 5000명이 넘는 구독자를 모으고 180만 누적 뷰를 기록하게 될 거라고는 꿈도 못 꿨죠. 작가 활동은 원하는 시간만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본업에도 도움이 됩니다. 회사 안팎의 활동이 시너지를 내죠.
특히 회사에서 글을 쓸 일이 많은 저와 같은 마케터라면 직업적인 감각을 발휘해 사람들이 읽고 싶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독자 지향적인 섬세한 작가의 글쓰기 능력을 마케팅에 녹여내 회사와 내가 서로 윈윈하는 마케터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아티클은 회사에 다니면서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는 방법을, 그리고 작가 활동이 본업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다룹니다. 실제 사례를 보여드리면서 두 가지 일을 전략적으로 병행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왜 마케터는 작가가 되기에 유리할까?
(1) 마케터와 작가의 고민은 다르지 않다
마케터로서 제가 가장 많이 한 고민은 '어떻게 하면 우리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할까?'였습니다. 작가로서 글을 쓰면서 가장 많이 한 고민도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읽게 만들까?'였죠. 마케터의 고민과 작가의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서비스는 유저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존재할 이유가 없고, 글도 읽어줄 독자가 없으면 서랍 속 일기에 불과합니다. 우리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이 우리 서비스를 인지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내 글을 통해 누군가가 감동하고 자극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마케터이자 작가인 저의 역할입니다.
고민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답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마케팅, 글쓰기는 모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입니다. 마케터는 고객의 마음을 알기 위해 끈질긴 질문을 던지고, 작가 역시 독자의 마음을 알기 위해 끝없이 질문합니다. 이 두 가지 직업만큼 사람의 마음을 궁금해하는 직업이 또 있을까요? 사람을 궁금해하지 않고서는 결코 계속할 수 없는 일들입니다.
(2)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마케터는 다양한 데이터를 마주합니다. 저는 앱 기반의 회사에서 앱 푸시를 발송하는 업무를 맡았습니다. 마케터의 입장에서 푸시 메시지는 주어진 글자 수 안에서 얼마나 더 많은 클릭을 만들 것인가의 싸움입니다. 하지만 어떤 메시지를 써야 사람들이 더 클릭하고 싶어질지를 혼자서는 판단할 수 없죠. 사람 마음은 모두 다르니까요. 이럴 때는 A/B 테스트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유수진 님, ~ 정보를 확인하세요"라는 식으로 이름을 넣어 주목하게 만들지, 아니면 이름은 제외하되 "놓치면 아쉬운 ~ 정보를 확인하세요" 등의 후킹 메시지를 넣을지를 테스트를 통해 결정합니다. 테스트 대상자를 반으로 나눠서 서로 다른 메시지로 발송해보는 것이죠. 결과를 확인해 더 반응률이 높은 메시지로 나머지 전체 대상에게 발송한다면 더 효과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작가는 어떨까요? 작가에게도 데이터가 필요할까요? 제가 지금까지 발행한 브런치 글의 랭킹을 보겠습니다. 글의 조회 수는 브런치 팀이 얼마의 기간 동안 어느 곳에 노출해주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브런치 팀이 제 글을 메인에 노출해줬다는 것은 글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뜻이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만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조회 수 등을 통해 콘텐츠의 가치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브런치의 랭킹 데이터를 잘 분석하고 활용하면 매력적인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조회 수(클릭 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제목입니다. 광고로 치면 메인 카피가 되겠죠. 제목으로 독자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못하면 읽힐 기회조차 얻지 못하기 때문에 제목을 지을 때 굉장히 심혈을 기울이는 편입니다. '~하는 방법'이나 '~하면 일어나는 일'처럼 딱 떨어지는 제목을 만들 것인지, 아니면 '~해야지'처럼 구어체로 만들 것인지 고민합니다. 그리고 예상보다 조회 수가 낮게 나오면 제목의 매력이 덜하거나 뻔하지 않았는지 의심해봅니다.
좋은 제목을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저는 서점에서 최근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책들의 제목과 목차를 살펴보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요즘에는 <관종의 조건>처럼 제목에 신조어를 그대로 넣거나 <어느 날 대표님이 우리도 브랜딩 좀 해보자고 말했다>처럼 문장형으로 짓는 등 새로운 시도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서점에 가면 눈을 크게 뜨고 색다르고 특이한 제목이 없는지부터 살펴봅니다. 인터넷 서점에서도 제목과 목차를 살피는 데 어려움이 없죠.
혹은 브런치 메인 페이지에 노출되고 있는 글의 제목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현재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 글의 제목은 어떤 경향을 띄는지 몇 번의 터치만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제목만 잘 쓴다고 해서 널리 읽히는 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세한 노하우는, 좋은 실적을 기록한 저의 콘텐츠 가운데 〈10년 동안 책 670권을 읽으면 일어나는 일〉과 〈결혼식에 갔다가 또 울어버렸다〉, 그리고 〈출근길에 그 남자가 주고 간 것〉을 예시로 잠시 뒤에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은 제가 쓴 글을 모아 만든 '브런치북'의 인사이트 리포트입니다. 브런치 팀은 발행한 글을 묶어둔 '브런치북'에 어느 정도 의미 있는 데이터가 쌓이면 인사이트 리포트를 제공해 줍니다. 여기에는 완독률, 주요 독자층, 그리고 다른 브런치북에 비해 내 글이 얼마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지 등의 데이터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