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쩌다 이메일에 갇히게 되었을까

💡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

  • 끝없이 몰아치는 메신저, 이메일 때문에 정작 중요한 일에 몰입하지 못하는 분들은 주목! 우리 뇌가 주의 전환에 취약한 생물학적 이유
  • 개인 업무 집중도를 높여주는 방법 2가지: 쏟아지는 업무를 개인 태스크보드로 명쾌하게 정리하고, 캘린더 하나만으로 반복되는 업무를 효율화하는 법
  • 협업 업무 집중도를 높여주는 방법 2가지: 동료 그리고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규칙을 세우는 법

※ 본 콘텐츠는 2021년 6월에 발간된 <하이브 마인드>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해 구성했습니다.
 

션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자신의 회사에서 의사소통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말해주었다. "모든 걸 이메일로 처리했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메시지를 주고받기 시작해서 밤까지 이어졌다. 한 직원은 션에게 너무 밤늦게 이메일을 보내지 말아달라고 했다. 자고 있는 동안 상사가 보낸 메시지가 쌓이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했다.

 

"온통 슬랙 이야기라서 우리도 시도해보기로 했어요." 그 결과 의사소통이 오가는 속도가 빨라졌다. 특히 까다로운 고객사가 회사 채널에 접근할 수 있게 된 후로 그들은 내킬 때마다 들어와서 질문을 해댔다.

 

션은 매일 끊임없이 방해를 받아야 했다. '메시지'에서 '일'로, 다시 '메시지'로 주의를 전환할 때마다 명료하게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느꼈다. 그는 휴대폰 알림음을 혐오하게 되었다.

 

션은 의사소통에 쏟는 정신적 에너지 소비가 회사의 효율성을 떨어트릴까 봐 걱정스러웠다. 두 명의 프로젝트 슈퍼바이저가 갑자기 그만뒀을 때 정말 최저점에 이르렀다. '그들은 탈진해버린' 것이었다.

 

디지털 교류가 우리의 생산성을 떨어트린다는 가설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나는 2019년, 이메일(그리고 슬랙 같은 디지털 도구)이 업무에서 어떤 역할을 차지하는지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에 응한 1500여 명 중 다수가 션과 같은 불만을 토로했다. 그런데 불만의 대상은 놀랍게도 의사소통 도구가 아니라,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하이브 마인드 활동과잉(hyperactive hivemind)*이었다. 의사소통 도구 자체는 효율적인 소통 수단임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 비체계적이고 무계획적인 메시지와 지속적인 대화를 중심축으로 하는 업무 흐름

 

그중 한 부류의 불만은 끝없이 오가는 메시지로 인한 비효율성에 초점을 맞췄다. "당사자를 찾지 않고도 질문을 하거나 업무를 맡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축복이지만, 우리가 항상 이메일을 확인하고 신속하게 답신을 보낼 것이라는 암묵적 기대가 있다는 측면에서는 저주예요."

 

또 다른 부류는 갑자기 처리해야 하는 정보의 양이 늘어나는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이제 사람들은 이메일에 답하는 걸 진짜 일과 혼동해요" "이메일을 작성하고 모두에게 참조를 거는 게 '나는 이만큼 일하고 있어요'라고 알리는 퍼포먼스처럼 되었어요. 정말 짜증나요."

 

이메일은 어떤 부분에서는 훨씬 효율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메일이 불러온 하이브 마인드 활동과잉은 전반적인 생산성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재난이었다.

뇌는 한 번에 한 가지에 집중한다

신경과학 분야에서 밝혀낸 사실에 따르면, 우리를 영장류 조상과 구분 짓는 요소 중 하나는 교통경찰처럼 우리의 주의를 통제하는 전전두엽 피질이다. 즉, 전전두엽 피질은 현재 집중하는 대상과 연관된 뇌의 신경망에서 나오는 신호를 증폭하는 한편, 다른 모든 곳에서 나오는 신호를 억제한다.

 

정신없이 일하는 지식노동자의 관점에서 보면 이 과정의 심각한 결점은 전전두엽 피질이 한 번에 하나의 대상에만 주의를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신경망 전환은 동시에 진행되지 않으며, 빠르게 하려고 시도하면 문제가 생긴다.

 

주의를 돌리는 일이 생각의 처리 속도를 늦춘다는 사실은 1927년 아서 저실드의 논문에 최초로 기록되었다. 그는 여기서 피실험자들에게 두 가지 과제를 부여하고 각각의 과제를 따로 수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두 과제 사이를 오가며 수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예를 들어, 저실드는 피실험자들에게 두 자릿수 숫자들을 제시했다. 과제 중 하나는 각 숫자에 6을 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3을 빼는 것이었다. 이때 모든 숫자에 6을 더하는 하나의 과제만 요청하면 피실험자들은 더하기와 빼기를 번갈아 할 때보다 훨씬 빠르게 끝마쳤다. 또한 17을 더하고 13을 빼는 식으로 과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면 수행 시간의 차이가 더 커진다. 이는 복잡한 과제일수록 전환도 복잡해진다는 것을 말해준다.

 

저실드의 연구가 진행된 이후 수십 년 동안 유사한 수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졌지만 본질적으로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왜 우리는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기가 그토록 어려울까? 그것은 바로 신경망 전환이 머리가 돌아가는 속도를 늦추기 때문이다. 그래서 활성화와 억제가 상충하고 뒤엉켜서 성과를 저해한다.

개인 업무 집중도 높이기 ①: 태스크 보드 3단 정리

저자인 짐 벤슨은 종종 태스크 보드를 활용한다. 3개의 열을 활용할 것을 권하는데, 첫 번째 열에는 '선택지' 라벨이 붙는다. 이 열은 모든 할 일을 깔끔하게 포스트잇 노트로 정렬하는 곳이다. 이때 과제 하나에 하나의 노트가 할당된다. "그러면 끔찍한 일의 덩어리가 인지적으로 유쾌한 직사각형으로 바뀐다."