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 없음> 독후감 - Product Designer 차지원

이 책의 초반부에서 든 생각은 '이거… 완전 퍼블리잖아?' 였다. 내가 배우고 봤던 퍼블리의 모습과 흡사한 부분이 많았다. 인재밀도, 자유(통제의 부재) 부분이 그랬다. 후반부까지 책을 읽어가면서는 책에서 말하는 것들이 퍼블리에서도 실행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아직 실행되고 있지 않다면 실제로 적용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들도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거 완전 퍼블리잖아? 생각이 들었던 것

재능이 뛰어난 베스트 플레이어들이 생각하는 좋은 직장의 조건은 호화스러운 사무실이나 멋진 체육관, 혹은 공짜 스시 같은 게 아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재능있고 협동심이 강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즐거움이다.

모든 직원이 뛰어나면 서로에게 배우고 서로가 의욕을 불어넣어 성과는 수직으로 상승한다.

아르바이트든 직장이든 '일'을 했던 경험을 돌이켜보면 가장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은 일을 못하는 동료였다. 여느 회사가 그렇듯 주요결정권자가 아닌 이상 나를 힘들게 하는 동료와 작별하기는 쉽지 않다. 견디기 힘들다면 내가 떠나는 게 유일한 답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퍼블리가 해주는 최고의 복지는 인재밀도 유지가 아닐까 싶다. 축구 팀에 야구 선수가 들어오면 안되듯 퍼블리에 잘 맞는 베스트 플레이어들을 엄선하는 것은 퍼블리의 성장과 팀원들을 위해 꼭 필요하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베스트 플레이어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늘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을 지는 것이니 언제 일하고 언제 쉴지는 각자 알아서 정하게 하자는 아이디어였다.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그러한 자유는 직원들이 자신의 휴가를 잘 활용하리라는 걸 회사가 믿고 있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그들 스스로 더욱 책임감있게 행동하게끔 부추겼다.

위 문단을 읽고는 퍼블리가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가 떠올랐다. 휴가 규정이 없는 것이나 출퇴근 시간이 자율적인 점은 직원을 믿고 온전한 인격체로 대한다는 느낌이 들어 더 최선을 다하게 된다.

 

예전 회사에서는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기능을 한다기 보다 체스 말로 사용된다는 느낌이 들었었다. 회사 사업의 맥락을 이해하고 비전을 실현시키고 싶었던 직원들에게는 다소 답답한 상황이 반복됐었다. 회사에서 직원들을 믿어줬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주었었지만 달라지진 않았었다. 그런 곳에서 첫 사회생활을 하고 퍼블리에 들어오니 참 좋다…!(진심)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일반 직원들도 수뇌부만큼이나 회사가 돌아가는 형편을 잘 알아야 한다.

많은 자료를 읽어봤던 지난 온보딩 과정이 떠오르는 문장이었다. 회사의 목표와 진행되는 사업의 맥락을 파악하는 과정이 필수 온보딩 읽기자료에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어떤 위치에서도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 같았다. 또한 나도 내가 기여하거나 의견을 줄 수 있는 영역이 없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적용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것

누군가를 해고하면 모두가 그 이유를 알고 싶어 한다. 무슨 일에든 이유가 있게 마련이니까. 그럴 때 그 이유를 쉽고 솔직하게 설명한다면, 수군거림도 멈추고 신뢰는 두터워진다.

이 책의 이 부분을 읽고 farewell의 후처리 과정이 개선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퍼블리에 다닌 한달동안 1:1 미팅에서 farewell에 대해 자주 이야기 했었다. 아무래도 초반의 불안감도 있고, 실제로 나와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사람들이 farewell한 적도 있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궁금한 마음과 불안한 마음을 매니저에게 알리는 것이 약간은 우려됐지만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이 들어 늘 먼저 물어봤었다.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항상 이해가 됐고 만족스러운 대답이었다. 하지만 매니저가 먼저 말해주지는 않았었다.

 

farewell한 직원의 반응은 회사측에서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다. 하지만 내부 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충분히 컨트롤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유를 알 수 없는 farewell에 대해서는 내부 직원들이 안좋은 영향을 받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왜 farewell을 했나 들어보면 이해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farewell한 직원의 사생활과 평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관련직원들에게는 직원들이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이유를 설명해주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을 밝힌 360도 서면평가: 우리는 사람들이 그저 등을 두드려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피드백을 남길 수 있도록 세 가지 코멘트를 사용했다. '시작하세요.' '중단하세요.' '계속하세요'

'시작하세요' '중단하세요' '계속하세요' 라는 코멘트로 팀 내에서 정기적인 평가를 해야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몰랐던 나의 단점을 발견하고 고쳐나가는 과정이 퍼블리에서 실현된다면 너무 기쁠 것 같다.

 

1:1에서 나의 매니저들이 항상 피드백을 주지만, 협업을 하는 팀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협업하는 팀원들이 나의 업무 스타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스스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원들끼리도 정기적으로 피드백을 공유할 장치가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나에게 적용할 것들

당신은 직원들의 이 같은 두려움의 문화를 완화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하고 있는가?

급류타기를 할 때는 탈출이 어려운 홀을 보지 말고 그 옆의 속이 보이는 평탄한 물길을 보라고 한다.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피해야겠다는 생각에 위험한 곳을 계속 바라보면 자기도 모르게 그쪽으로 노를 젓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로 말한다. 배우고 협력하고 성취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이다. 운동선수가 부상을 너무 걱정하다 보면 몸을 날렵하고 자신 있게 움직일 수 없다. 그렇게 하다가는 피하려고 애를 쓰는 바로 그곳으로 빠지고 만다.

퍼블리에 있는 한달 동안, (뭔가 잘못을 할 만큼 많은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굳이 잘못한 것을 뽑아보자면, 너무 겁을 먹었던 것이다. 처음 한 주 동안 머릿속에 이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난 이 회사가 맘에 드는데, 이 회사는 나를 맘에 안들어하면 어쩌지?' 1:1 대화와 온보딩 필독서들을 통해 결국 이 생각에서 벗어났었다.

 

위 문단은 나의 그 과정을 축약해서 말해주는 것 같다. 급류타기를 할 때 평탄한 곳을 바라보려 노력해야 하는 것 처럼 나도 생각의 전환을 통해 마인드컨트롤을 했었다. 앞으로도 '퍼블리에 필요한 베스트플레이어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라는 생각으로 시선을 돌리며 발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