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는 일만큼 무서운 게 없다

💡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

  • 잘 모르는 일을 받았을 때 패닉에 빠지지 않는 마음가짐
  • 상사가 던진 일을 시작하기 전 해야 할 질문과 생각들
  • 스냅샷과 스토리라인을 활용해 업무 진행하기

저자 스테르담

직장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직장내공>, <견디는 힘> 포함 7권의 책의 저자 > 프로필 더 보기

이 글은 이제 막 직장 생활을 시작한 주니어분들이 자신이 '잘 모르는 업무'를 시작하는 것을 돕기 위한 글입니다.

 

사실 '잘 모르는 업무'는 주니어와 시니어를 가리지 않습니다. 이미 경험하셨겠지만, 직장에서는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많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업무도 마찬가지입니다. 업무의 대부분은 전공과 연관되지 않은 것들이고, 전공을 살려 취업했더라도 실무는 생각했던 것과 크게 다릅니다. 저 또한 20여 년간의 직장 생활을 해오고 있지만 익숙한 일보다는 새로운 업무를 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낯설고 잘 모르는 일만큼 직장인을 초라하게 만드는 것도 없습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죠.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방법을 모르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하지?', '내 실력이 들통나면 어쩌지?', '열심히 했는데 욕을 먹으면 어쩌지?', '결과가 좋지 못해 찍히면 어떡하지?' 등의 부정적인 생각과 불안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합니다.

 

이쯤 되면, 직장 생활의 고단함은 '잘 모르는 일'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잘 모르는 일을 받아 들었을 때의 마음가짐

보통 상사는 여러분께 일을 줄 때 일을 '던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은 그 일을 '받아 들었다'라고 표현하는 게 더 자연스럽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상사들도 그 일을 잘 알고 던지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상사는 일의 큰 방향과 목표를 잡아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세세한 내용들을 모두 다 알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억울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나중에 상사가 되어도 똑같은 역할을 하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지금 여러분은 상사가 아니니 잠시 떠올랐던 '상상(상사)의 나래'는 접어두고, 현실로 돌아오도록 하죠.

 

잘 모르는 일을 받아 들었을 때는 우선 '마음가짐'부터 새롭게 해야 합니다. 즉, 정신을 부여잡아야 한다는 것이죠. 패닉에 빠지지 않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온전히 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저의 20여 년간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마인드 컨트롤하는 법'을 먼저 알려 드리겠습니다.

 

1. 완벽주의에서 벗어나기(feat. 욕구불만의 회피)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미루는 사람들의 함정이다.

-리타 엠멋-

다들 이런 경험 있지 않으세요?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책상 앞에 앉았는데 해야 할 공부는 안 하고 딴짓을 한 경험. 그럼 공부 대신 뭘 하는 걸까요? 한 번 그림을 그려볼게요.

 

물티슈를 꺼냅니다. 평소엔 보이지 않던 책상의 때가 보입니다. 그것을 열심히 문지릅니다. 또는 서랍을 열어봅니다. 오늘따라 왜 이리 지저분할까요? 새로운 시작의 기분을 내기 위해 버릴 건 버리고 서랍 정리를 시작합니다. 그 결과는? 결국 하나도 버리지 못하고 서랍 안의 모든 것들을 도로 주워 담습니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점점 흐르고 시험공부는 벼락치기로 귀결됩니다.

 

우리는 왜 중요한 일을 앞두고 딴짓을 하려는 걸까요? 심리학에선 이러한 현상을 '욕구불만의 회피'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현상은 '완벽주의'와 관계가 있습니다. 시험공부를 완벽하게 하지 못할 것이라는 마음속 욕구불만이 시험공부의 상황을 회피하고 책상 정리와 같이 좀 더 쉬운 일을 함으로써 당장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겁니다. 아무래도 시험공부보다는 책상이나 서랍 청소하는 게 더 쉽겠죠?

 

잘 모르는 일을 받아 들었을 때, 욕구불만은 최고조에 다다릅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하는 걱정은 완벽하게 일을 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에 기름을 붓습니다.

 

잘 모르는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우선 욕구불만의 회피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욕구불만은 회피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들일 때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가 보입니다. 완벽하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에 시작도 하지 못하는 마음, 누구나 그렇습니다. 지금부터는 살바도르 달리가 우리에게 주는 일침을 기억하며 마음을 다잡아 보길 바랍니다.

완벽을 두려워하지 마라, 어차피 완벽할 수 없을 테니까!

(Have no fear of perfection, you'll never reach it!)

- 살바도르 달리

2.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하면 되지 뭐'라는 다짐

저는 어려운 일을 받아 들었을 때, '나는 할 수 있다'라고 속으로 외쳤습니다. 직장에선 그 외침이 상당히 많이 필요합니다. 할 수 있고 없고는 둘째 치고,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밀려오는 업무들 앞에서 나 자신은 초라해지기 시작하니까요.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 외침이 저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 수 없을 것 같은데도 할 수 있다고 되뇌는 저를 보면서 참 가식적이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그렇다면 쏟아지는 일 앞에서 나는 스스로에게 뭐라고 해야 할까요? 저는 생각을 바꿔 보기로 했습니다. 나의 페르소나는 직장인이고, 직장인이라면 주어지는 일을 어떻게든 해내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떠올린 말은 바로 '하면 되지 뭐'였습니다. 이 말이 무언가를 시작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읊조리고 있다는 죄책감도 사라졌습니다.

 

'하면 되지 뭐'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 뜻이 담겨 있습니다.

  • 첫째, 직장인으로서의 페르소나를 받아들이겠다는 다짐입니다. 직장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곳입니다. 주어지는 일에 대해서 할 수 있고 없고를 정하는 건 내가 아닙니다. 괜한 주저함은 버리고 조금이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낫습니다.
  • 둘째, '하면 되지 뭐'라는 말에는 '안되면 말고'의 다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해는 안 하셨으면 합니다. 이것은 '대충해보고 안되면 말고'가 아닙니다. 최선에 대한 결과를 온전히 받아들이겠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체념'입니다. 시작하기도 전에 좌절하지 말고, 뭐라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본 뒤에 그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안 될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은 잠시 뒤로하고, 시작할 용기를 주는 '하면 되지 뭐'를 떠올리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이 말을 매일매일 스스로 읊조리며 업무를 시작합니다.

잘 모르는 일의 시작에 접근하는 방법

자, 이제 마음을 다잡았다면 잘 모르는 일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 운동을 할 차례입니다. 준비 운동의 중요성은 이미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준비 운동이 있어야 본 게임을 잘할 수 있습니다. 준비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운동 중에 부상을 입을 가능성 또한 높아집니다.

 

잘 모르는 일이라면 준비운동이 더더욱 필요합니다. 지금부터 설명드리는 방법은 잘 모르는 일의 시작을 위한 '어프로치(approach) 단계'라고 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