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드리븐으로 브랜드 메시지 뽑아내기

고객을 사로잡는 메시지, 데이터 속에 있다

'브랜드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으면서, 고객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브랜드 메시지를 만들 수 없을까?' 브랜드의 가치를 널리 알려야 하는 브랜드 마케터부터, 성과를 내는 광고 소재를 만들어야 하는 퍼포먼스 마케터, 짧은 문구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CRM 마케터까지 모든 마케터가 고민하는 부분일 거예요.

효과적인 브랜드 메시지를 만들기 위해, 마케터는 오늘도 종이 위에 숱한 단어를 늘어놓으며 고민합니다. 저 역시 같은 과정을 거치며 수많은 메시지를 썼습니다. 이 아티클에서는 개인 취향을 따르거나 반성 없이 유행에 편승하는 메시지가 아닌, 브랜드가 전하고 싶은 본질을 담으면서 타깃 고객의 마음을 관통하는 브랜드 메시지를 작성하는 방법을 나눠 보려고 합니다.

브랜드 메시지가 필요한 이유

마케팅을 하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성과를 만들기 위해. 우리 브랜드를 알리고, 써 보게 하고, 충성 고객으로 이끌어 지속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마케팅을 하는 거죠. 지속 가능한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브랜드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의 균형과 시너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브랜드 마케터는 브랜드 자체 콘텐츠를 만들거나 미디어 채널을 확장하는 일, 우리 브랜드와 결이 잘 맞는 브랜드 또는 인플루언서와 콜라보레이션하거나 TV CF를 만드는 일 등을 합니다. 브랜드에 맞는 타깃과 유기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핵심 업무입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크리에이티브를 생산하게 되는데 이때 퍼포먼스 마케팅의 서포트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기획, 크리에이티브라도 빛을 보기 어려워요. 더불어 브랜드 마케팅만으로는 순발력 있게 성과를 높이거나 방어하기 어렵고, 브랜드 마케팅은 장기적인 액션이기 때문에 예산과 리소스가 많이 들어간다는 특징이 있어요.

퍼포먼스 마케팅만 했을 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아요. 퍼포먼스 마케터는 반복적인 테스트를 통해 빠르게 성과를 도출합니다. 매체·소재·타깃 테스트를 거치며 우리가 원하는 목표에 맞춰 최적화해 나가는 게 핵심입니다. 무수한 브랜드가 탄생하고 공격적인 캠페인을 벌이는 브랜드가 늘어나면서 한정된 광고 인벤토리 안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 광고비가 높아지는 추세예요.

게다가 작년 iOS 업데이트와 함께 ATT(앱 추적 투명성) 정책이 도입되어 긴밀한 타깃팅이 어려워지면서 광고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죠. 그래서 퍼포먼스 마케팅만으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과 관계를 맺기가 어렵습니다.

* 관련 기사: "[실패하지 않는 마케팅] 트래킹과 타게팅의 종말, 이후 디지털 마케팅은? #01", (모비인사이드, 2021. 09. 28.) / "쿠키를 대체할 '맥락 타기팅' AI 시스템으로 마케팅 지형 바꿔라" (DBR, 2021. 10)

저는 이러한 브랜드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의 균형을 만들어주고 시너지를 일으키는 요소가 바로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브랜드(또는 제품, 서비스)와 고객을 이어줄 수 있는 튼튼한 연결고리가 콘텐츠인 거죠.

콘텐츠는 브랜드 마케팅 영역에서 우리 타깃 고객에게 브랜드의 가치를 전달해주는 스토리텔링을 담은 매개체가 될 것이고, 퍼포먼스 마케팅 영역에서는 단기간에 마음을 사로 잡아 성과를 이끌어줄 광고 소재가 될 거예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콘텐츠를 잘 만들 수 있을까요? 어떤 콘텐츠를 좋은 콘텐츠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좋은 콘텐츠의 조건

저는 브랜드를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브랜드에는 누군가 떠올린 생각, 영감, 가치관, 신념이 담겨 있으므로, '브랜드=사람'이라고 바라보며 답을 찾기 시작하면 막혀 있던 문제가 쉽게 풀리더라고요.

'좋은 콘텐츠란 무엇일까'라는 물음에도 한번 적용해볼까요? 브랜드는 고객에게 말을 걸기 위해 콘텐츠를 만드니까,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브랜드는 곧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사람과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요? 각자가 생각하는 기준이 다 다를 수 있으니 질문을 한번 바꿔 볼게요. 우리는 어떤 사람과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없을까요?

좋은 대화의 유형은 많지만 불편한 대화의 유형은 보통 비슷한 것 같아요. 같은 말만 하는 사람,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 혼자만 재미있는 말을 지루하게 늘어놓는 사람. 이런 사람과 대화를 할 때 우리는 불편을 느끼잖아요. 그럼 브랜드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 브랜드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만 전달하는 콘텐츠를 사람들은 부담스러워하거나 지루하게 여길 거예요.

그래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 때는 두 가지가 꼭 필요해요. 우리 브랜드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분명히 보여줄 1)브랜드 메시지와 우리 타깃 고객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알려줄 2)데이터 분석이 바로 그것입니다. 물론 브랜드 메시지를 잡을 때도 타깃 고객의 니즈를 담아야 하고요. 지금부터 데이터 분석을 통해 브랜드 메시지를 도출하는 과정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브랜드 메시지를 도출할 때는 크게 3가지 단계를 거칠 수 있어요.

1단계는 브랜드 포지션 확인하기. 2단계는 우리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 정하기. 그리고 3단계는 목표 달성을 위해 이야기할 메시지 잡기입니다. 각 단계별로 2~3가지의 질문을 드릴 거예요. 총 8가지의 질문에 직접 답해보면서 우리 브랜드의 메시지를 다듬어봐도 재밌을 거예요. 그럼 시작해 볼게요!

1. 브랜드 포지션 확인하기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 있죠. 저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게 '나를 아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적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지만 나, 그러니까 우리 브랜드의 본질은 쉽게 바뀌지 않으니까요. 이 단계에서는 먼저 우리 브랜드가 현재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파악해볼 거예요.

첫 번째 질문. 시장에서 우리 브랜드는 어떤 위치에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