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상품에는 애칭이 있다!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
- 상품에 굳이(?) 애칭까지 달아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께, 애칭 사용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 8가지를 알려드려요.
- 상품의 얼굴이 될, 상품명은 잊어버려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애칭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 상품이 아닌 '나'에게도 애칭은 필요합니다. 나를 알릴 수 있는, '셀프 브랜딩' 애칭 전략을 보여드려요.
*지금 보고 계신 콘텐츠는 2021년 10월에 발간된 <보는 순간 사게 되는 1초 문구>의 본문 내용을 발췌해 구성했습니다.
작명 시대는 가라, 애칭 시대가 왔다.
흔히들 작명(作名)에 상품의 명줄이 달렸다고 하죠. 여전히 소비자는 상품의 기술적 속성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면, 즉 이름에 먼저 반응합니다. 트렌드는 이제 '네이밍 시대'에서 '애칭 시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3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 좋은 이름이 바닥났습니다.
이제는 어떤 좋은 이름을 지어도 이미 그 이름을 쓰고 있는 제품이 존재합니다.
둘째, 기업이 출시하는 상품의 이름은 일정한 원칙과 법의 제약을 받습니다.
금융 상품의 경우 '무조건 10배 불려주는 펀드', '10배 보장되는 보험' 같은 이름을 지을 수 없습니다. 건강식품 제품명을 '고혈압을 낮춰주는', '100일 안에 암세포를 죽이는', '시력을 2.0으로 올려주는'으로 짓는다면, 아마 시장은 일대 혼란에 빠질 것이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될 것입니다. 상품명 작명에 제약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셋째, 네이밍은 보통 마케팅 부서에서 짓는데, 그 이름으로 판매를 하는 것은 영업 부서입니다.
강의를 하다 보면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상품 이름이 지어졌는데, 제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같은 영업 부서의 볼멘소리를 자주 듣곤 합니다. 이럴 때 묘책이 있습니다. 이미 정해진 상품 이름에 애칭 또는 별칭을 지어주는 것입니다.
전사가 결정한 상품 이름을 내 맘대로 바꿀 수는 없지만, 애칭은 현장 상황에 맞게 원 없이 만들 수 있습니다.
애칭의 역사
애칭의 역사는 사실 오래됐습니다. 과거 로마인들은 꿀을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이라 불렀습니다. 꿀에는 단백질, 비타민 A·B, 철분, 칼슘, 칼륨, 레티놀, 베타카로틴 등 몸에 좋은 성분이 많아 항염제와 피로 해소제로 사용되어 왔으니 그리 불릴만했던 것이죠.
어깨에 있는 결핵 주사 흉터를 무엇으로 부르시나요? 대부분 '불주사'라고 부르실 것입니다. 추억의 무선호출기는 어떤가요. '무선호출기'라는 본래의 명칭보단 애칭인 '삐삐'가 더 익숙하실 것입니다. 마케팅 전략으로써의 애칭이 다소 막연하게 느껴지셨나요? 그러나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애칭을 사용해 왔고, 또 즐겨왔습니다.
상품의 생사를 가르는 애칭
귤을 먹을 때 습관적으로 벗겨내는 흰색 실의 이름을 아시나요? 바로 '알베도'입니다. 그러나 이 명칭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어쩌면 슬픈 이름이죠. 물성은 존재하지만 인식은 죽었기 때문입니다. 상품도 그 이름을 불러주지 않으면 죽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정식 명칭이 사라진 그 자리를 애칭이 대신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장된 가상화폐도 이름만 바꾸는 리브랜딩을 해서 급등되는 일이 많습니다. MCI 코인은 2021년 6월 2일 싸이클럽으로 이름을 바꾸어 1시간 만에 가격이 30% 상승했고, 이후 2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지난 1년 사이 10여 개가 넘는 코인이 이름을 바꾸는 리브랜딩을 단행하여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실제 코인 투자자 중에는, 해당 코인을 산 이유에 대해 ''엘프', '보라'와 같이 단지 이름이 예뻐서 구매했다'고 응답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처럼 애칭은 대상의 생사를 가를 수 있습니다.
대중은 애칭을 사랑한다
대중은 그것이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원래 이름을 대신할 애칭을 금세 지어냅니다. 기상청의 예보가 조금만 어긋나도 '구라청', '오보청', '중계청'이라는 별칭을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